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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lon Aug 21. 2023

8월 셋째 주, 해외 숨은 신보를 찾아서

해외 뮤직 트렌드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사랑을 해야지.'


한국 대표 밴드 자우림은 지난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서 이렇게 말하여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었었지요. 하지만 그런 사랑, 쉽게 구할 수 없다면, 좋은 음악이라도 들어보면 어떨까요? 그럼, 한 주 동안 어떤 숨겨진 신곡이 찾아왔을지, 히든트랙 시작합니다!


Tessa Violet 'Play With Fire (feat. Frances Forever)'


- SNS 정조준! 달콤 살벌한 팝 음악

1990년생인 Tessa Violet은 17살 때 브이로그를 시작한 이래, 비디오 블로거로 활동하며 마니아 팬들을 모아왔습니다. 그런 그가 운명의 변화(?)를 맞이한 건 스물 세 살. 친구가 집에 버려둔 기타를 집어들게 되면서였습니다.


본래 음악에 호기심이 있었다는 그는 처음으로 연주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첫 앨범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하지요. 그렇게 완성된 앨범 [Maybe Trapped Mostly Troubled]는, 2014년 빌보드 Heatseekers 차트에서 10위로 데뷔하면서 Violet은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이어왔는데요.


이후 꾸준히 개성 있고 중독성 있는 음악들을 선보이며 '인디팝 센세이션'으로 소개되고 있는 Tessa Violet입니다.

사진=Frances Forever

오늘 소개할 신곡, 'Play With Fire (feat. Frances Forever)'는, 그런 Tessa Violet이 지난 7월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앨범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은 동명의 트랙을 동료 Frances Forever와 함께 재해석한 곡입니다.


통통 튀는 기타 리프와 듣기 좋은 달콤한 팝 사운드 위로, 두 사람의 대담하고 도발적인 가사가 오가면서 개성을 더하는데요. Tessa Violet의 독특한 목소리와 Frances Forever의 말하는 듯한 재치있는 보컬 표현 역시 듣는 맛을 더합니다.


함께 노래하는 Frances Forever는 2020년 'Space Girl'이 음악 플랫폼에서 흥하면서 잘 알려진 1999년생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이지요. MZ세대가 픽한 두 사람의 캔디처럼 달콤 끈적한 신곡, 'Play With Fire'였습니다.


Tessa Violet /  Play With Fire (feat. Frances Forever)


Aluna [MYCELiUM]


- 소수자를 연결하는 댄스 뮤직의 힘, [MYCELiUM]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한 영국의 일렉트로닉 듀오, AlunaGeorge의 보컬 Aluna(알루나)의 두 번째 솔로 정규 앨범이 드디어 국내에도 발매됐습니다.


[MYCELiUM]이라는 제목의 앨범으로, 총 열 네 개 곡을 오가며 댄스 뮤직의 면면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TSHA, MNEK, Jayda G, Kareen Lomax 등 댄스 음악을 이끌어갈 뮤지션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원초적인 테크노사운드에 기댄 'Kiss It Better'를 비롯해, 댄스가 이끄는 발라드 'Running Blind' 등. 다양한 댄스 음악들이 숨 쉬면서 장르 안팎으로 흑인의 정체성과 LGBTQ 문제까지 그려내는 것이 바로 그 근거이지요.

앨범 명 [MYCELiUM]의 본 뜻인 'Mycelium'은, 번역하자면 '균사체'입니다. 앨범 소개에 따르면 이는 '자연의 구조를 이루고 있는 세포들의 네트워크'를 가리키며, 이 앨범은 이렇듯 모든 것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에 영향을 받은 프로덕션이라고 하는데요.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견을 보태보자면 핵심은 '네트워크' 즉 '연결'이 아닐까 합니다. 흑인의 품에서 발원한 '댄스 뮤직'이라는 장르를 매개로 음악 산업 속에서 흑인을, 그리고 소수자들을 연결하고 숨 쉬게 하는 네트워크로서의 음악 말입니다.


백인 중심의 음악계에서 소수자를 연결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Aluna의 [MYCELiUM]이었습니다.


Aluna, Kareen Lomax, Tchami /  Running Blind


Sufjan Stevens 'So You Are Tired'


- 당신은 지쳤어, 그러니 쉬어요. Sufjan Stevens의 조용한 위로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OST를 통해 국내에서도 크게 알려진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Sufjan Stevens이 오는 10월 새 정규 앨범 발표를 예고하며 선 공개곡을 발표했습니다.

'So You Are Tired'라는 제목의 첫 번째 싱글은, 잔잔한 피아노 소리로 문을 열어 Sufjan Stevens 특유의 미세한 솜 털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어집니다.


이후 어쿠스틱 기타와 퍼커션, 그리고 백보컬이 쌓이더니, 곡은 마침내 '그래서 당신은 지쳤어요. 그러니 머리를 기대 쉬어요.' (So you are tired of me / So rest your head)라는 위안의 가사로 청자의 마음에 파동을 남깁니다.


자극적인 사운드 한 점 없이 어찌할 도리 없이 빠져들 듯한 이번 곡은, 그의 대표곡인 'Mystery of Love' 등을 떠올리게 하는데요. 2020년 발표한 [The Ascension]에서 선보인 일렉트로닉 중심의 작업과는 다르게 간소한 악기와 담백함으로 돌아온 Sufjan Stevens의 도래를 알리고 있습니다.


이 곡을 시작으로 공개될 그의 새 앨범 [Javelin]은, 총 10개의 트랙으로 이뤄졌으며 오는 10월 6일 발매 예정입니다.


Sufjan Stevens / So You Are Tired


Fran Lobo [Burning It Feels Like]


- 타오르는 음악의 초상. 전형성에 도전하는 Fran Lobo

주목받고 있는 런던의 싱어송라이터, Fran Lobo가 데뷔 앨범 [Burning, It Feels Like]를 발표했습니다.


이 데뷔 앨범이 발표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5년 상찬 받은 첫 EP [Beautiful Blood] 이후 무려 8년이 지난 뒤 도착한 데뷔 앨범이기 때문인데요. 그 동안 Fran Lobo는 프렉탈 멜로디와 강렬한 드럼, 그리고 피아노 발라드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의 EP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 18일 마침내 발표한 데뷔 앨범은, Fran Lobo이 보내온 8년의 시간과 경험이 스며들어 있는 듯합니다. Lobo가 작곡 및 프로듀싱한 총 열 개의 트랙은, 불협화음 같은 전자 사운드부터 웅장하고 장엄한 오케스트라. 장르적으로는 포스트 펑크에서 로파이, 샤이니 팝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실험을 이어갑니다.


주제적으로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탐구가 적나라하게 이어지면서, [Burning, It Feels Like]라는 타이틀처럼 불안과 혼란의 이미지가 그려지고요. Lobo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음악은 어떠해야 한다'라는 생각 자체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지요.


안전한 청취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악 경험을 원하고 있었다면, 새로움으로 타오르는 듯한 Fran Lobo를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Push and Pull / Fran Lobo


이렇게 'Push and Pull'까지 만나봤습니다. 그럼, 한 주 뒤에 새로운 곡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사진 출처| Tessa Violet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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