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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ey Cyrus,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컴백

해외 뮤직 트렌드

by Melon

Special | 진격의 Miley Cyrus


한 때 잘나갔던 가수가 어떤 일을 계기로 다시 주목 받는 것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이나 별다른 계기가 없이 어떤 가수에게 화제성이 생기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 십중팔구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다른 요인이 있게 마련이지요. 마침 최근의 사례가 있으니, 컴백과 동시에 Hot100 차트 1위로 올라온 Miley Cyrus입니다.


Miley Cyrus - 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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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스타로 커리어를 시작해 팝계 파격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Miley Cyrus가 컴백과 동시에 빌보드 Hot100 차트 1위로 올라왔습니다. 'Flowers'는 발매를 앞두고 있는 그의 정규 8집 [Endless Summer Vacation]의 선공개 싱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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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점은, 이번 곡의 성공이 얼핏 보기에(중요) 어떠한 계기나 전조 증상도 없어 보였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집계 첫 주에 1위'로 올라왔기 때문이죠. 게다가 그는 Taylor Swift나 Drake처럼 음원을 냈다 하면 1위로 오르는, '차트에서 강한 타입의 아티스트'도 아닙니다. Miley Cyrus의 차트 성공은 그래서 주목해볼만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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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서는 우선, 곡을 분석하기 이전에 Miley Cyrus라는 아티스트 자체가 왜 이런 화제성을 갖게 되었는지, 그 배경에 관해 먼저 주목하고 있습니다.


Miley Cyrus는 12월 31일에 NBC 특집 프로그램에서 'Miley's New Year's Eve Party'를 가졌는데, 이 때 5백만 명 가량의 시청자가 이를 시청했다고 합니다. Miley Cyrus는 이 자리에서 1월 13일 신곡이 나온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그 '날짜'가 문제였습니다. 팬들은 1월 13일이 그의 전남편인 리암 헴스워스의 생일이라는 사실을 찾아내 이 곡이 그에 대한 곡일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았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표하며 이 사실이 연예 커뮤니티로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곡이 나오기 전부터, 팬들은 이 곡이 Miley Cyrus의 전남편 디스곡일 것을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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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이 추측이 실제로 맞은 것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곡이 나오자 팬들은 몇 가지 곡의 사례들을 들어 이것이 Miley Cyrus가 리암 헴스워스를 저격하는 것이 분명하다는 포스팅을 앞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굳이 리암의 생일에 맞춘 곡의 발표일은 물론, 실제로 둘의 집이 화재로 불탄 적이 있기 때문에 'Built a home and watched it burn'이라는 가사가 그 사실을 나타내는 거라는 추측, 뮤직비디오에서 Miley Cyrus가 자유롭게 춤을 출 때 입고 있는 의상이 리암 헴스워스가 그를 레드 카펫에서 춤추지 못하게 막았을 때 입었던 의상과 같다는 추측 등,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들부터 (글에 소개하진 않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이는 이야기들까지 소문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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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엇보다 팬들을 이런 해석으로 내모는 것은, 이 곡이 구성상 Bruno Mars의 'When I Was Your Man'의 답가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일 겁니다. 두 곡의 후렴을 비교하며 들어보면 어떤 구성인지 느낌이 오실 겁니다.


나는 너에게 꽃을 사줘야 했어 / 내 모든 시간을 너에게 써야 했어 / 지금은 너가 다른 남자와 춤을 추네 ('When I Was Your Man')


난 혼자 꽃을 살 수 있어 / 나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어 / 나는 나 혼자 춤출 수 있어 ('Flowers')


Bruno Mars - When I Was Your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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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하게 공개된 사실은 아니지만, 팬들 사이에서 떠도는 비공식적인 소문에 따르면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입니다) 리암 헴스워스는 Miley Cyrus와 약혼했던 기간에 'When I Was Your Man'을 Miley Cyrus에게 들려준 적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이 썰이 맞다면, '당신과 만났던 과거에 더 잘 했어야 했어'라는 가사의 리암의 노래에 대해 Miley Cyrus가 답가로 '아냐 이제 나 너 없이도 잘 살아'라는 맞대응을 놓은 그림이 펼쳐지는 것인데요. 팬들의 뇌피셜일지, 실제 두 사람의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군중은 자의적인 해석을 즐겨한다는 겁니다. (물론, Miley Cyrus 역시 의도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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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가십이 노래를 통해 전세계인의 화젯거리로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가까이만 해도, Olivia Rodrigo가 'drivers license'를 히트시켰을 때 사람들은 디즈니 시절부터 있던 Olivia Rodrigo의 삼각관계를 주목하며 실제 이야기와 곡과의 연관성에 주목한 바 있습니다. 이번 Miley Cyrus의 'Flowers' 역시 비슷한 전개로 흘러가고 있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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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과거 굉장한 논란을 낳았던 MTV 퍼포먼스도, 이후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Wrecking Ball'의 뮤직비디오도 모두 Miley Cyrus의 치밀한 노이즈마케팅이 설계되어 있었는데요. 이번 활동 역시 못지 않은 노이즈들과 함께 세간의 화제를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모습입니다. 그의 커리어 두 번째 빌보드 Hot100 차트 1위는 이렇게 급작스럽게, 하지만 계획적으로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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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지금 리암의 표정은 어떨지 몰라도 Miley Cyrus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을 것이라는 겁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정말 '엔터테인'하게 활용하는 엔터네이너, Miley Cyrus의 뜬금없어 보이는 최근 성공은 이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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