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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pr 24. 2023

4월 넷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오락가락하는 날씨처럼 좀처럼 마음을 추스릴 수 없는 한 주였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한 주의 끝, 4월 넷째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Mia Wray 'Monster Brain'

호주에서 전도유망한 싱어송라이터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Mia Wray는, '나이답지 않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데뷔 초부터 1995년생답지 않은, 소울에 영향받은 깊은 목소리가 바로 그 이유였지요.


실제로 그는 2010년대 초반부터 블루스/포크 뮤지션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면서 독립적으로 음악을 발표해왔는데요. 공식적인 데뷔 싱글은 2020년 'Work for Me'로, 브라스, 퍼커션, 건반이 어우러지면서 보컬이 폭발하는 이 곡은, Adele과 Florence Welch가 연상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고 하지요.


국내에서는 로맨스 영화 '미드나잇선'의 인상적인 OST 'Where I Stand'로 제법 알려진 Mia Wray는 현재는 데뷔 초반 보다 팝적인 음악을 구사하면서 그 지분을 해외로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대받아온 Mia Wray이지만, 이번 신곡 'Monster Brain'은 그동안 그가 지나온 정신 건강을 위한 투쟁의 시간이 담긴 곡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Mia Wray가 투쟁의 시간 동안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주던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곡이라고 하는데요.


창작 의도는 앨범 커버에 더욱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알록달록한 포스트잇들이 Mia Wray가 기대 있는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을 텐데요. 각 쪽지에는 고마움과 사랑의 언어들이 담겨 있지요. 실제로 그는 한 투어에서 관객들에게 '자기 자신을 서포트 해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말하는 포스트잇을 준비해오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고 하네요.


정신건강이 전세계적인 화두가 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즘입니다. 오늘은 'Monster Brain'을 들으며 주변의 고마운 이를 떠올리거나, 내가 먼저 주변의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봐도 좋겠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Mia Wray의 목소리가 담긴 'Monster Brain'였습니다.


Mia Wray / Monster Brain


New West [homecoming / in my city]

캐나다 토론토의 New West를 알고 있나요? 작곡가, 엔지니어, 연주자 등으로 활동하던 Noel West, Kala Wita, Vella, Ben Key로 이뤄진 음악 집단으로, Noel West를 중심으로 멤버들이 서로 연결되고 서로 케미스트리를 이뤄내면서 2017년 결성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2019년, 어쿠스틱 기타와 부드러운 피아노 기반의 'Those Eyes'가 틱톡에서 관심을 끌고 스트리밍 플랫폼을 강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청취자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음악적 배경을 가진 멤버들인 만큼, 모든 음악을 직접 작업하고 있는 New West인데요. 이렇듯 시그니처 음악으로 전 세계 청취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이들이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차분한 건반 소리로 시작돼 누군가를 깊게 그리워하는 마음을 고조되는 사운드와, 공간에 빗댄 'in my city', 그리고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시간을 되짚으며 돌아갈 것이라고 읊조리는 'homecoming'이 그 주인공인데요.


고조되는 사운드가 절절함을 자아내는 순간에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나며, 신곡 두 곡이 공유하는 정서가 다른 듯하면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듯합니다. 지금 애타게 그리운 누군가가 있다면 New West의 음악이 필요할 때입니다.


New West / in my city


Alaska Reid 'She Wonders'

Alaska Reid는 일렉트로닉, 컨트리에 영향 받은 인디 록 사운드와, 문학적인 스토리텔링이 뚜렷한 음악을 매력적으로 구사할 줄 아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입니다.


1996년생이지만, 그의 경력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14세에 이미 직접 작곡한 노래로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했고, 밴드를 결성했으며, 어린 나이부터 공연을 시작하면서 한 명의 뮤지션으로 진지하게 대우받지 못했었던 시스템 역시 여러 차례 언급해왔지요.

그렇게 치열한 경력을 가진 Alaska Reid가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묵직한 베이스와 기타의 대조가 인상적인, 80년대 중반 신스웨이브를 연상케하며 시작되는 'She Wonders'가 그 주인공입니다.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이 곡은, 언더그라운드의 스타덤에 오른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반영하고 있는 듯합니다. 문학적인 선명한 이미지와 대화, 독백은 멋져보이는 인디 뮤지션의 이면의 고단함과 피로를 느끼게 하지요.


이를테면, 곡의 후반부 한 남자가 이렇게 묻습니다. '무대에 있으면 록스타가 된 기분인가요?' 그리고 여자는 대답합니다. '그건 절대 영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가사 속 여자는 자꾸만 궁금해합니다. '다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매캐한 매연을 헤치고 함께 투어를 향하는 기분이 드는, 'She Wonders'. 그가 던지는 질문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만나보세요.


Alaska Reid / She Wonders


Jain [The Fool]

Jain은 프랑스의 싱어송라이터이지만, 그의 세계와 음악에는 정해진 국경이 없는 듯합니다.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마다가스카르계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를 떠나 두바이, 포완트 느와르, 아부 다비, 그리고 다시 파리에 돌아오는 등 다양한 땅을 밟으며 성장했는데요.


음악을 좋아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에서 드럼, 아랍 퍼커션, 음악 프로그래밍 등을 배웠고, 이후 아프리카 리듬부터 소울과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가 섞인 음악들로 큰 호평을 받게됩니다.


특히 Jain이 어머니에게 크게 영향 받아 만든 2015년 데뷔 앨범 [Zanaka]는 전세계적으로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지요.

그런 그가 새 앨범 [The Fool]로 돌아왔습니다. 이 앨범은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그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는 앨범입니다. 애초에 'The Fool'이라는 앨범명은 타로카드에서 말하는 '바보 카드'의 상징적인 의미를 빌려온 듯하는데요.


타로카드에서 0번에 위치한 '바보' 카드는, 그 뜻에서 느껴지는 부정적인 뉘앙스와는 다르게 '자유', '새로운 시작', '가능성'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포함합니다. 이에 대한 Jain의 해석을 가져오자면 '기꺼이 바보가 되지 않는 한 어떤 종류의 여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보 카드가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요.


그래서 Jain은 앨범과 동명의 1번 트랙 'The Fool'에서 아슬아슬한 줄 위를 걷고 있지만 넘어지는 것이 두렵지 않으며, 달 위에서 춤추고 있다고 노래하지요. 아랍 타악기부터 일렉트로닉, 아프리카 리듬과 소울, 힙합 등 수많은 장르를 가져오던 Jain을 익히 알고 있던 분들이라면 보다 팝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1번 트랙을 시작으로 마지막 트랙 'Goodbye'까지, 11곡이 담긴 Jain의 세계는 각각의 색으로 빛납니다.


Jain / Cosmic Love


이렇게 'Cosmic Love'까지 만나봤습니다. 4월,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요즘입니다. 혹시 주변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면 함께 슬픔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새로운 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Jain, Mia Wray, New West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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