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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연예 매체와 소셜미디어를 꾸준히 달궜던 해시태그가 있습니다. 바로 #FreeBritney입니다. 여기서 Britney는 세기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던 팝스타, Britney Spears를 뜻합니다.
사람들은 왜 "Britney에게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쳤던 것일까요? 여기서는 너무나도 기구했던, 그리고 너무나도 지난했던 Britney의 최근 여정을 조명해봅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팝스타가 자기 자신을 되찾는 과정이자, 짓밟혔던 인격이 인간존엄성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이 글은 Britney Spears의 최근 소식을 자세히 몰랐던 분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또한, 분량의 이유로 생략한 내용이 많습니다. 보다 디테일한 Britney의 기록을 보고 싶으시다면,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그의 다큐멘터리 "프레이밍 브리트니(Framing Britney Spears)"를 참고해보세요.
이번 사태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후견인 제도라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후견인(後見人)"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뒤를 봐 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따라서 "후견인제도"란 "질병, 노령, 혹은 정신적 장애 등으로 인해 사무 처리가 어려운 이를 대신해서 다른 사람이 법정대리인 자격을 얻는 제도"를 뜻합니다. 이를 통해 후견인은 대상자의 신상 및 재산을 관리할 권한을 얻습니다.
Britney Spears의 경우, 아버지가 그의 후견인이었습니다. 이는 과거 Britney 에게 지적, 정신적 원인으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법원이 받아들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과거 Britney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Britney Spears는 한 시대를 풍미한 팝스타입니다. 하지만 10대 때부터 너무도 일찍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요. 파파라치들에게 둘러싸인 삶을 살던 팝스타에게 사생활은 없었습니다. 무대 위의 Britney는 말 그대로 "아메리칸 스윗하트"였지만, 무대 아래에서는 정신적인 불안을 호소해야 했습니다.
결혼생활의 실패 후에는 더욱 망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머리를 삭발하고 기행을 벌이며 타블로이드 1면을 장식하던 때가 바로 이 시기입니다. 이후에는 사생활을 빌미로 그를 협박하던 매니저와 법적 공방을 다투는 등, 팝스타로서의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건강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피폐해졌습니다. 사랑하는 두 아이의 양육권 역시 전남편에게 빼앗기고 말았죠.
이 때, 보다 못한 Britney의 아버지가 그의 후견인으로 나섰습니다. 그때는 모두가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것이 Britney를 위한 선택인 줄로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의혹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였습니다. 당시 Britney는 아버지의 병환으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그의 병간호를 도맡다가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이 사실을 두고 팬덤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아버지는 병중이 아니며, Britney는 강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었죠. 언론에서도 소식을 앞다투어 소개하였고, #FreeBritney 해시태그는 전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2020년 6월 23일, Britney는 법원에 출석해 그동안의 의혹에 보다 공식적인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 내용은…
상당히 많지만 충격적인 몇 가지만 언급해 보겠습니다. Britney는 정신 불안정을 이유로 몇 달간 감금을 당했다고 합니다. 또한, 감금을 당하는 동안에는 상주하는 경비원과 간호사들이 자신을 24시간 감시했으며, 자신이 알몸으로 있는 것까지 지켜보았다는 증언도 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요로 인해 IUD(자궁 내 피임기구)를 하고 있어 강제적으로 피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으며, 강압적으로 투어를 다니고, 자신의 변호사를 스스로 선임할 수도 없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등, 삶의 결정권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을 한스레 털어놓았습니다.
Britney는 자신에게 있던 후견인 제도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후견인제도는 자기 앞가림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이지만, 나는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그들에게 커리어를 주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였죠. 그의 발언은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의 스피치라고는 볼 수 없는, 달변가 수준의 웅변이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1월 12일, 법원은 최종적으로 Britney Spears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후견인 자격을 완전하게 박탈당한 것입니다. Britney는 13년 만에 자유를 되찾았습니다.
판결이 확정된 당일, Britney Spears는 팬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며 남은 하루 종일 울면서 보낼 거 같다며 감격스런 마음을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 #FreedBritney (자유가 된 Britney) 라는 해시태그를 박으며 오랜 투쟁에 종결을 선언했지요.
너무도 오랜 시간, 후견인제도라는 미명 아래 한 사람의 인격이 무참히 짓밟혀 왔습니다. 지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Britney 에게도 앞으로 소소한 행복이 허락된다면 좋겠습니다. 투쟁을 하며 팬들의 강력한 지지도 얻었으니, 앞으로는 팬들이 Britney의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힘겹게 일상을 얻은 팝스타 Britney Spears의 근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