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뮤직 트렌드
한 해의 절반을 넘어가는 6월의 중순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과 기 싸움을 하기 보다는 하루하루 착실히 누리며 살아가는 게 정답인지도 모르겠네요. 이를 위해서 음악 만큼 좋은 것도 드물겠죠? 그럼, 한 주의 끝, 6월 셋째 주의 숨겨진 곡은 어떤 곡일지, 히든트랙 시작하겠습니다!
Pixey, Tayo Sound 'Daisy Chain'
영국의 주목 받는 두 뮤지션이 반짝이는 여름 음악을 위해 뭉쳤습니다. 대표곡 'Cold Feet'를 비롯해 사운드클라우드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Tayo Sound, 그리고 리버풀의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멀티연주자인 Pixey가 그 주인공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부른 이번 신곡 'Daisy Chain'을 아래 링크에서 재생하면 도입부부터 90년대 말 2000년대 노스탤지어를 풍기는 비트가 와락 덮쳐올 텐데요.
실제로 1999년 발표된 캐나다의 밴드 Len의 'Steal My Sunshine'을 샘플링해서 제작한 영향으로, Pixey는 평소 이 곡을 좋아해서 늘 오마주하고 싶어했다고 하네요.
'Daisy Chain'를 탄생시킨 Pixey는 평소 반짝이는 브레이크 비트와 리버브 먹인 기타 연주, 그리고 노스탤지어 한 두 방울이 담긴 음악들로 주목받아왔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신곡은 Pixey를 소개할 수 있는 완벽한 곡이 아닐까 합니다.
세기말의 뜨거운 태양을 재해석한 Pixey의 여름 송은 아래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Pixey, Tayo Sound / Daisy Chain
CHAI 'PARA PARA'
2012년 일본 나고야시에서 결성된 밴드 CHAI는 스스로를 '네오 카와이' 밴드로 소개합니다. '네오 카와이'의 네오(NEO)란, 다수의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어로 'ニュー・エキサイト・ オンナバンド'의 앞자리를 따와 조합된 단어로, 그 본 뜻을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하면 '뉴 익사이팅 여성 밴드'를 의미합니다.
동시에, 네오라는 접두어의 어원이 '근대', '후기의'라는 걸 고려해보면, '네오 카와이'란 '카와이'(かわいい, 귀엽다)를 새롭게 정의하겠다는 의지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멤버들은 '네오 카와이'란 '새로운 개념의 귀여움'을 명명한 단어라고 설명하는데요. 인터뷰를 정리해서 설명하면, 전통적인 기준의 귀여움과 미의 기준, 그러니까 '날씬하고, 커다란 눈' 등에서 벗어나 '모든 사람이 귀엽다'는 기조 아래에서 '카와이'를 재정의하겠다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이지요.
이렇듯 틀을 깨는 태도처럼, CHAI의 음악은 2021년 [WINK]를 비롯해 유려한 연주를 넘어 새로운 감각으로 호평받았는데요. 국내의 새소년, 빈지노 (Beenzino), 또 영국의 밴드 Superorganism 등과 협업하며 세계의 음악 팬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유일 겁니다.
그런 CHAI가 오는 9월 22일 셀프 타이틀 앨범을 예고하면서, 신곡 'PARA PARA'를 발표했습니다. 매체들에 따르면, 이번 곡은 90년대 일본을 휩쓴 'para para 투 스텝 댄스' 열풍에 영감 받은 곡이라고 하는데요. 때문에 멤버들은 '이 노래에는 깊은 의미가 없'으며 '춤에 관한 것뿐'이라는 쿨한 설명을 덧붙이기도.
흥미로운 점은 음악 역시 일본의 80년대를 장식한 시티팝을 중심으로 펑크, 디스코가 담기면서 밴드의 뿌리인 일본 문화의 복고적인 감각도 일깨운다는 것인데요. '카와이'를 새롭게 정의하는 CHAI가 자국의 문화를 어떻게 재해석하지는 않을 런지, 새 앨범이 기대되는 순간입니다.
Butcher Brown 'I Can Say To You (Single Edit)'
재즈, 힙합, 소울, 펑크, R&B를 아우르는 음악을 선보이는 미국의 재즈 퓨전 그룹 Butcher Brown이 지난 해 호평받은 [Butcher Brown Presents Triple Trey] 이후 1년 여 만에 새 앨범 소식을 밝히며 신곡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는 10월 6일 발매를 예고한 새 앨범 [Solar Music]의 첫 번째 리드 트랙 'I Can Say To You'가 그 주인공입니다.
곡 소개에 따르면, '현실적일 뿐 아니라 일종의 공허한 희망'의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그 의도를 피처링으로 참여한 Vanisha Gould가 제대로 구현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You'll find your way'라는 희망적이어 보이는 가사를 낮고 허스키한 보컬로 담담하게 표현하면서 곡의 최면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가지요.
'I Can Say To You'와 마찬가지로, 다가오는 새 앨범에는 래퍼 Pink Siifu부터, 기타리스트 Charlie Hunter를 비롯해 Braxton Cook, Jay Prince, Nappy Nina, Keyon Harrold, Michael Millions 다양한 장르의 게스트가 함께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경계 없는 밴드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먼저 만나보시죠.
Butcher Brown / I Can Say To You (Single Edit) (Feat. Vanisha Gould)
Stephanie Poetri 'Astrologically Illogical'
성격을 유형화한 MBTI의 유행이 최근에는 상대와 내가 잘 맞는지 안 맞는지, 그러니까 '궁합을 보는 도구'(?)로까지 진화되고 있는 요즘인데요. 국내를 넘어 외국에서는 MBTI가 아닌 '별자리/점성학'으로 한 사람의 성격을 점치거나, 궁합을 보는 문화가 예나 지금이나 활발해왔었지요.
'멜론 좋아요 수 9만'에 빛나는 'I love you 3000'의 인도네시아 출신 싱어송라이터 Stephanie Poetri는 바로 그 '별자리 궁합'에서 영감을 받아 신곡을 발표했습니다.
'Astrologically Illogical'라는 제목의 이번 신곡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별자리 궁합도 거스를 수 없는 사랑'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합니다. 무슨 사연인고 하면, 5월 20일 생으로 황소자리인 Stephanie Poetri는 지금의 파트너가 물병자리여서 점성학적으로는 좋지 않은 궁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Poetri의 결론은 확실합니다. 경쾌한 인디팝/록 사운드 위로 그는 이렇게 강렬하게 외치고 있으니까요. 'Fu** the constellations'! (*constellation 별자리)
별자리든, MBTI든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사랑의 이야기. 그리고 새로운 장르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Stephanie Poetri의 신곡은 아래에 있습니다.
Stephanie Poetri / Astrologically Illogical
이렇게 'Astrologically Illogical'까지 만나봤습니다. 점점 높아지는 기온을 조심하시기를 바라면서 그럼, 저는 새로운 곡들과 돌아올게요!
사진 출처| Pixey, Butcher Brown, Stephanie Poetri, CHAI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