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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Jun 05. 2023

6월 첫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밴드 음악에 손이 가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음악을 듣고 있나요? 그럼, 한 주의 끝, 6월 첫째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The Aces [I've Loved You for so Long]

어느덧,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미국의 얼터너티브 팝 밴드 The Aces 이야기인데요. 밴드 The Aces의 시작은, 공식적으로 2016년으로 기록됩니다. 첫 싱글 'Stuck'이 발표된 해인데요. 이 곡은 이듬해 Billboard Alternative Songs 차트 38위에 올랐으며, 밴드는 2018년 '빌보드 주목해야 할 아티스트' 목록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메인스트림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4인조 밴드가 '결성'된 건, 그보다 훨씬 전인 2008년의 일로, 미국 유타주의 청소년이던 멤버들이 이웃의 차고와 부모님의 지하실을 빌려 음악을 했던 것이 그 시초이지요.

이번 3집 [I've Loved You For So Long]은, 그 오랜 시간을 지나며 밴드가 거친 사연과 감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앨범입니다. 지난 2020년, 호평받았던 두 번째 앨범의 투어 계획이 팬데믹으로 난항을 겪으며 느낀 불확실함과 트라우마 속에서 쌓여진 기록이며, 동시에 이 앨범은 더 시간을 거슬러, 매우 종교적인 도시인 미국 유타주에서 퀴어 10대로 자랐던 멤버들의 성찰, 그리고 자신들의 뿌리를 되돌아보는 가운데 탄생한 앨범이기도 합니다.


멤버 Cristal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공황이 심해졌고, 그 원인을 파악하려는 가운데 자신이 여전히 유타주에서의 기억에 영향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었다고 하네요.

이렇듯 뿌리로의 돌아감은 음악에서도 느껴집니다. 멤버들이 이번 앨범을 과거 부모님의 지하실에서 연주하던 것들의 '더 성숙하고 정제된 버전'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로, 때문에 음악은 1, 2집과는 또 다르게 보다 더 그들이 어린시절 본능적으로 이끌리던 음악들에 가닿고 있지요.


하지만 아마도 가장 빛나는 부분은 한 곡 한 곡에 담긴 멤버들의 좌절과 성장, 그리고 솔직한 대면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입니다. 유타주의 10대를 지나왔기에 쓸 수 있었을 'Girls Make Me Wanna Die (Edited Ver.)', 그리고 곡을 쓸 때는 로맨틱한 관계를 떠올렸지만 결국은 '밴드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만들었다는 타이틀 트랙 'I've Loved You For So Long'의 사연까지.


'뉴욕에서 처음 음반을 냈을 때를 떠올려봤어요. 지하실에서 기타 코드를 고르고, 함께 세계 투어를 하는 것까지.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어요. 인생과 관계. 좋은 것과 나쁜 것 사이 비틀거릴 때, 그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밴드가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혼란스러운 세상 속 일관된 유일한 것. 그 어떤 것도 이 밴드를 사랑하는 것처럼은 사랑해본 적 없다는 걸 알게됐어요. 그리고 항상 생각해요. 영감이 무뎌지고, 모든 것에 의문을 품던 시간이 지나도 이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는 걸.'

- The Aces, Cristal Ramirez  


10대에서 20대 중반이 된 지금, 멤버들의 성장, 그리고 그 중요한 지지 공간이자 정체성이었을 밴드에 대한 애정이 담긴 [I've Loved You For So Long], 아래 링크를 따라 만날 수 있습니다.


The Aces / I've Loved You For So Long


Aidan Bissett 'Bloom'

Aidan Bissett은 현재 주목받고 있는 플로리다 기반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2020년 싱글을 공개한 이래, 2022년 데뷔 EP로 찬사받더니 현재는 Valley와 함께 미국 투어 중이며, 오는 8월에는 페스티벌 Lollapalooza 데뷔를 앞두고 있는, 떠오르는 뮤지션이지요.


대표곡인 'Out of My League', 'A Song for Her' 등에서처럼 사랑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를 얼터너티브 팝을 중심으로 풀어내면서 팬들을 모으고 있는 Aidan Bissett인데요.

이번에 공개된 신곡 'Bloom'은 바로 그를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예시가 될 듯합니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일정한 템포로 시작되는 뉴웨이브 향수를 자아내는 이 곡에서, Aidan Bissett은 단순하면서도 낭만적인 가사로 분위기를 잡아갑니다. 이제 막 20대가 됐지만 나이답지 않은 묵직한 목소리와 보컬 컨트롤 능력 역시 매번 놀라움을 선사하고요.


Aidan Bissett은 SNS를 통해 이 곡이 자신의 지금까지 곡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인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만개하고 있는 Aidan Bissett의 재능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Aidan Bissett / Bloom


Your Crush 'Haunt Me'

캄보디아-일본계인 Yan과 일본-한국-오키나와계인 Kahn. 영화계에 뿌리를 뒀으며, 공통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이던 두 사람이 만난 건 하와이의 한 영화 세트장에서였습니다. 두 사람이 비슷한 음악적 관심사를 공유하게 되면서 듀오 Your Crush가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2022년 EP [Strawberry Sheets]로 가장 잘 알려진 이들의 음악은 흔히 소프트팝, 하이틴 팝 등으로 표현되는데요. 우울하지만 멜로디컬하고, 그와 대조되는 경쾌한 악기 연주가 청자들을 기분 좋게 끌어당깁니다.

이번에 공개된 신곡 'Haunt Me'는 2000년대 초 팝록 사운드를 소환하는 달콤하고도 씁쓸한 곡입니다. 이런 감성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멤버 Yan의 경험에서 영감 받은 이 곡은 '전 연인이 디즈니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것을 알게 되어서 더욱 쓰라린 마음과 상심이 깊어지는 이야기'가 담겨있다고 하지요. 


Your Crush라는 이름 속 'Crush'의 단 맛과 쓰린 맛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는 듯한 'Haunt Me'였습니다.


Your Crush / Haunt Me


Body Type [Expired Candy]

'또 밴드 소개야?'라고 말씀하실 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또 다른 밴드의 신보를 소개합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4인조 밴드 Body Type의 두 번째 앨범 [Expired Candy]가 많은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인데요. (음악 잡지 NME에서는 별 다섯 개를 부여했네요.)

이번 앨범 [Expired Candy]는 이들이 지난 해 찬사받았던 데뷔 앨범 이후 1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입니다. 앞 앨범과의 간격은 1년이지만, 앨범의 준비 기간은 무려 3년입니다. 데뷔 앨범 발매가 팬데믹으로 밀리면서 멤버들이 실질적으로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한 건 2020년부터였다고 하네요.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을, 그것도 '팬데믹' 기간을 거친 앨범이지만, 멤버들은 아무것도 계획할 수 없던 시기였기에 더 음악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덧붙여, 임포스터 증후군에서 벗어나 '재미있게 연주에 집중'하려는 마음가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주관적인 평이지만, 단순하게 번역하자면 '유통기한이 지난 캔디'라는 그 타이틀처럼, 열 세 트랙이 담긴 이번 앨범은 불온하지만 달콤해서 계속 입 안에 굴리게 되는 묘한 매력과, 단맛과 신맛을 자유롭게 오갑니다.


이를테면, 1번 트랙 'Holding On'에서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위로를 주지만, 리드싱글인 'Miss The World'는 더욱 왜곡되고 전투적인 사운드와 가사로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riot grrrl의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앨범의 끝으로 가 12번 트랙 'Dream Girls'에서는 밴드의 기원을 노래하며 멤버들의 두 번째 여정에 의미를 더합니다.


첫 앨범 보다는 더 팝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오히려 더 Body Type에 가까워진 듯한, 불온하고 달콤한 앨범. '밴드'의 표상을 바꾸고 있는 Body Type의 노래는 아래에 있습니다.


Body Type / Holding On


이렇게 'Holding On'까지 만나봤습니다. 산뜻한 6월의 시작을 응원하면서 그럼, 다음 주의 신곡으로 찾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Aidan Bissett 인스타그램, Body Type, The Aces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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