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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Feb 13. 2023

2월 둘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본격적으로 졸업 시즌이 시작된 2월의 둘째 주였습니다. 끝은 또 다른 시작임을 상기해보면서 그럼, 한 주의 끝, 2월 둘째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Kelela [Raven]

'퓨처 R&B 신의 선두주자'로 호명되는 Kelela가 두 번째 앨범 [Raven]을 발표했습니다. 2017년 발매 이후 최고의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힌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 [Take Me Apart] 이후 무려 6년 만의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Yo van Lenz, Asmara, 아이티 출신의 Kaytranada 등 걸출한 인물들이 참여한 이번 앨범에 대해, Kelela는 '댄스 뮤직이 흑인 문화에 기원이 있음에도 음악을 할 때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 것'에서부터 이 앨범이 시작됐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학대받은 흑인 여성으로서의 시점을 긍정하면서 자신들의 취약성이 힘으로 변하는 것을 상징하는 사운드'라고 본작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총 15개 트랙이 담긴 이번 앨범은 흑인과 퀴어 문화, 그리고 댄스, 하우스, 브레이크 비트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했을 뿐만 아니라, 앨범 커버에서부터 느껴지는 '물'의 이미지를 비롯한 모티브, 그리고 시적인 가사를 통해 그 메시지를 더하고 있습니다.


그 감각을 느끼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타고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Kelela / Raven


A R I Z O N A 'Moving On'

Avicii와 함께한 'Hold The Line'을 비롯해, 풍부한 보컬과 청량감 있는 EDM을 선보이면서 국내에서도 사랑 받고 있는, 미국의 일렉트로닉 팝 트리오 A R I Z O N A가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신곡은 오리지널 곡으로는 2019년 이후 무려 4년 만의 것으로,


1990년대를 시작으로 미국 록 신에 활기를 준 레이블인 Fueled By Ramen(Paramore, Panic! At The Disco 등)과 새롭게 계약하면서 발표하게 된 첫 곡이기도 합니다.

청아하면서도 묵직한 신스 위로 삶의 희로애락을 은유하는 가사로 시작되는 신곡의 제목은 'Moving On'입니다. 후렴구에서는 제목과 연결되는 'Keep moving on'이라는 가사를 반복적으로 외치며 고유한 리듬을 만들어내고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전달해 주는 듯 합니다.


멤버들에 따르면, 4년 만에 나온 이 싱글은 실제로 '지난 4년 동안의 시간이 어땠는지를 구현하고 있는 곡'입니다. 인생과 사랑, 일과 불확실성들. 그 모든 삶의 고저를 통과하며 춤 추고 울었던 것들을 표현했다고 하지요.


그래서인지 'Keep moving on'이라는 반복된 구절이 단순히 겉치레의 위로가 아니라, 스스로 마음을 다잡기 위한 주문처럼도 느껴집니다. 각종 문제에 노출된 현대인들에게 더욱 공감이 갈, 'Moving On'이었습니다.


A R I Z O N A / Moving On


Pearla [Oh Glistening Onion, The Nighttime Is Coming]

Pearla는 브루클린 기반의 싱어송라이터 Nicole Rodriguez의 활동 명으로, 2019년 첫 EP를 발매한 이래로 문학적이고 탐구적인 인디 팝을 선보이면서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지난 10일 발매한 데뷔 앨범 [Oh Glistening Onion, The Nighttime Is Coming]은 Pearla에게 기대하는 많은 것들을 충족시키는 요소로 가득합니다.

첫 눈에 보이는, 'Oh Glistening Onion, The Nighttime Is Coming'이라는 특이한 제목부터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파도'(The Waves)에서 영감 받은 이름이라고 해요. 먼저 이름을 정한 뒤 내부의 음악을 채워넣었다고 하지요.


그렇게 채운 12개의 트랙에서 Pearla는 문학 텍스트 만큼이나 문학적이고도 실존적인 주제를 능숙하게 풀어냅니다. 가까운 친구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죽음을 이해할 수 없어 고민하던 그가 죽음과 삶의 부조리에 대해서 쓴 'Unglow The', 혼자 있을 때 느껴지는 마법과 같은 감각을 풀어낸 '고독'에 대한 송가 'With'을 비롯해 한 곡 한 곡이 Pearla의 단단한 고민과 함께 배치되어있습니다.


음악적으로도 신디사이저부터 현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주를 주면서 12 트랙의 개별적인 매력을 잡아가고 있는데요. 묵직한 고민들을 뻔하지 않은 가사와 듣기 좋은 음악으로 풀어내는 Pearla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따라가보세요.


Pearla / With


Flowerovlove 'Love You'

flowerovlove는 DIY로 제작한 음악들이 온라인에서 10대들의 인기를 끌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런던 출신의 2005년생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얼터너티브 팝 사운드에 자기애에 대한 메시지를 녹인 음악과 더불어, 독특한 이미지가 담긴 앨범 커버나 뮤직비디오, 또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로도 두터운 팬을 모으고 있지요.


최근에는 VEVO가 꼽은 2023년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에 오르며 명실상부 기대주로 떠오른 flowerovlove가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시원한 신스 소리와 슈게이징의 공간감 위로 flowerovlove의 꾸밈없는 목소리가 돋보이는 이 곡의 제목은 'Love You'입니다. 세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어떤 화자의 목소리로 곡을 열더니, ('Turning over a new leaf / I need to see what's over there') 그 화자는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으면서 누군가를 향해 '당신을 영원히 사랑할 거야'라고 담백하게 노래하지요.


flowerovlove에 따르면 이 곡은 형제와 함께 만들게 된 사랑 노래라고 하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Love You'라는 단어 속 'Love'는 대중문화에서 연인에 대한 것으로 좁혀질 때가 많지만, 이 곡은 더 확장적이고 보편적인 사랑에 관한 곡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수신자가 연인 한정이 아닌) ‘엄마, 반려견, 가장 친한 친구, 심지어는 할머니’까지 그 누구를 향해서도 들려줄 수 있는 사랑 노래라고 그는 명명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곡의 수신자에 '엄마' 혹은 다른 지인의 이름을 넣어 들어보면 사랑과 성장, 그리고 관계에 대해 새로운 감각이 밀려올 듯한 곡입니다.


사랑과 삶의 개념을 넓히고 있는 10대 뮤지션의 소식이었습니다.


Flowerovlove / Love You


이렇게 'Raven'부터 'Love You'까지 만나봤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강진 피해로 마음이 많이 산란한 일주일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외되는 이 없는 조속한 피해 복구와 함께 더 이상의 피해가 없도록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길 바라보면서,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Kelela, Flowerovlove, Pearla, A R I Z O N A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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