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움에 대하여

시간에 관한 에세이 1

by 김홍열

촌스럽다, 자연스럽다, 세련되다 의 세 단어는 각각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한다.


과거가 현재와 불편한 관계에 놓일 때 우리는 촌스럽다고 한다. 철 지난 헤어 스타일이 그렇다. 지금 그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 말을 사회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일상에서 벗어난 일탈이라고 할 수 있다. 때로는 일탈이 환영받을 때도 있다. 그때 일탈은 현실과 타협한 일탈, 또는 현실의 여러 문제를 감추기 위한 소도구로 쓰이는 일탈이다.


자연스럽다는 말은 그 표현의 자연스러움처럼 전혀 의식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거기 무엇이 있었는지 생각이 나질 않는다. 아니 거기가 생각나지 않는다. “ 내가 간 적이 있었나?” 기시감은 이럴 때 해당되는 용어다. 당시에는 너무 자연스러워 뇌에 아무런 자극을 주지 못했다. 오래된 서재에서 발견된 사춘기 시절의 낙서. 그때는 그 격정이 자연스러웠다. 시간과 공간에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는 상태 또는 움직임, 이게 자연스러움이다.


미래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단지 예측만 가능하다. 세련되다라는 표현은 예측되는 미래에 대한 선망이다. 조작된 문화 상징에 대한 적극적 수용이다. 근대 자본주의는 미래를 자본의 시장으로 만들고 세련된 상품들을 줄기차게 생산하고 있다. 이 상품들에게 붙여진 공통 브랜드가 세련되다라는 로고다. 세련되다는 근대적 개념이다. 미래는 근대에 들어서 자본에 의하여 그 개념이 확장됐다. 재구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