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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May 03. 2023

4월 마지막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숨만 쉬었는데, 벌써 5월이 목전입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는 끝나지 않은 법, 마지막 남은 4월의 시간 소중하게 보내봅시다. 그럼, 한 주의 끝, 4월 마지막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챤미나 (CHANMINA) [Naked]

챤미나 (CHANMINA)는 (국내에서는) '일본판 고등 래퍼' 라고 자주 소개되는 '고교생 RAP 선구권'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뒤, 톡톡 쏘는 도발적이고 트렌디한 랩과 캐릭터로 주목받아온 한국계 일본 래퍼이지요.


2017년 그의 데뷔 EP [未成年(MISEINEN)]는 아이튠즈 힙합 차트 1위, 아이튠즈 앨범 종합 차트 3위를 기록했고, 현재는 10억 번이 훌쩍 넘는 스트리밍을 기록하면서 ASH ISLAND 등 국내 아티스트들 뿐 아니라 Doja Cat 등 팝스타들과 협업하는 가장 트렌디한 일본의 래퍼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1998년생이지만 치열하게 음악활동을 해왔던 그가 벌써 네 번째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제작한 곡을 중심으로 한 이번 앨범은 [Naked]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워너뮤직재팬과의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꾸미지 않은 맨몸의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동시에, 단지 음악을 하고 싶었던 '맨몸의 마음'이 묻어나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앨범은 17개의 트랙으로 빼곡합니다. 그리고 '음악을 좋아했던 자신을 잊고 살았던 것에 관한 참회의 곡'인 1번 트랙 'Good'으로 시작 (챤미나 (CHANMINA) 피셜), 결국 '나는 괜찮지 않다'고 꾸밈없이 언설하는 'I'm Not OK'로 문을 닫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꾸미지 않은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이번 앨범의 또 다른 포인트는, 그래서 그가 본격적으로 한국어, 일본어, 영어 이 세 언어를 자유롭게 섞고 있다는 점입니다. (*'Mirror', 'Wake up call', '444' 등) 사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를 둔 그는 어린 시절 발레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일본, 미국 세 나라를 오가며 언어를 습득한 다언어 사용자입니다. 때문에 그는 자신에게는 '세 가지 언어가 하나'와도 같고 그렇게 삼중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 일본어로만 작사할 때 표현할 수 없던 부분을 표현할 수 있게 하며, 그래서 오히려 더 자신 다운 모습을 담게 한 것 같다며 돌이켜 설명했습니다.


말하자면, 이번 앨범은 한국인이자 일본인인 챤미나 (CHANMINA)의 경계적 정체성, 또 스타이자 20대 청년인 그의 현재가 이질감 없이 담긴 작품인 듯합니다. 바로 챤미나 (CHANMINA) 그 자신이 그렇기 때문이지요.


[Naked]라는 제목처럼 여러모로 해방감을 느끼게 하는 이번 앨범. 그를 모르고 있었다고 해도, 알고 있었지만 소홀했었다 해도 흥미롭게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챤미나 (CHANMINA) / Sunflower


Dagny 'Heartbreak In The Making'

국내에서도 사랑받는 노르웨이의 싱어송라이터 Dagny가 새 싱글로 돌아왔습니다. 'Heartbreak In The Making'이라는 제목의 이번 싱글은, 그 제목과는 다르게 산뜻하고 시원한 Dagny의 보컬과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가사는 위험을 감수하고 개방적으로 관계에 뛰어들 때의 불가해한 감정을 다루고 있다고 하는데요. 또한 이번 싱글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다가오는 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싱글이라고 합니다. 노르웨이 팝 퀸 Dagny의 새로운 행보를 줄서서 기다려봅니다.


Dagny / Heartbreak In The Making


mindfreakkk 'Once Upon The End'

mindfreakkk은 주로 신스팝과 시티팝에 영향받은 음악을 구사하는 태국의 인디팝 뮤지션입니다. 대표곡으로는 태국에서 호성적을 거둔 'Pluto Bay'와, 본격적으로 작곡에 도전했다는 'Have You Ever' 등이 있지요.


mindfreakkk은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말보다 더 쉽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자기 인식, 자존감, 또는 기본적으로 정신 질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가사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mindfreakkk'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아마도 이 맥락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신곡 'Once Upon The End' 역시, 달큰한 신스팝이 일렁이는 곡입니다. 밤바다 위로 돌고래 떼가 뛰어노는 아름다운 커버 이미지처럼 통통 튀면서도 설레는 신스 소리가 인상적입니다.


평소 음악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이번 창작 역시도 특별한 구상에서 시작했습니다. 'Once Upon The End'라는 제목처럼, '세상을 떠나기 전, 삶의 끝에서 기억에 남길 수 있을 만한 일을 한다'는 콘셉트로 곡을 만들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 배경을 알고 곡을 들으면 평범한 가사가 더 의미심장하게 들려옵니다. (We say goodbye and hello to our friends) 하지만 노래와 가사는 결코 어둡지도, 우울하지도, 슬프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따뜻하다고 할까요?


mindfreakkk이 삶의 끝에서 상상한 일은 무엇이었을지. 곡을 들으면 그 광경이 펼쳐질 겁니다.


mindfreakkk / Once Upon The End


Spider [HELL OR HIGH WATER (Explicit Ver.)]

Spider는 알트팝 뮤지션이지만, 어린 시절 아침저녁으로 들은 것은 가스펠이었습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나이지리아계 가톨릭 가정의 영향 때문인데요. 하지만 우연히 Gwen Stefani의 음악을 발견하면서 취향의 변화를 겪게 됐죠. 


하지만 엄격했던 부모님이 얼터너티브 음악 등 다양한 음악을 들으려는 행동을 제한했고, 콘서트에도 갈 수 없었다고 하지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되면서 음악 커뮤니티를 찾고 갈증을 해소한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을 추구하려고 했으나 난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일랜드의 음악 신은 그에게 좁게 느껴졌고, 때문에 런던으로 넘어갔지만 그곳에서는 흑인 여성의 음악을 R&B로만 묶어두려는 남성 프로듀서들의 영향을 받아야 했으며, 설상가상으로 팬데믹이 터진 탓이지요.

하지만, 많은 음악가들이 그렇듯 그 시기 틱톡에 쏠린 관심이 돌파구가 됐습니다. 그가 올린 'Water Sign'이라는 곡이 틱톡에서 흥하면서 다시금 음악에 집중하게 됐고, 이제 비백인으로서 산업의 문제점을 말하며 성장하는 뮤지션이 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27일, Spider의 데뷔 EP [Hell or High Water]가 발매됐습니다. 다섯 곡이 담긴 이번 EP에서는 그의 문제의식이 담긴 트랙 ('GROWING INTO IT') 등을 포함해 퍼지한 기타와 묵직한 베이스, 그리고 달콤한 목소리와 그렇지 않은 가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삶을 개척하며 신을 바꾸는 Spider가 궁금하다면 링크를 따라가보세요.


Spider / GROWING INTO IT


이렇게 'GROWING INTO IT'까지 만나봤습니다. 남은 4월, 음악과 차분히 마무리할 여유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럼, 다음 주 신곡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챤미나 (CHANMINA), mindfreakkk, Dagny 페이스북, Spider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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