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카톡으로
'뭐 재밌는 거 없냐?'
'뭐 재밌는 이야기 없냐?'
하며, 유난히 도파민 충전, 대리만족 하려는 사람 몇몇 있다.
경험상 30대 초중반 넘어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입버릇처럼 참많이하는 듯 하다.
웬만한 것들은 다 해봤기 때문이다.
삶에 큰 변화도 없고 뻔하고 따분해진다.
이따금 새로운 것들을 하기도 하지만,
찍먹에 그친다.
애당초 피상적인 재미를 탐닉한 것이다보니,
인생의 노잼시기는 규칙적으로 찾아오게 될수 밖에 없다.
1.소비
돈이 넉넉지 않아서 소비해보지 못한 제품이나 서비스들도,
각 회사들의 브랜딩의 산물로 ‘프리미엄화’ 되어 있을 뿐,
내가 소비한 것들과 드라마틱하게 다른 효용감을 주지는 않는다.
직장생활하며 돈 벌면, 또 괜히 사치도 한 번씩 부려보지 않는가.
현대사회의 소비는 본질적으로,
'지위의 획득'과 밀접하다.
내가 저 물건을 가짐으로써,
이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나는 '이정도의 지위'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회적 징표로 쓰지 않는가?
그래서 각자 주머니 사정은 다르겠지만,
결국 소비도 하다보면 어떤 임계점에 다다른다.
소비로 얻은 즐거움도 점점 둔감해지는거지
2.사랑
인생의 일정 분기점 뒤로는
감정도 마찬가지다.
매번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처음 느낀 감정은 거의 없다.
처음에는 영원할 것만 같다고 믿었고,
한 번 속고,
두 번 속고,
거듭 되다보면,
'아 이번에도 아니었구나'하고
이별마저 담담해진다.
더이상 아프지 않다라는
사실이 되려 가슴이 아리다.
그리고 이는 악보의
도돌이표와도 닮아있다.
결국 다시금 특정 멜로디로
반복될 것이라는 것을 안다.
3. 어폐
하지만, 따분함 속에서
다시 설렘을 느끼고 싶다고 외치는 것은,
어쩌면 소리 없는 아우성일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처음이 아닌 시점에
설렘을 느끼고 싶다는 것은
어폐가 있으니 말이다.
엄청 먹고 싶었던 케이크를
먹기 직전에 설렘을 느끼지,
한 다섯 입 정도 먹는 와중에
설렘을 느끼지는 않지 않은가.
4.나이
설렘을 바라는 사람들은
대체로 나이 듦을 서글프다고 여기면서
젊음을 추앙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같다.
나도 종종 그러하다.
옛날에는 어린 사람을 부러워 하는 사람이,
괜히 못나보이기도 했지만,
나이가 들면 다들 어쩔 수 없나보다ㅎㅎ
5.결론
하지만 늘 그렇듯,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나이가 듦에 따라 반대급부로
얻게 되는 새로운 감정들이 있다.
나이가 들면,
일정량의 경험과 감정들이 축적되면서
‘어떤 역치’를 지나치게 된다.
이를 통해,
세상에 펼쳐지는 무수한 현상들의
이면을 비교적 명료하게 볼 수 있게 된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깊이도 생긴다.
무언가를 파고들고 그 과정에서 깊이가 생기면 눈에서 빛이 난다.
스스로 나이가 들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설렘을 느끼지 않는다면,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갖게 된 안정감은,
따분함과 지루함을 양산할 뿐이다.
집중할 대상을 찾으면, '안광'이 켜진다.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갈구할 필요도 없다.
이 여정을 함께 하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없더라도
세상에는 많으니,
너무 외롭다고 느끼지 않아도 된다.
당신의 안정감은 퇴색되어 있는가,
빛을 발하고 있는가?
집중할 대상을 찾으면
그 안정감은 아이러니하게도,
또다시 안정적이지 않은 무언가로
나를 이끌고 그곳에서 설렘을 찾을 것이다.
안정감을 바탕으로 다시
다시 불안정함으로..
불안정에서 다시 안정으로
난, 이 두 상태를 평생 반복하는 게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반복을
주도적으로 하는 게,
조금 더 인간답고
재미있다고 믿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