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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ug 02. 2021

지난 주 들린 두 록스타의 사망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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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록 팬들에게 안타까움의 시간이었습니다. 일주일간 슬픈 소식이 둘이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면의 메탈 밴드 Slipknot의 원년멤버이자 전 드러머인 Joey Jordison, 그리고 블루스 기반 미국 하드록을 대표하는 ZZ Top의 베이시스트 Dusty Hill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Joey Jordison은 7월 26일, Dusty Hill은 7월 28일 각각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아티스트의 죽음을 추모하며, 오늘은 두 음악가가 어떤 아티스트였는지 그 뒷이야기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지면을 빌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Joey Jordison

사망 시점에는 더 이상 Slipknot의 멤버가 아니었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은 Joey Jordison을 Slipknot의 드러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는 Slipknot의 원년멤버였습니다. 결성 초기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는 밴드의 로고 디자인, 그리고 곡명에 불과했던 "Slipknot"을 팀명으로 쓰기로 한 결정도 모두 Joey Jordison의 몫으로 알려져 있지요.

 

Slipknot은 각 멤버를 이름이 아닌 숫자로 표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중, Joey Jordison의 넘버는 #1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넘버링은 이후 새 드러머인 Jay Weinberg가 들어올 때도 대체되지 않고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습니다. 


멤버에 조금씩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정규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Slipknot은 9인조 밴드였습니다. 특이한 것은, 리듬라인을 맡는 멤버가 셋이라는 점이었죠. Joey Jordison이 리듬파트의 중추인 드럼을 맡았고, 다른 두 명의 멤버들이 퍼커션으로 리듬의 보조를 맞추는 형식이었습니다.


예상할 수 있듯, 세 명이 만드는 리듬라인은 굉장히 에너제틱합니다. 다만, 그 핵이 Joey Jordison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퍼커션이 리듬라인을 보조하는 역할인 반면, 드럼은 곡 자체를 리드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듬라인의 메인은 드럼이고, 서브는 퍼커션인 것이죠.


Slipknot의 공연 영상을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퍼커션 멤버들이 쇼맨십을 담당하면서 필요한 부분마다 퍼커션을 연주하는 반면, Joey Jordison은 처음부터 끝까지 드럼 하나에 집중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만드는 리듬라인은 가히 파괴적이었고, 매번 압도적인 경지의 테크닉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는 Slipknot 사운드의 중핵이었습니다.


2013년, 밴드는 돌연 Joey Jordison의 탈퇴(혹은 해고)를 알린 바 있습니다. 그가 "급성 횡단척수염"이라는 병으로 인해 왼쪽 다리를 쓸 수 없게 되었고, 따라서 더 이상 드럼을 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Joey Jordison은 의료적 도움과 재활치료를 통해 이후 다시 다리를 쓸 수 있게 되었고, Slipknot을 떠나서도 Scar The Martyr와 Sinsaenum 등의 밴드에서 다시 드러머로 커리어를 계속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지시각으로 2021년 7월 26일, 그의 사망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구체적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그가 "수면 중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다만 팬들은 이전의 척수염 투병이 그의 죽음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의 나이 마흔 여섯이었습니다.


Slipknot – (Sic)

Slipknot – Wait And Bleed

Slipknot – People=Shit

Slipknot – Psychosocial


Dusty Hill

Billy Gibbons와 함께 선글라스 차림으로, 수염을 휘날리며 익살스런 연주를 보이는 특유의 무대매너야말로 록 팬들에게 익숙한 Dusty Hill의 모습일 겁니다. 고전적으로 흥겨운 부기우기 사운드부터 직선적으로 그루브한 하드록까지, 기본에 충실한 그의 베이스 연주는 ZZ Top을 오랜 시간 받친 기둥이었습니다.


ZZ Top은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Billy Gibbons가 중심에서 만든 밴드입니다. 그리고 Dusty Hill은 베이시스트와 키보디스트, 그리고 세컨드 보컬로서 Billy 와 함께 ZZ Top으로서 합을 맞춰왔습니다. 그 시간이 무려 50년입니다. 자기주장 강한 아티스트들이 많은 록 신에서, 50년이라는 팀워크는 가히 기념비적인 기록입니다. 밴드는 2004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며 미국 음악시장에 미친 영향력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ZZ Top"하면 Billy Gibbons의 그루브감 넘치는 기타연주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다만, Billy가 그런 위상을 차지할 수 있던 것은 그의 파트너가 Dusty Hill이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양보하고 2인자로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Dusty Hill의 모습은 음악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의 연주는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베이시스트로서 기타리스트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식의 연주보다는 "기타리스트를 받치는" 식의, 완전히 기본에 충실한 연주를 들려주었는데요. 이 리듬라인 위에서 Billy Gibbons의 기타연주 또한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 플레이어 뒤에는 스타 서포터가 있었던 것이죠. 'Sharp Dressed Man'과 'Legs' 같은 불후의 명곡들은 이런 멤버간의 합을 바탕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는 2014년 투어 버스에서 넘어지며 고관절 수술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건강 문제를 겪었고, 올해 7월에 열린 투어에도 서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는 현지시각으로 7월 28일, 수면 중에 영원한 잠에 들었습니다. 역시 자세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룹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2인을 앞으로 더 볼 수 없기 때문에, ZZ Top은 이후 활동에 제약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미국적인 음악인으로서, 추앙 받는 베이시스트로서, 그리고 "밴드" 아티스트의 모범으로서. Dusty Hill의 이름은 음악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ZZ Top – Sharp Dressed Man

ZZ Top – Gimme All Your Lovin

ZZ Top – Legs

ZZ Top – La G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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