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직 트렌드
달력을 또 한 장 넘기고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의 한 해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역시 앞서 2022년에 대한 정리가 먼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마침 메타크리틱(metacritic)에서 정리한 2022년 평단에서 가장 주목한 앨범의 리스트가 있습니다.
메타크리틱은 유저들에게 각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평점 통계를 제공하는 사이트입니다. 때문에 메타크리틱에서 고득점을 기록했다는 것은 평단 전체에서 고르게 좋은 평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메타크리틱에서는 게임, 영화, TV프로그램, 음악 등 여러 엔터테인먼트 작품들을 평가한 비평가 집단 및 유저들의 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요. 음악 영역에서는 올뮤직가이드, 롤링스톤, NME, 피치포크, 스핀 등 유수의 음악지들은 물론, 가디언이나 뉴욕타임즈 같은 주요 일간지들의 평가까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전세계 미디어들이 주목한 2022년의 앨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을지, 상위 다섯 앨범의 리스트를 살펴볼까요?
2017년의 [Ctrl] 이후, 뜨문뜨문 이어지는 활동에 뿔난 팬들을 의식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SZA는 2022년, 스물 세 트랙을 꽉꽉 눌러 담은 정규앨범으로 굉장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화려하게 컴백했습니다. 이는 상위 다섯 장의 앨범 중 가장 최근에 공개된 앨범입니다.
SZA가 [Ctrl]을 발표했을 때, 평단에서는 한 해 최고의 R&B 데뷔작이라는 찬사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S.O.S]에는 음악 신 전체에서 명반이라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비평적으로도, 그리고 상업적으로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SZA는 2022년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RENAISSANCE]에는 다 있습니다. 하우스와 디스코 계열의 댄스, 그리고 Beyonce의 음악적 본령인 R&B까지. 하지만 이런 다양한 음악적 요소들이 개별적으로 도드라지기보다는, 유기적 관계로 들린다는 것이 본 앨범의 특징입니다. [RENAISSANCE]가 새로운 트릴로지의 시작인 만큼, [Beyonce]부터 이어져온 그의 앨범 미학은 다음 앨범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퀴어 랩의 개척자인 Big Freedia의 트랙을 샘플링하고, 흑인 아티스트의 아이콘이자 LGBT 커뮤니티의 또 다른 영웅 Grace Jones를 피처링으로 기용하고, 디스코의 상징적 가수 Donna Summer를 'SUMMER RENAISSANCE'로 샤라웃한 점에서는 LGBT 커뮤니티를 향한 Beyonce의 존중을 읽을 수 있습니다. Beyonce의 노래는 이제 우리 사회의 목소리와 함께합니다.
영국 음악을 따로 찾아 듣지 않는 이상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Black Country, New Road는 영국 출신의 인디 밴드입니다. 2021년 [For The First Time]으로 정규 데뷔를 했는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가디언지로부터 만점을 부여 받는 등 이미 해외 음악 신에서는 굉장한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프런트맨이자 기타리스트인 밴드의 중핵 Isaac Wood가 이번 앨범을 끝으로 탈퇴한 만큼, 앞으로 이들의 여정이 어떻게 변할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챔버팝과 포스트록을 조합한 [Ants From Up There]가 미래에도 음악계에 뚜렷한 궤적을 남긴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올해, Black Country, New Road는 2022년판의 Arcade Fire 같았습니다.
Black Country, New Road [Ants From Up There]
역시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Nova Twins도 영국 밴드입니다. 시원하면서도 왜곡된 사운드를 들려주는 록 계열의 음악을 하고 있지만, 멤버는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인 Amy Love(보컬/기타)와 Georgia South(베이스) 둘뿐이지요.
[Supernova]는 그 이름만큼이나 굉장한 에너지를 뽐내는 앨범입니다. 여기에서만큼은 Consequence지의 평 일부를 발췌해 소개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아직 들어보지 않았다면, 아마 앨범의 성격이 단번에 이해가 가실 겁니다.
"[Supernova]는 'The Man'의 모든 버전에 대한 우리 시대의 'F**K YOU'와 같다. 1977년 The Clash가 그랬고, 1992년 Rage Against the Machine이 그랬던 것처럼." (Consequence지 발췌 해석)
여기서 The man은 문맥상, 그리고 앨범의 방향상 남성집단 자체라기보다는 시대 흐름을 억압하는 이들로 보면 맞을 겁니다. 우리 시대 록의 진화, 이제 여기까지 왔습니다.
라틴팝, 레게톤, 그리고 플라멩코. '라틴음악'이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 이와 같은 전형적인 이미지들이 떠오르는 당신이라면, Rosalia의 음악을 필히 들어보아야 합니다. 그가 바로 라틴음악을 기반으로, 라틴음악을 해체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입니다.
확신하건대, 이게 무슨 말인지는 앨범을 들어야만 알 수 있습니다. Rosalia의 [MOTOMAMI]는 새로운 것을 찾는 음악 팬들에게 굉장한 자극이 되어주는 음악들로 가득합니다. 저는 '낯섦과 매혹이, 그리고 왜곡과 순수가 함께하는 앨범'이라고 촌평하겠습니다. [MOTOMAMI]를 아직 만나보지 못했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