Pop Smoke의 매력이 드러난 일곱 트랙은?
장르 인사이드 #힙합
지난 2월 19일, 힙합 신에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한창 세간의 관심을 받던 라이징 스타 Pop Smoke가 괴한의 총상을 입어 끝내 숨을 거두게 된 것이다. 세상을 떠난 Pop Smoke는 시카고로부터 비롯된 영국의 UK Drill을 자신의 출신지인 브루클린에 전파하며, 힙합 신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던 래퍼였다.
특히 지난 2월 발표한 두 번째 믹스테입 [Meet The Woo 2]는 확고한 Pop Smoke의 음악 세계를 확인할 수 있던 건 물론이며, 수많은 래퍼들이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며 그의 커리어에 전환점을 마련해준 작품이었다. 많은 음악 관계자들이 Pop Smoke의 소식을 안타까워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생전에 남긴 트랙들을 통해서 그가 어떤 매력을 지닌 음악가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글 | 힙합엘이
Welcome To The Party
국내 음악 팬들에게는 아직 Pop Smoke의 이름이 낯설 거다. 그도 그럴 게 그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2018년 브루클린의 래퍼 Jay Gwaupo의 레코딩 세션에 참여한 뒤 자신의 음악을 만들게 된다. 이후 'MPR', 'Flexin'' 등의 싱글을 발표했고, 2019년 'Welcome To The Party'를 통해 A$AP Ferg의 샤라웃을 받으며 브루클린 힙합 신의 초특급 유망주로 자리 잡게 된다.
영국의 808Melo가 프로듀싱한 트랙은 Pop Smoke의 여유로운 랩 플로우, UK Drill 특유의 저음역 베이스, 그리고 프로덕션과 딱 달라붙는 그의 목소리와 추임새가 조화를 이뤄 강한 중독성을 안긴다. 'Welcome To The Party'는 유튜브에서 많은 인기를 얻어 음악가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Skepta와 Nicki Minaj를 비롯한 래퍼들이 리믹스 트랙을 선보이기도 했다.
♬ Pop Smoke – Welcome To The Party
♬ Pop Smoke - Welcome To The Party (Remix) (Feat. Skepta)
♬ Pop Smoke - Welcome To The Party (Remix) (Feat. Nicki Minaj)
Dior
Pop Smoke가 맨 처음 인기를 얻을 때만 하더라도 유투브의 알고리즘 덕분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내 그는 'Dior'를 발표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한다. 와블 베이스를 특징으로 하는 'Dior'에서 Pop Smoke는 유명 브랜드 네임을 읊으며 힙합 특유의 자기 과시형 가사를 구사한다.
또한, 낮은 음역대의 보이스 톤과 으르렁거리는 시그니처 사운드를 선보인다. 이처럼 그는 목소리 톤만으로도 청각적 쾌감을 줄 수 있을 만큼 확연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여기에 브루클린에서는 다소 신선한 UK Drill을 구사하였기에 유튜브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 'Dior'는 두 번째 믹스테입의 보너스 트랙으로도 수록되었으며, Trap 사운드의 현재를 대표하는 래퍼 Gunna가 리믹스에 참여했다.
♬ Pop Smoke – Dior (Remix) (Feat. Gunna)
GATTI
랩을 시작한 지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반짝스타로 떠오른 Pop Smoke. 음악가들은 새로운 브루클린 힙합 신의 유망주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진 않았다. 그리하여 French Montana를 비롯한 많은 래퍼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된다.
이 중에서도 특히 Travis Scott은 레이블 Cactus Jack Records의 컴필레이션 앨범 [JACKBOYS]에 Pop Smoke를 끌어들여 'GATTI'를 수록했다. 곡은 영혼의 파트너라 할 수 있는 808Melo가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YOU CAN'T SAY POP AND FORGET THE SMOKE"라는 Pop Smoke의 가사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비록 'GATTI'는 Travis Scott의 벌스 외에는 Pop Smoke의 솔로 곡과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는 게 함정이지만, Travis Scott의 참여 덕분에 빌보드 싱글 차트 69위에 들며 Pop Smoke에게 가장 좋은 성적을 안겨준 곡이 되었다.
♬ JACKBOYS, Pop Smoke, Travis Scott - GATTI
♬ Pop Smoke - Like Me (Feat. PnB Rock)
♬ Pop Smoke - 100k On A Coupe (Feat. Calboy)
Slide Remix
생전 Pop Smoke는 일관된 음악 스타일을 우직하게 밀고 나갔다. 그 때문에 모든 곡이 비스름하다는 음악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이런 비난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마성이 가득했다. 그래도 나름대로 피드백을 의식하고 있었던 건지, Pop Smoke는 H.E.R.의 'Slide" 리믹스 트랙에서 숨겨둔(?) 매력을 드러낸다.
원곡의 경우에는 프로듀서 Cardo의 Trap 사운드와 함께 H.E.R.의 풍부한 보컬을 만끽할 수 있지만, 리믹스의 경우에는 H.E.R.보다는 다른 참여진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리믹스 트랙에서 Pop Smoke는 이펙터를 먹인 목소리로 한층 다채로운 플로우를 구사하며, 비트가 변화하는 구간에 맞춰 랩의 완급조절을 훌륭히 해낸다. 이처럼 Pop Smoke는 UK Drill 외의 비트에도 찰떡같은 랩을 선보일 수 있던 래퍼였다.
♬ H.E.R. – Slide (feat. Pop Smoke, A Boogie Wit da Hoodie & Chris Brown) (Remix)
♬ Trap Manny - 50k (feat. Pop Smoke)
War
Pop Smoke는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을 하는 래퍼다. 이 때문에 뉴욕 신의 래퍼들과도 자주 교류를 맺고 있다. 이전에는 브루클린 Drill 신의 래퍼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면, 이번 [Meet The Woo 2] 믹스테입에서는 싱잉 랩을 선보이며 메인스트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들과 함께했다.
대표적으로는 A Boogie Wit da Hoodie와 Lil Tjay가 있다. 특히 'War'는 Lil Tjay의 변화무쌍한 플로우의 싱잉 랩과 뒤를 받쳐주는 Pop Smoke의 목소리가 서로의 균형을 잡아주는 트랙이기도 하다. 곡에서 Pop Smoke는 Papoose와 Remy Ma를 언급하며 뉴욕 힙합 신의 연결고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간다. 이 밖에도 Lil Tjay와 함께 한 'Mannequin' 역시 둘의 이상적인 합을 확인할 수 있는 트랙이니 필청할 것.
♬ Pop Smoke - War (Feat. Lil Tjay)
♬ Pop Smoke - Mannequin (Feat. Lil Tjay)
♬ Pop Smoke - Foreigner (Feat. A Boogie Wit da Hoodie)
Christopher Walking
브루클린의 Drill 뮤직은 브루클린의 흑인 밀집 지역인 East Flatbush, Canarsie, Jamaica, Brownsville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다. 이는 브루클린의 래퍼들이 시카고의 Drill 래퍼들과 삶의 방식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인터넷을 통해 영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UK Drill 음악을 접한 덕분이다. 그리고 브루클린의 Drill 래퍼들은 힙합 음악가들이 그렇듯 출신지에 대한 자부심을 가사와 음악에서 드러내기도 한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범죄 영화 "King Of New York"의 배우 Christopher Walken의 이름을 딴 'Christopher Walking'이 그렇다. Pop Smoke가 곡에서 선보이는 어눌한 발음의 랩은 50 Cent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도 Pop Smoke는 음악적으로 50 Cent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 Pop Smoke – Christopher Walking
Shake The Room
Trap 음악의 트렌드를 이끈 Quavo 역시 핫스타로 떠오른 Pop Smoke를 가만히 지켜볼 리 없다. 그는 'Shake The Room'에 참여하며 대세에 편승했다. 이 밖에도 Quavo는 Pop Smoke에게 직접 콜라보 프로젝트를 하자고 제의했을 만큼 그의 눈부신 재능을 눈 여겨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Shake The Room'은 마찬가지로 808Melo가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그는 베이스라인과 함께 보컬 샘플을 적절히 활용해 비트의 공간을 조금 더 미묘하게 채워 넣었다. Quavo의 참여에도 불구하고 Pop Smoke는 무게 중심을 잃지 않고, 묵직한 보이스 톤으로 트랙의 공간을 하나씩 채워 나간다. 이처럼 Pop Smoke는 Drill Music을 다시 메인스트림에서 유행하게 만들었다. 부디 그가 하늘에서는 편히 쉬기를 바란다. Rest In Peace, Pop Smoke.
♬ Pop Smoke - Shake The Room (Feat. Quavo)
♬ Pop Smoke - Wolves (Feat. NAV)
♬ Pop Smoke - Sweetheart (Feat. Fivio Foreig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