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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Sep 13. 2021

'Fancy Like', 왜 떴을까?

핫이슈 클리핑

앨범차트 상위권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싱글차트 상위권에서는 도통 마주치기 힘든 것이 컨트리 장르의 음악입니다. (*물론 Lil Nas X의 'Old Town Road'는 예외로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싱글차트 10위권에 올라온 컨트리 싱어의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Walker Hayes의 'Fancy Like'이지요.


Walker Hayes는 2010년 데뷔한, 경력 있는 컨트리 싱어입니다. 이제까지 컨트리 차트에서는 소소하게 인기를 얻어왔습니다만 싱글차트 히트곡은 전무했습니다. 10년이 넘는 활동기간 동안 'You Broke Up with Me'라는 곡으로 2007년 62위에 오른 것이 이전까지 그의 싱글차트 최고 기록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빌보드 차트에서는 상당한 상승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 6월에 발표한 'Fancy Like'가 뒤늦게 9위까지 오르며 그의 첫 Top10 기록을 더해주었기 때문이죠. 현재 빌보드 차트 10위권 안에 컨트리 트랙은 이 곡이 유일합니다. 이 곡은 왜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을까요?


Walker Hayes - Fancy Like



가수가 직접 일으킨 틱톡 바이럴

여느 급상승 곡들과 마찬가지로 이 곡 역시 틱톡에서 유행하고 있는 곡입니다. 다만 아티스트가 "스스로 만든 현상"이라는 것이 남다른 부분입니다. 코로나19로 격리되어 있는 동안 Walker Hayes는 자신의 EP [Country Stuff]의 노래들 중 몇몇 곡의 댄스 영상을 틱톡에 올렸습니다. (Walker Hayes에 따르면, "아이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 중 'Fancy Like'가 시쳇말로 "터졌습니다". 자신의 딸과 함께 집에서 직접 찍은 댄스 영상은 일부 춤꾼들의 챌린지가 아닌 미국의 국민적인 챌린지로 그 규모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 이 영상은 틱톡에서 약 3천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원래부터 춤을 즐긴 듯, 댄스 영상에서 그는 몸이 꽤나 자유롭습니다. 아무래도 "친구 같은 아빠"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영상이기 때문에, Walker Hayes는 딸 또래 많은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듯 보이네요. <strike>???: 우리 아빠도 저랬으면</strike>



소박하고 애교 있는 가사

이 곡에는 미국인의 생활밀착형 브랜드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패밀리 레스토랑 Applebee's, 스쿠터 브랜드 Vespa, 속옷 브랜드 Victoria's Secret과 화장품 브랜드 Maybelline 등이 그 예입니다. 


상기 브랜드들은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명품 브랜드들이 아닙니다. 그리고 곡의 화자는 너무 거창한 것들(Ex: Tesla 자동차, 빅 맨션)은 필요 없다고 노래하면서,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월급 날에는 사치를 부리겠다"고 노래하죠. 


그리고 그 사치의 브랜드가 Applebee's입니다. 앞서 말했듯, 사실 Applebee's는 사치스런 브랜드가 아닙니다. 우리 정서로 치면 "월급날에는 애슐리에서 고기를 썰 거야" 정도의 애교스런 가사들이기 때문에, 꼭 댄스 챌린지 때문이 아니더라도 곡이 가지는 소박한 매력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듯 보입니다. 


참고로 곡의 제목인 'Fancy Like'는 "고급지게", 내지는 "있어 보이게"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류층스럽게 사치를 부린다지만, Applebee's는 물론 캔맥주와 박스와인 등 사실상 일상 속에서 크게 어렵지 않은 소비들을 노래하기 때문에 이런 시골남자다운 소박함이 곡의 매력을 배가시켜주는 듯 하네요.



브랜드와의 윈윈

재미있는 사실은 이 곡이 유행하며 상기된 브랜드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겁니다. 자꾸 보면 정 든다고 하지요? 단순 노출이 많아질수록 긍정적인 태도가 형성된다는 것은 오랜 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마케팅 용어로는 이를 "에펠탑 효과"라고 합니다. 


곡이 유행하며 곡에서 언급된 브랜드들의 매출에도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가장 강력하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은 후렴구에 언급되는 패밀리 레스토랑, "Applebee's"라고 하네요.


'Fancy Like'에는 "Applebee's로 가서 오레오 셰이크를 먹겠다"는 가사가 있는데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단되었던 Applebee's의 오레오 셰이크 메뉴는 이 곡의 인기로 인해 다시 부활했다고 합니다. Applebee's는 이후 CF에서도 이 곡을 사용했습니다. 매출 또한 급격한 증가가 있던 것은 당연하고요.


일전에 Beyonce가 'Formation'을 발표했을 때 곡의 가사에 랍스터가 등장하자 미국에서 그 주 랍스터 판매량이 급증했던 사례도 있는데요. 스타들의 언급 하나 하나가 의도치 않게 전혀 다른 시장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역시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종합해 말하면 틱톡에서의 바이럴, 가사 센스, 곡의 스토리와 실제 마케팅과의 결합 이슈 등, 각각의 요소들이 모여 이런 현상을 낳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곡이 얼마나 더 유행을 탈지, 앞으로 차트를 더 지켜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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