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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r 13. 2023

3월 둘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지난 월요일(6일)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 경칩(驚蟄)이었다고 하지요. 인간도 만물의 일부라는 점에서, 겨울 내 찌뿌드드했던 몸을 봄 햇살에 깨울 수 있던 한 주였기를 바랍니다. 그럼, 한 주의 끝, 3월 둘째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Meet Me @ The Altar [Past // Present // Future]

밴드를 소개할 때는 주로, 멤버들이 중심적으로 모이고 활동하게 된 지역을 설명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밴드 Meet Me @ the Altar가 서로 만나게 된 '지역'을 특정하자면 그것은 '온라인'이 될 겁니다. 


2015년, Téa Campbell(기타)이 유튜브에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팝펑크 아티스트의 드럼을 커버한 Ada Juarez의 영상을 보고 밴드를 결성, 보컬이 필요해지자 역시나 유튜브를 통해 구인하게 되면서 Victoria가 합류, 그렇게 지금의 3인조 밴드가 결성된 것인데요.


(*음악도 원격으로 작업했었다고 하네요.)

음악적으로는, 한 매체에서 '팝펑크의 구세주'라고 수사할 만큼 최근 팝펑크 부활의 중심에 서 있는 밴드로, Avril Lavigne 등에 영향을 받은 2000년대의 공기가 아른거리는 팝록, 팝펑크 등을 현 세대의 감수성으로 선보이고 있는데요.


무려 Green Day의 투어에 함께했으며, Paramore의 Hayley Williams가 이들에게 직접 쪽지를 건네주는 등 주요 밴드들의 이목을 사기도 했지요.

이렇듯 주목받고 있는 밴드의 데뷔 앨범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Past // Present // Future]라는 이름의 데뷔 앨범을 여는 첫 트랙은 'Say It (To My Face)'으로, 그 첫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I'm a bi*** and my band is an industry plant' 인터넷 헤이터들을 여유롭게 저격하면서 통쾌하게 시작되는 [Past // Present // Future]는, 거울 앞에서 움츠러진 누군가를 향해 Victoria의 시원한 목소리로 'Kool'을 외쳐주는 3번 트랙('Kool')등 에너지가 넘실 거리는 팝록을 포함해, 노스탤지어를 풍기는 이별 발라드 'A Few Tomorrows'까지 만나실 수 있습니다.


음악적으로는 기존의 밴드들을 계승하고, 현대적으로 구현하고 있지만 Meet Me @ the Altar는 유색인종, 여성으로 구성된 밴드이죠. 실제로 걸출한 록 밴드를 품고 있는 Fueled by Ramen(Paramore, Fall Out Boy 등)과 처음으로 계약한 유색인종 여성 밴드이기도 합니다.


과거의 음악에 헌사를 보내면서 현재와 새롭게 연결하고, 다양한 목소리로 가득 찰 미래를 예견하는 밴드, Meet Me @ the Altar였습니다.


Meet Me @ The Altar 'Say It (To My Face)'


Eliza Rose 'Better Love'

촉망받는 영국의 DJ이자 가수, 음악 프로듀서 Eliza Rose도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지난 해 남부지 않은 뜨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Interplanetary Criminal와 함께한 'B.O.T.A.(Baddest of Them All)'가 런던 클럽신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Glastonbury Festival 2022까지 가게 되고, 8월에는 UK 차트에 오른 뒤 한달 뒤에는 정상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이 기록으로 그는 2000년 Sonique 이후 차트 1위를 한 최초의 여성 DJ가 되었다고 하네요.

'B.O.T.A.(Baddest of Them All)'의 대성공 이후 Eliza Rose가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제목은 'Better Love'로, 빌보드 차트 3위까지 치솟은 PinkPantheress와 Ice Spice의 'Boy's a liar Pt. 2'의 프로듀서 Mura masa가 프로듀싱을 맡은 곡입니다.


Eliza Rose는 이 곡을 발표하면서 Garage(UK)가 자신이 전자음악에 입문한 장르이기 때문에, 레퍼토리에 포함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하는데요. 떠오르는 장르와 프로듀서, 그리고 아티스트가 뭉친 'Better Love'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liza Rose 'Better Love'


slowthai [UGLY]

영국 그라임 신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한 명인 slowthai가 세 번째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반항적인 에너지와 날 것의 목소리, 영국 사회의 계급적인 변화를 포착하는 날카로운 가사들과 정치적인 메시지로 2019년 브렉시트가 터질 무렵 특히 더 주목받은 그는, 일찍이 BBC Sound of 2019 4위에 뽑히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인물입니다.

앨범 커버 속에서 타투로 새긴 문자, [UGLY]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입니다. slowthai에 따르면 'U Gotta Love Yourself'의 약자라고 하죠. 그 뜻이 가리키듯 이번 신보는, 영국의 제도적 불안을 담았던 데뷔 앨범 등에서의 정치적인 코드보다 개인적인 요소에 집중한 트랙들이 눈에 띕니다. (물론 개인과 정치를 구분하는 것부터 문제일 수 있지만요.)


'F*** It Puppet'에서는 마음 속의 어두운 자아와 갈등하고, 'Never Again'에서는 가슴 아픈 사랑의 이야기가 흐르지요. 그러나 slowthai의 거친 에너지는 포스트 펑크에 더욱 영감 받은 그의 랩과 포효를 통해 터져나갈 듯 들려옵니다.


그 자체로 힙합과 록, 두 장르의 팬들에게 특별한 청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UGLY]는, 발매 이후 여러 매체에서 호평받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음악적으로 구현된 그 분노와 정념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따라가보기를 바랍니다.


slowthai 'Never Again'


Manchester Orchestra [The Valley Of Vision]

이름은 Manchester Orchestra이지만 애틀랜타 주 출신인 미국의 밴드인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The Valley of Vision]을 통해서인데요.


여섯 곡이 단단하게 담긴 이번 앨범은 기타가 주도하던 기존의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와는 다른 시도가 보입니다.

1번 트랙 'Capital Karma'부터 섬세한 피아노 소리를 중심으로 Andy Hull의 담백한 보컬을 얹으며 조용하지만 강한 여운을 남기고, 'Letting Go'에서는 투박한 현 소리와 미니멀한 사운드로 특별한 공간감을 선사합니다.


여섯 곡으로 단출하지만 한 곡 한 곡이 꽉 차 있는 이번 앨범은, 멤버들에 따르면 '잘못된 방식으로 작업해 보기('doing things the wrong way)'를 실험한 결과물이자, 해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작업한 결과물입니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자 하는 20년차 밴드의 노력이 느껴지는데요. 하지만, 보컬 Andy Hull의 청정한 목소리와 밴드의 순수한 에너지 만큼은 더 깊어질지언정 변하지 않습니다.


Manchester Orchestra 'Capital Karma'


이렇게 'Capital Karma'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저는 다음 주의 음악들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Meet Me @ The Altar, slowthai, Eliza Rose, Manchester Orchestra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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