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적은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성공하고 싶었다.
내가 계획한 어딘가에 반드시 도착하고 싶었다.
도착하는 것이 곧 성공이었다.
아마 그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 위에서 끝나는 여행도 위대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본형의 <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 중에서
제가 이 글을 처음 만났던 것은 10년도 전이었습니다.
여정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 되는 삶, 길 위에서 죽는 여행자라니!
사는 듯 사는 삶이란 바로 이런 삶을 말하는 것이겠구나!
아마도 그 순간이 저의 지적 터닝의 순간이었을 겁니다.
정해진, 주로 '주어진' 목표를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방식으로는
원하던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그렇다고 다르게 살 방법을 알지 못해 막막해 하던 제게
이것은 구원의 메시지에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겠지요?
웃고 계신가요?
이 코메디의 본질을 꿰뚫으셨군요!
'목표달성이 목적인 삶'에서 '과정 자체가 목적인 삶'으로 '목표'는 달라졌지만
그 목표에 접근하는 방식은 그 전과 정확히 같았습니다.
아니 그동안 갈고 닦았던 목표달성에 대한 깨알 노하우와 근육까지 장착된 상태였으니
그전보다 더 체계적이고 집요하게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삶'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했을 겁니다.
결과는 어찌 되었냐구요?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완벽한 클리어?!
이제는 저도 '그곳에 도착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우리가 함께 하고 있는 <살림 명상>을 포함해
제가 생산하는 모든 컨텐츠의 주제가
바로 '과정, 다시말해 지금 여기에 대한 몰입'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기도 할 테구요.
그런데요.
그 과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 결정적인 전환은 10년을 꽉 채우던 즈음
내 삶의 생명수와 같던 '성취감'마저 포기하고 그렇게나 열심히 달려왔건만
결국 나는 여전히 '과정'만큼이나 '목표달성'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에 찾아왔으니까요.
'에라이,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안 되는 걸 보면 안 되는 건가보다!
그렇다면 이제 어쩌지?'
어쩌긴 뭘 어째요.
생긴 그대로 재미지게 살아가야지요.
반드시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사라지니 그제서야 지금 여기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빛을 향해 1초라도 빨리 빠져나가야 할 터널이었던 지금 여기에
색과 맛과 냄새와 소리와 감촉이 되살아나기 시작한 겁니다.
그러자 저절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그토록 도달하고 싶었던 그곳은 다름아닌 지금 여기였다는 것을.
1초라도 빨리 효율적으로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
닫고 막고 꺼두었던 감각을 회복하는 만큼 저의 세상은 충만하고 풍요로워졌습니다.
굳이 그 어딘가에 가야할 이유가 사라진 거죠.
물론 그렇다고 지금 여기에서 '절대로' 움직이지 않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을 겁니다.
저는 그리 살 수 있는 존재로 세상에 오지 않았거든요.
기본적인 방향감각을 넣어야 할 자리에 호기심만 가득 채워 세상에 보내실 때
신은 분명히 기대하셨을 겁니다.
이 녀석은 딱 지금 미옥이처럼 살면 좋겠구나!
그렇게 '저로 사는 기쁨', '아난다'를 흠뻑 누리다 오면 좋겠구나!!
이 모든 전환을 이끌어 주었던 것이
바로 우리가 함께 나누고 있는 비움, 그리고 살림이었습니다.
지금 내가 머무는 바로 이 공간이
내게 꼭 필요한 전환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최적의 수련현장이 된다는
생생한 감각적 체험은 제 삶의 터닝을 한 단계 깊게 해주었습니다.
저 역시 이 평범한 깨달음을 얻는데 딱 10년이 걸린 셈이네요.
10년이라니...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10년을 더 가야하는 거냐구요?
한숨이 나오신다구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있는 힘껏 채워본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비움'의 욕망이 생길 수 없습니다.
먹어야 쌀 수 있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로요.
아니 9개월을 꽉 채워야 자궁문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이 더 적절한 비유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보낸 초대장을 읽은 모든 분들이 초대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왜 제 초대가 끌리셨을까요?
아마 때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길 위에 머무는 것 자체로 여행의 목적이 충족되는 그 여정을 시작할 바로 그 때 말입니다.
이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https://youtu.be/ajSUpa9tPaI?si=Prp8ynGcMyb6iK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