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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Nov 08. 2021

약 40년 만의 컴백! ABBA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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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팝 그룹 ABBA가 39년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국내에서도 ABBA의 입지는 대단합니다. 누군가는 영화 "맘마 미아"의 음악들로, 누군가는 어릴 때 듣던 라디오의 멜로디로 이들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반가운 소식을 맞아 여기서는 ABBA가 어떤 그룹인지, 사람들이 ABBA에게 왜 열광했고 새 앨범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그 면면을 알아봅니다. ABBA를 잘 몰랐던 분들이라면 필독해주세요!


*이 글은 ABBA의 모든 커리어를 알고 있을 올드팬들보다는 ABBA를 알아도 잘은 몰랐거나, 이제 ABBA를 알기 시작한 세대를 대상으로 합니다.


ABBA [Voyage]


About ABBA

ABBA는 일반적인 팝스타들처럼 미국이나 영국에서 결성된 그룹이 아닙니다. 오히려 팝의 변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유럽국가, 스웨덴에서 나온 그룹이지요. 


유럽에는 유로비전 콘테스트라는, 역사 깊은 유럽국가들의 노래경연 대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뜬 최근의 아티스트가 'Beggin''으로 유명한 Måneskin입니다.) ABBA는 바로 이 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글로벌하게 알려진 그룹입니다. 당시 우승곡인 'Waterloo'를 들으며 이야기를 계속해보겠습니다.


ABBA - Waterloo


ABBA의 멤버는 Agnetha Faltskog와 Bjorn Ulvaeus, Benny Andersson과 Anni-Frid Lyngstad(Frida)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멤버들의 앞글자를 하나씩 따서 ABBA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것이죠. 


또한, 앞의 A와 B는 활동기 초반에, 뒤의 B와 A는 전성기에 서로 커플이 되어 "부부 혼성그룹"이라는 특이한 편성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룹이 점점 유명해지고 갈등을 겪으며 두 부부는 모두 이혼을 겪고, 결국 1982년 해체라는 역사를 써야 했습니다. 


Radio Friendly

국내에 소개된 해외 아티스트의 노래들 중에서, 라디오에서 ABBA의 노래들보다 많이 선곡되는 곡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만큼 ABBA의 노래는 라디오친화적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영미권 대중음악이 블루스를 그 근간으로 두고 있는 반면 ABBA의 음악은 그렇지 않은 곡들이 많다는 겁니다. ABBA의 음악은 미국의 블루스보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광범위한 유럽 전통음악들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때문에 영미권 팝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이들의 음악을 듣고 어딘가 다른 부분을 느끼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ABBA의 음악이 영미권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다는 점은 놀라운 일입니다. 올해 9월 스포티파이에서 발표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는데요. "ABBA를 가장 많이 듣는 것은 18세에서 24세 사이의 리스너들이며, 심지어 매년 스트리밍이 증가하고 있다"는 놀라운 통계분석 결과가 그것입니다. 이는 ABBA의 음악적 생명력이 여전함을 증명하는 사례입니다. 


한국에서도 ABBA는 특별한 사랑을 받습니다. 지금도 라디오를 틀면 'Dancing Queen', 'The Winner Takes It All', 'I Have A Dream', 'Honey, Honey', 'Mamma Mia', 'Chiquitita' 등 명곡들이 끊임없이 리퀘스트되고 있는데요.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멜로디, 그리고 누구에게나 어필할 만한 단어 그대로의 "팝"적 감각은 한국에서도 ABBA에게 독보적인 지위를 허락하게 해주었습니다. 


ABBA - Dancing Queen

ABBA - The Winner Takes It All

ABBA - I Have A Dream

ABBA - Honey, Honey

ABBA - Mamma Mia

ABBA - Chiquitita


그리고 [Voyage]

새 앨범 이야기도 해볼까요? 사실 이전까지 ABBA의 멤버들은 재결합의 가능성을 일축해왔습니다. 재결성의 동기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2008년 영화 "맘마미아"가 대성공을 거두며 ABBA가 세간에 다시 회자되었을 때도 이 기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6년부터였습니다. 스웨덴에서 있던 행사를 계기로 ABBA의 멤버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것인데요. 이후에도 개인적인 파티를 열어 무대에서 'The Way Old Friends Do'를 함께 부르는 등 소원했던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재결성 예고가 공식적으로 전해졌지요. 


공개된 [Voyage]는 클래식한 ABBA 사운드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트렌드보다는 고전을 선택했다고 할까요? 그 충실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마치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만든 곡들이 아니라 과거의 미발표 음반을 듣는 듯한 인상을 받는 분들도 적지 않을 듯 합니다. 


고전적인 'Just A Notion'의 멜로디 운용이나, 켈틱포크스러운 'When You Danced With Me'의 사운드 질감은 19070년대 녹음이라 해도 믿어질 법한 복고미학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충분히 변화를 선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은 올드 팬들을 위한 깜짝 선물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하지만 "앨범 외적인" 부분을 바라보면 트렌드를 따르고 있기도 합니다. 밴드는 2022년 런던에서 ABBA Voyage라는 이름의 라이브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ABBAtars라는 멤버들의 아바타를 무대 위에 기술적으로 구현, 40년 전 전성기 시절 ABBA의 모습을 연출할 계획입니다. 거금을 들여 기획한 추억 선물인 셈이죠. ABBA의 음악은 1970년대에 머물러 있지만, 그 방법론은 최첨단을 달리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팝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어 온 전설의 밴드가 그 여행의 닻을 오랜만에 올렸습니다. ABBA에 추억을 가진 팬들이라면, 혹은 ABBA의 음악에 한 번이라도 매료되어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번 앨범은 소중한 경험이 되어줄 겁니다. 40년 전과 똑같은 ABBA의 목소리에 놀라는 경험도 물론일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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