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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Sep 26. 2022

요즘 가장 핫한 70대 아티스트, Elton John

해외 뮤직 트렌드

데뷔 50년이 지난 현재에도 여전히 화제를 몰고 다니는 가수가 있죠. 바로 Elton John입니다. 그를 설명할 땐 어딜가나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키워드가 붙고는 합니다. 그만큼 그가 대중음악사에 남긴 기록들이 어마어마하다는 뜻이죠. Elton John은 자타공인 1970년대의 아이콘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음반을 판매한 뮤지션인데요. 한때의 화려했던 전성기 이후로 불명예스러운 스캔들로 인해 과거의 커리어까지 모두 부정당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는가 하면, Elton John은 현재까지도 이런 수식어를 지켜왔다는 사실에서 가히 '리빙 레전드 아티스트'로 불리곤 합니다.
 
현재 Elton John은 그의 마지막 월드 투어에 임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될 마지막 투어를 끝으로 반세기 동안 서 왔던 무대를 떠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현재 그의 콘서트 티켓 가격이 천정부지를 찍고 있으며, 이 폭발적인 수요를 반영해 미국에서 치러질 마지막 공연은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생중계된다고 하네요. (공연은 오는 11월 20일, LA 다저 스타디움에서 개최됩니다.)


투어 일정을 소화 중인 그가 얼마 전 백악관에 나타났습니다. 백악관은 지난 9월 23일, 'A Night When Hope and History Rhyme' (희망과 역사가 운을 이루는 밤)이라는 행사를 개최했는데요. 이 행사에 Elton John이 퍼포머로 참여했습니다. 관객들 또한 교사, 간호사, LGBTQ+ 옹호자 등 '일상에서 역사를 써 내려가는 자들'로 초청되었고요. Elton John의 무대가 끝난 후 바이든 대통령은 Elton John을 '영원한 음악가'로 칭하며 국가 인문학 훈장을 수여했다고 합니다.
 
국가 인문학 훈장은 미국의 인문학 분야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 매년 수여되는 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훈장을 수여하며 'John의 음악은 우리의 삶을 바꿔왔다'며, '음악의 치유력을 기념하고 Elton John의 삶에 찬사를 보낸다'는 말을 보탰습니다.
 
Elton John과 인문학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체감되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는 Elton John의 행보에 주목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인 Elton John은 '엘튼 존 에이즈 재단'을 설립하여 에이즈 퇴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해왔으며, 에이즈 치료 연구 기금으로 수십억 이상의 거금을 기부해왔죠. Elton John은 이날 공연에서도 아프리카에서의 에이즈 퇴치를 위해 노력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기리며, 에이즈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초당적 협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피력했습니다. Elton을 초청한 바이든 대통령도 에이즈를 비롯한 주요 감염병의 퇴치를 위해 60억 달러의 공여를 약속하기도 했고요.
 
Elton John의 인도주의적 자선 활동은 수십 년도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2016년에는 자그마치 400억을 기부해 영국에서 가장 많은 금액을 기부한 유명인 1위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2위를 차지한 JK 롤링은 168억을 기부했습니다.) 이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Elton John의 공로를 인정해 1998년에는 기사 작위를, 2020년에는 상급 서훈인 '컴패니언 오브 아너'를 수여했습니다. ('컴패니언 오브 아너'는 기사 작위 훈장 중에서도 1.5등급에 드는 훈장이며, 생존 인원을 단 65명으로 제한하는 특별한 훈장입니다.)


그렇다면 Elton John의 본업에 대해서도 살펴봐야죠. Elton John이 오랜 시간 그의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는, 그가 지속적으로 시대 변화를 체감하고 시류에 편승해왔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 꾸준히 배우려고 했던 셈이죠. 그런 그가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후배 뮤지션들과의 콜라보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2020년 코로나19의 창궐로 인해 그의 마지막 투어가 잠정 중단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제작하게 된 것이 작년 10월에 발매했던 [The Lockdown Sessions]였고요. 그는 애초에 앨범 발매는 할 계획이 없었지만, 타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며 만든 곡이 쌓여 한 앨범이 완성될 정도가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앨범을 발매했다고 하네요.


[The Lockdown Sessions]은 그의 서른 두 번째 정규앨범임과 동시에 콜라보레이션 앨범이었습니다. 피처링 아티스트가 없는 곡이 단 한 곡도 없었죠. 피처링을 했던 아티스트들의 라인업도 걸출했습니다. Dua Lipa, Young Thug, Nicki Minaj, Surfaces, Charlie Puth, Rina Sawayama, Years&Years, Stevie Wonder 등 대강 추리기만 해도 이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컴필레이션 스타일의 앨범이기 때문에 앨범 전체의 스토리텔링적 구성이나 메시지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후배 뮤지션들과의 작업을 통해 본인의 스펙트럼을 한 차례 더 넓혔다는 찬사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 앨범이 각별한 이유에는 음악 작업의 방식에도 있습니다. 이 앨범은 기존에 있던 곡을 새로이 만들어낸 트랙이 주를 이루는, 그야말로 John의 창의성을 여과없이 뽐낸(?) 앨범이기 때문이죠. Dua Lipa와 함께 한 'Cold Heart'는 Elton John 본인의 'Sacrifice', 'Rocket Man', 'Kiss The Bride', 'Where's The Shoorah?'를 매시업해 만든 곡이며, Lil Nas X와 함께 한 'One Of Me'는 Lil Nas X의 정규 1집 [Montero]에 수록된 동명의 곡을 Elton John의 손길을 거쳐 재탄생되었습니다. 또한 'Nothing Else Matters'는 기존 Metalica의 음악을 Miley Cyrus와, 'It's a Sin'은 Pet Shop Boys의 히트곡을 Years & Years와 함께 커버하는 등으로 채워졌습니다. (이 외에 Charlie Puth나 Ed Sheeran 등과 함께 작곡한 음악도 수록되어 있고요.)


[The Lockdown Sessions]


얼마 전 Britney Spears와 함께 발매한 음악에서도 Elton John의 창의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Britney와 John이 함께 발표한 'Hold Me Closer'은 'Cold Heart'에서와 같이, Elton John의 기존 음악을 매시업한 작곡 기법을 따랐는데요. 그의 히트곡인 'Tiny Dancer', 'The One', 'Don't Go Breaking My Heart'의 가사와 멜로디가 여기저기 섞여 들어가 있습니다. Elton John의 팬이라면 향수를 자극하기도 하는 요소가 곳곳에 있어 재밌기도 하지만, 히트곡이 셀 수도 없이 많은 Elton이기에 본인의 음악을 매시업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평도 자자했습니다.
 
특히 이 두 아티스트의 특별한 조합은, Elton John과 Britney의 아름다운 선후배 관계가 알려지면서 더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던 Britney Spears의 후견인 지위 박탈 소송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이에 Britney는 오랜 시간 무대를 떠나야 했었죠. Elton John은 Britney의 소식을 안타깝게 여겼으며, 그에게 먼저 다가가 콜라보를 제안했다고 합니다. 다시 음악을 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있던 Britney를 설득한 끝에 이 음악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죠. 결과는 성공적이었고요.
 
이어 Elton John은 '젊을 때는 누구나 힘든 일을 겪으며, 나 또한 그런 적이 있었지만 현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여러 선배 뮤지션들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행복했기에, 이제는 내가 그 위치에 서 다른 후배 뮤지션들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Hole Me Closer


훌륭한 음악가와 훌륭한 사람은 결이 다릅니다. 전자는 약간의 운, 음악적 재능이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후자는 그보다 더 가치있는 것들을 지녀야 하기 때문이죠. 그 가치가 무엇인지 영영 모르는 이들도 있고요. 본업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소외받는 자들을 생각하는 그의 '사람'같은 측면 덕분에 그가 더 오랜 시간 동안 '살아있는 전설'로 남아있게 하는 듯합니다. 젊은 세대에게 큰 귀감이 되는 요즘 가장 '핫'한 70대, Elton John의 소식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 Elotn John 공식 인스타그램 (@elton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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