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on Apr 07. 2020

[KIKI]로 돌아온 Kiana Lede

장르 인사이드 #힙합

R&B 음악 팬의 이목을 끌었던 신예 Kiana Lede가 지난 4월 3일 마침내 첫 정규 앨범 [KIKI]를 발표했다. 그는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이미 두 장의 EP [Selfless]와 [Myself]를 통해 본인의 음악적 재능을 증명했다. 특히 'EX' 라는 곡은 전 연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표현한 가사로 한국의 음악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Kiana Lede는 첫 정규 앨범을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날인 생일에 맞추어 발매했다. 그리하여 공개된 [KIKI]는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고 본인 스스로 솔직한 Kiana Lede의 모습과 음악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앨범의 많은 트랙 중에서 반드시 들어봐야 할 일곱 곡을 통해 [KIKI]의 감상 포인트를 알아보도록 하자.


글 | 힙합엘이 


Chocolate.

이번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 피처링으로는 Dreamville Records의 촉망받는 소울 뮤지션인 Ari Lennox가 참여했다. 'Chocolate.'란 타이틀은 가사에서 유추해보면 달콤한 사랑을 비유한 거로 보이지만, 인터뷰로 파악해 봤을 때 흑인-히스패닉 혼혈인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을 초콜릿에 빗대 피부색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거로도 해석할 수 있다. 


둘은 90년대 네오 소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덕션에서 진한 음색의 보컬을 주고받는다. 뮤직비디오는 재미있게도 각자의 집에서 영상 통화를 나누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서로의 모습을 담아냈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한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iana Lede - Chocolate. (Feat. Ari Lennox)

Ari Lennox, Smino – I Been (Remix)


Cancelled.

Kiana Lede는 앨범 공개 전 Billboard의 라이브 홈 세션에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히 하며 'Cancelled.'를 가장 좋아하는 트랙으로 꼽았다. 그는 연인과의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에 힘들어하는 자신의 친구를 위해 이 노래를 만들었으며, 항상 친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여성들을 지켜주고 싶다고 밝혔다.


트랙은 R&B/소울로 명확하게 분류할 수 있으며, 미니멀하면서도 그루비한 프로덕션이 인상적이다. 곡에서 Kiana Lede는 친구를 대변해 자신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이성에 대해 분명한 이별 의사를 표하며 관계를 끝맺으려 한다. 이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인트로에는 남자 따위 필요 없다고 강력히 어필하는 TikTok 영상을 삽입하기도 했다.


Kiana Lede - Cancelled.

Kiana Lede – Movin.


Mad At Me.

앨범 커버를 보면 Kiana Lede가 어떤 집 앞에 앉아 있는 걸 볼 수 있다. 이곳은 바로 그의 고향 집으로, 그는 집에서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음악가에 대한 본인의 꿈을 조금씩 키워나갔다고 한다. 이렇게 그는 커버 사진에서부터 자기 자신을 드러내려 하며, 'Mad At Me.'에서도 역시 본인의 태도를 유지한다. Kiana Lede는 통통 튀는 비트 위에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자신을 화나게 만드는 연인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프로듀서로는 'Wicked Games'를 비롯해 Kiana Lede와 함께 여러 곡을 작업한 Rice N' Peas가 맡았다. 이들은 Oukast의 'So Fresh, So Clean'을 샘플링 해 Kiana Lede의 메시지를 사운드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Kiana Lede – Mad At Me.

Kiana Lede – Wicked Games


Forfeit.

[KIKI]는 Kiana Lede의 지난 작품들보다 좀 더 R&B/소울이라는 장르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그는 인터뷰와 본인의 SNS를 통해서도 자신의 음악을 R&B로 명확히 칭하며 장르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래서인지 앨범의 피처링 진 역시 요즘 시대의 R&B 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Lucky Daye가 참여한 'Forfeit.'을 들 수 있다. Lucky Daye는 2000년대 말부터 Keith Sweat, Trey Songz의 앨범에 송 라이터로 참여하며, 이전 시대의 R&B 음악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할 줄 아는 중고신인이다. 곡에서 둘은 소통의 부재로 극에 치닫는 연인의 모습을 보컬로 표현하며 청자에게 몰입감을 준다.


Kiana Lede - Forfeit. (Feat. Lucky Daye)

Kiana Lede - Second Chances. (Feat. 6LACK)


Labels.

[KIKI]에서는 어렸을 적 Kiana Lede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었던 이전 시대의 힙합/R&B 사운드를 확인할 수 있다. 'Labels.'가 그렇다. 곡에서 그는 Mtume의 'Juicy Fruit'를 샘플링해 친숙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건 물론, 같은 곡을 토대로 만들어진 Notorious B.I.G.의 'Juicy'를 가사로도 인용한다.


'Labels'에는 멤피스 힙합 신을 이끄는 MoneyBagg Yo가 참여해 트랙의 분위기를 환기하며, 뒤를 이어 푸에르트 리코의 피가 흐르고 있는 히스패닉 래퍼 BIA가 단단한 랩을 뱉는다. Kiana Lede는 트랙의 프로덕션에 걸맞게 능수능란한 보컬을 보여주며 트랙의 중심을 잡는다. 이처럼 곡은 익숙한 샘플 사용과 두 래퍼의 참여 덕분에 90년대 힙합 소울의 향취를 느낄 수 있을 거다.


Kiana Lede – Labels. (Feat. Moneybagg Yo & BIA)

Kiana Lede - Plenty More.


Honest.

'Honest.'는 90년대에 많은 사랑을 받은 Brandy의 대표곡인 'Have You Ever'을 샘플링해 만들어진 트랙이다. 또한, 앨범 발매 전 공개한 Kiana Lede의 다큐멘터리에 삽입되어 팬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Kiana Lede는 다큐멘터리에서 친구들과 함께 앨범을 작업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는데, 이를 통해 남자에게 겪었던 크나큰 고통을 이겨내고 자기애와 자기 확신을 찾아가는 모습을 장면에 담아냈다. 


곡은 보컬 피치 업 샘플 때문에 시종일관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도드라진 리듬 파트와 함께 물이 오를 대로 오른 Kiana Lede의 보컬 운용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트랙이기도 하다.


Kiana Lede – Honest.

Kiana Lede - Feel A Way.


Separation.

Kiana Lede는 [KIKI]의 초반부에서 자신을 가지고 노는 이성을 강한 톤으로 부정한다. 이후 중반부에서는 자신의 불만을 토로한 뒤, 후반부에서는 밉고 고우나 결국 사랑하는 건 너뿐이라며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표한다. 그리하여 앨범의 후반은 기타 사운드가 주가 되어 차분한 무드를 이어가는 편이다. 


'Separation.'이 그렇다. 트랙에는 매끈한 멜로디 메이킹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R&B 중고 신예 Arin Ray가 참여했다. 둘은 서로에 대한 열정적인 마음을 가사로 솔직히 표하며 다시 한번 마음속에 있는 연인의 사랑을 확인한다. 이 밖에도 Kiana Lede는 Aaliyah의 'At You Best'를 자신의 가사와 멜로디에 자연스레 녹여내기도 한다.


Kiana Lede – Separation. (Feat. Arin Ray)

Kiana Lede - Attention.




매거진의 이전글 월드디제이페스티벌 2020 미리보기 (Pt.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