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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pr 03. 2023

4월 첫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꽃이 만발하고 있지만 이르게 찾아온 개화 시기에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은 요즘입니다. 그래도 3월까지 달려온 자신에게 주변의 자연을 돌아볼 시간 정도는 허락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한 주의 끝, 3월 마지막 주의 숨겨진 명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lozeak [Gut Feeling]

런던의 2003년생 젊은 싱어송라이터 lozeak이 데뷔 믹스테이프를 발표했습니다. 틱톡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팬층을 형성 중인 그는, 2021년 데뷔 싱글 'Word Vomit'부터 톡톡 튀고 날 선 감정들을 얼터너티브 팝 록에 담아 들려줘왔는데요.


그렇게 보면, 시선을 사로잡는 시그니처 붉은색 머리는 바로 그런 음악들의 상징처럼도 느껴집니다.

지난 31일 발표된 데뷔 믹스테이프 [Gut Feeling]은, 스무살이 된 그가 청년으로 넘어오는 과도기적 시기를 지나며 경험한 다양한 감정이 흐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열여섯 살부터 시작된 결과물로, 그 중 일부는 시간당 4.35파운드를 받고 아이스크림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며 만들기도 했고, 18살이 되어 첫 타투를 하고 만든 곡도 있다고 하지요. 그러니까, 성장하는 과정의 감정들이 배어 있을 수밖에 없는 곡들인데요.

'이 테이프에 있는 모든 곡들은 내가 이 여정에서 느낀 각기 다른 직감(감정)을 대변해요. 내 직감은 내가 성장하는 동안 나 자신이 자신일 수 있게 해줬고, 또 이 빌어먹고 이상한 세상에서 젊은 여성으로 성장하고 발전하고 내 길을 개척하는데 도움 됐죠.' -lozeak

(Every single song on the tape represents a different GUT FEELING I’ve had throughout this journey- my instincts have helped me stay true to myself throughout my growth and experience as a young female growing up- developing and paving my own path in this f***ing weird world.)  


짧게 끝날 수 있는 믹스테이프이지만, 10곡으로 빼곡한 것도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방에 틀어박힌 고립의 경험'을 녹였지만, 캐치한 후렴구를 함께 따라부르고 싶게 하는 'Used To You'를 시작으로, 젊은 목소리 lozeak의 여정에 동참해보시길 바랍니다.


lozeak 'Used Yo You'


Wild Child [End of the World]

Wild Child는 2010년 결성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출신의 7인조 인디 팝 밴드입니다. 오래전, 한 인디 밴드의 백업 뮤지션으로 만난 Kelsey Wilson(리드 보컬, 바이올린)과 Alexander Beggins (리드 보컬, 바리톤 우쿨렐레)가 당시 자연스럽게 같이 곡을 만들게 되면서 서로 합이 잘 맞다고 느꼈고, 그 곡을 녹음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밴드의 기원이었지요.


이후 텍사스 오스틴 지역의 주간지의 '오스틴 뮤직 어워즈'에서 2013-2014년 베스트 인디 밴드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활동하면서 인디팝 팬들과 함께해왔습니다.

그런 그들이 3월 31일, 벌써 다섯 번째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앨범의 타이틀은 [End of the World]입니다.


의미심장한 이 제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거슬러 2021년 텍사스로 향해야합니다. 그해 북미 지역에는 '21세기 최악의 겨울 폭풍'이라고 불리는 대한파가 찾아왔고, 텍사스를 비롯한 선 벨트 지역은 난방에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극심한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저체온증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수백 명이 사망했다고도 알려졌죠.


이번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곡인 'End of the World'는 바로 그 대한파가 끝날 무렵 만들어진 곡입니다. Beggins는 '우리 눈앞에 실시간으로 벌어지고 있는 불안한 사건들을 이해하고 반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음악을 만들게 됐다고 그 기원을 설명했습니다. 나머지 곡들의 일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락다운이 끝난 후 밴드가 다시 모여 만들게 됐다고 하는데요.


다사다난한 세상 한가운데서 만들어진 곡들이지만, Kelsey Wilson의 신성한 보컬은 혼란 가운데에서도 위로를 주고, 사랑과 우울, 불안 등 다양한 주제의 음악이 이어지죠.


이해할 수 없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 그럼에도 세상에 말하기 위해 음악이라는 언어를 꺼내든 Wild Child의 세계는 무너지지 않습니다.


Wild Child 'Dear John'


Katie Tupper 'Comfort'

Katie Tupper는 허스키하면서도 따듯한 목소리로 캐나다를 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신진 뮤지션입니다. 지난해 호평받은 데뷔 EP [Towards The End]를 비롯해 주로 R&B와 인디 소울을 결합한 음악을 들려줬는데요.


지난 30일 공개된 신곡 'Comfort'는 이번 봄 발매를 예고한 데뷔 앨범의 선공개 싱글입니다. 안정감을 주는 미디어 템포 위로 Katie Tupper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이어지다 후렴구에서 스타카토로 구사되며 지루함을 덜어냅니다.

청정한 Tupper의 목소리와 멜로디는 행복하게도 느껴지지만 가사는 '나를 알아주지 못하는 상대'를 향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Katie Tupper의 말을 정리하자면, 그는 자신과 매우 친밀했던 한 사람에 관한 감정을 풀기 위해 이 곡을 쓰게 됐고, 그 사람과 우정 이상의 관계를 나눌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그것조차 운이 좋다고 느꼈다고 설명했지요.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면 Katie Tupper의 'Comfort'가 봄날의 청정한 위로가 될 수 있을 거예요.


Katie Tupper 'Comfort'


Devon Gilfillian 'Right Kind Of Crazy'

내슈빌 기반의 떠오르는 소울 싱어송라이터 Devon Gilfillian을 아시나요? 


2016년 가스펠에 영향 받은 블루스 록을 담은 데뷔 EP를 발매한 그는, 4년 뒤 메이저 레이블 데뷔 앨범 [Black Hole Rainbow]로 소울풀한 퍼포먼스와 작곡 능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이 앨범이 2021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 논클래시컬 부문'에 오르면서 그 인지도를 더욱 넓혀왔는데요.


오는 4월 7일 두 번째 앨범 [Love You Anyway] 발매를 예고해 다시금 주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Right Kind of Crazy' 역시 [Love You Anyway]의 한 조각인 선공개 싱글입니다. 90년대-00년대 R&B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와, 관능적이면서도 절제된 Devon Gilfillian의 보컬, 강렬한 일렉트로닉 드럼 비트의 흐름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이제 곧 발표될 [Love You Anyway]는 실제로 어린 시절 좋아했던 힙합, 그리고 로컬 밴드로도 활동했던 아버지의 소울의 흔적 등이 묻어날 것이 예고됐는데요. 덧붙여, 흑인 뮤지션들의 음악과 그 정신을 자신의 스타일로 이어가는 Devon Gilfillian은 지난 2020년에는 Marvin Gaye의 'What's Going On'을 커버해 주목받기도 했었죠.


이 기사가 나가는 4월 1일은 Marvin Gaye의 기일이기도 하지요. Devon Gilfillian에게 관심이 생겼다면, 'Right Kind of Crazy'와 함께 그가 부른 Marvin Gaye의 음악까지 만나보면 어떨까요?


Devon Gilfillian 'Right Kind Of Crazy'


이렇게 'Right Kind Of Crazy'까지 만나봤습니다. 4월의 초입은 유난히 음악계의 그리운 이들이 많이 떠오르는 시기이기도 하지요. 소개한 신곡들과 함께 기일을 맞은 뮤지션들의 음악도 함께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저는 다음 주의 신곡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lozeak 인스타그램, Katie Tupper, Devon Gilfill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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