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nQ
안녕하세요 Evan입니다. 오랜만에 이 메거진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미국의 유상증자 방식...offering 중 ATM(At the market)이라고 분류되는 것이 있는데요.
IonQ라는 회사의 공시와 공고 내용을 살펴보려합니다.
이해를 위해, 한국과 미국 유상증자에 대해 짤막하게 나마 비교하는 내용을 덧대려고 합니다. 한국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에 대한 분석 혹은 비평을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도 몇몇회사의 유상증자 발표가 있었고,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사안입니다. 따라서 실제 회사의 사례를 다루려는 것이 아닌 점 양지부탁드리겠습니다~
1.주식회사가, 상장을 하게 됐을 때 얻게 되는 이점 중 하나는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입니다. 비상장회사일 때는, 돈이 필요하더라도 Equity이든 Debt이든 여러모로 비용 소요가 큽니다.
기업이 외부로부터 신규 자금 유치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목적이 있기 마련인데요. 설비투자 확대, R&D 및 마케팅 강화, 신규사업 추진 혹은 재무구조 개선 등이 대표적일 것 같습니다. 결국, 자체적인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벌어들이는 돈 이상의 자금을, 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추가로 투입하는 것이 본질입니다. 그리고 이 의사결정의 전제는,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그려졌을 때 가능해야 합니다. 이것을 표현하는 여러 재무용어들이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비용을 쓴다는 것은 결국 더 큰 수익을 위한 것이라는 직관적인 논리가 밑바탕에 있어야 하지 아니겠습니까.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통상 '공모'라고 명명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일반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IPO(기업공개), 유상증자입니다. 엄밀히는, IPO 역시도 유상증자의 한 갈래이고, 그저 Initial public offering이라는 것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공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고, 통상 유상증자라고 말하는 공모 자금조달방식은 회사가 상장한 이후에, 추가로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상당수의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실권주일반공모 유상증자'라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기존 주주에게 먼저, 신주를 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기존 주주들 내에서 회사가 조달하고자 하는 금액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으면, 주주외의 사람들에게도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는데, 제가 오늘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부분이 이 '주주외의 사람들에게도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offering 중 ATM(At the market)이라고 불립니다.
최근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졌었고, 또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회사인 IonQ를 사례로 들려고 합니다. 따라서 회사에 대한 가치판단이 아니며,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방식에 대한 분석에 주안을 두게됩니다.
2. IonQ의 Offering
우선 회사에서 공고한 내용은 아래와 같고, 원문 링크는 하단에 첨부하였습니다. 상술한 바와같이 ATM Program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는 16,038,460주의 보통주를 유통시장에서 매각하였고, 매각주관사에 주는 수수료 등의 제반비용을 제외하고 $360M의 공모 자금이 유입되었습니다.
[IonQ Raises Over $372 Million Via At-the-Market Equity Offering Program / March 10, 2025]
COLLEGE PARK, Md.--(BUSINESS WIRE)-- IonQ, Inc. (NYSE: IONQ), a leader in the quantum computing and quantum networking industries, today announced that under its “at-the-market” equity offering program (the “ATM Program”) it has sold a total of 16,038,460 shares of its common stock for an aggregate amount of approximately $372.6 million, netting aggregate proceeds of approximately $360 million.
The Company has determined that it has raised a sufficient amount under the program to meet its currently anticipated capital needs. The Company also determined that given overall recent market disruptions, the trading prices for its shares, and the overhang from having an ATM Program in effect, the ATM Program should be terminated. The Company has therefore terminated the ATM Program today and a prospectus supplement will be filed under Rule 424(c) reflecting such termination.
Niccolo De Masi, the Company’s President and CEO, said “We are pleased to have been able to raise over $350 million, even in the recent turbulent markets. On a pro-forma basis, this brings our cash balance on December 31, 2024 to over $700 million. We are confident that we now have the capital we need for continued global leadership in both our quantum computing and quantum networking divisions.”
(후략).
IonQ - IonQ Raises Over $372 Million Via At-the-Market Equity Offering Program
회사가 SEC에 Filing한 서류도 함께 보겠습니다. IonQ는 '25년 2월 26일 ATM offering program에 대한 내용을 최초로 공시하였고, 당초 계획은 상한선 $500m이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Sales Agent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3.25%입니다.
Item 1.01 Entry into a Material Definitive Agreement.
On February 26, 2025, in connection with the commencement of an “at the market” offering program, IonQ, Inc. (the “Company”) entered into an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with Morgan Stanley & Co. LLC and Needham & Company, LLC, as sales agents (the “Sales Agents”), pursuant to which the Company may offer and sell, from time to time, through or to the Sales Agents, shares of the Company’s common stock, par value $0.0001 per share (the “Shares”), having an aggregate gross offering price of up to $500,000,000.
(중략)
Subject to the terms and conditions of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the Sales Agents will use their commercially reasonable efforts to sell the Shares from time to time, based upon the Company’s instructions. The Company has provided the Sales Agents with customary indemnification and contribution rights, and the Sales Agents will be entitled to a commission of up to 3.25% of the gross proceeds of all shares sold under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후략)
Inline Viewer: IonQ, Inc. 8-K 2025-02-26
이어 회사는 3월 10일에 ATM program 종료에 대한 공시를 하는데요. 캘린더 데이 기준으로 2주가 조금 안 되는 기간동안 자금을 조달(유통시장에서 보통주를 매각)한 한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Item 1.02 Termination of a Material Definitive Agreement.]
On March 10, 2025, IonQ, Inc. (the “Company”), provided notice of its termination, effective immediately, of that certain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with Morgan Stanley & Co. LLC and Needham & Company, LLC., as sales agents (the “Sales Agents”) dated as of February 26, 2025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As previously reported, pursuant to the terms of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the Company could offer and sell shares of its common stock, par value $0.0001 per share, having aggregate offering sales proceeds of up to $500,000,000 (the “Shares”), through the Sales Agents (the “2025 ATM Offering Program”). The Company is not subject to any termination penalties related to the termination of the Equity Distribution Agreement. The Company sold 16,038,460 Shares through the 2025 ATM Offering Program.
Inline Viewer: IonQ, Inc. 8-K 2025-03-10
갈무리 해보면, 회사가 보통주를 매각한 자금이 총 $372.6m이고 Sales agents인 IB들에게 지불하는 수수료율은 감안했을 때, 대략 $12m이 지출되고 회사로 순유입되는 금액은 대략 $360m이 됩니다. 이로써 회사는 금번 공모자금을 통해 유입된 자금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합산하게 되면, $700m확보하게 된다고 합니다.
아래는 IonQ FY24, 10-K에 있는 주석에 있는 Fair value measurements를 일부 인용해왔는데요. 노란색 음영으로 표기한 부분을 보시면 현금성자산 $57M과 기업어음이나 채권, 미국 국채 등 단기투자증권에 투자된 $286M을 합산하면, 큰 범주로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343M이 되고, 이번에 ATM으로 유입된 자금이 $360M이니 회사에 말하는 $700M의 구성을 알 수 있겠습니다.
3.미국의 자본시장은 상당히 발전하였으니, 우리나라를 비롯한 그 어떤 나라의 주식시장보다 체계적이고 또 그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ATM과 같은 방식은 특히 기술주나 바이오주처럼, 자체적인 신용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재무구조를 갖추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R&D비용이 발생하는 회사들이 자본을 조달하는데 최적화된 방법입니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주가가 좋을 때) 수시로 자금조달 가능하고 자본시장에서 신속하고 유연하게 현금 확보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대규모 로드쇼나 공모 절차도 없고, 유통물량이나 주가를 봐가며 팔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대규모 발행과는 달리 주가에 큰 충격을 주지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증자방식은, 서두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주주배정후실권주일반공모 라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명칭 자체가 다소 길지만, 단어의 액면 그대로에 부연 설명을 해보면, 기존 주주에게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권리를 먼저 주고, 거기서 소화되지 않은 주식들은 주주외의 사람들에게도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방식입니다. *명확히 하면, 주주도 일반공모에 참여할 수는 있습니다. 주주에게만 국환되어 있던 권리를, 제약 없이 모두에게 제공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보통 '주배실'이라고 명명하며, 미국의 ATM방식과는 다릅니다. 더불어, 한국의 증자방식에도 '주배실'외에 자주 활용되는 방식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이고, ATM과 유사한 것이 일반공모 유상증자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에서 유상증자를 평가 혹은 분별할 때는, 1. 최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비율(이하, 청약률)이고 2. 자금사용목적이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 판단의 우선순위는 바뀔 수 있겠습니다만, 주식회사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여 유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그 회사 최대주주의 청약률이 높지 않다면, 최대주주의 자금상황과 무관하게, 그 필요성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새롭게 조달한 자금을 통해 회사가 목표하고자하는 바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Skin in the game을 하지 않는 행태로 비치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이, 자금사용목적인데, 크게 운영자금/시설자금/채무상환자금/M&A 등으로 나눌 수 있겠습니다. 한국의 상당수의 유상증자는 '주배실'이고, 기본적으로 주주들에 새롭게 자금을 출자할 것을 요하기 때문에, 달가운 상황은 아니지만, 자금사용목적이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진작시키고 주주의 부를 증대하는 데 기여한다면, 기꺼이 지불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회사가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당장 운영할 자금 조차 없어서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게 되거나, 혹은 본연의 사업과 개연성이 떨어지는 회사를 인수하는데 자금을 쓰겠다고 유상증자를 하면 지탄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주주는 또 돈을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배실'은 청약에 참여하지 않고 싶은 주주들에게는, 지분희석,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해 신주인수권증서를 장내 매각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합니다.
이야기가 잠깐 빠졌는데, 어쨌든 한국의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한 두가지 안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결국 회사가 필요한 자금을, 주주들에게 손을 빌려 사용하였지만, 결과적으로 합당한 Return을 주주들에게 안겨주었는가..에 대한 회의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신뢰관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은 자본시장의 국내 환경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ATM과 같은 방식은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특히, 주배실 말고, 아래에 표기한 '공모방식'의 유상증자는 굉장히 드물지만 발표되면 매우 달갑지 않은 소식이 됩니다. '너희가 돈 필요하면 주주들끼리 십시일반해서 사업에 쓰지,불특정 다수한테 먼저 돈을 받아서 사업하려고해?'라는 불신이 마음에 먼저 싹트기 때문입니다.
4.자본시장에서 그간 보여준 신뢰관계가 보다 약하면, 본질적으로 같을 방식일지라도, 미국과 한국의 시장 참여자들은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유상증자라는 행위 자체가 '악'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유상증자라는 방식으로 자행된 악행이 적지 않기에, 본질 자체가 '악'으로 여겨지는 상황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결국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제도와 규범 나아가 인식은 변증법적으로 발전될 것이라 믿습니다.
올해 초 진행된 IonQ의 ATM Offering을 보면,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한 미국에서의 자금조달이 얼마나 용이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이 궁극적으로 주주의 지분가치를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단 2주만에 $360M를 조달한 것, 회사들이 상장을 하려는 이유 그리고 자본시장 본연의 순기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5.종국에는 어떤 종목에서 돈을 벌더라도, 오랜기간 마음고생을 했으면, 카타르시스보다는 안도나 해방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동안 마음이 편안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내가 투자하고 있는 회사에서 공시하는 자료를 읽어보는 것은, '마음 비용'차원에서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최근에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면서 마음 고생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저 포함) 특히 미국시장 투자에 대한 회의가 만연하고 있지만, 각자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공시자료를 보면서 회사 Fundamental에 문제가 있는지, 잘 하고 있는 회사인지 체크해보면 좋을 것 같네요.
매수매도의견 추천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