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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800만 화소 폰카는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까?

by 혜류 신유안



요즘 나오는 핸드폰 카메라들은 화소가 어마어마하다. 1억 800만 화소. 보통 우리가 쓰는 괜찮은 DSLR이나 미러리스가 3,000만 화소, 거의 중형 카메라급의 화소를 가졌다고 칭찬받는 소니 미러리스 a 7r4도 6,100만 화소이며, 최근 나온 후지필름의 중형 미러리스 카메라 GFX100도 1억 200만 화소이다. 그런데 핸드폰이 무려 1억 800만 화소라니.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핸드폰 카메라들은 기존의 카메라를 대신할 수 있을까?



중요한 건 이 '화소'가 많아진다는 개념이 사진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화소란 무엇일까?



화소란 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단위의 점들을 이야기한다. 초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했었던 모자이크를 생각해보면 쉽다. 모자이크는 작은 색종이를 붙여서 한 장의 그림을 완성한다. 이 작은 색종이를 화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점들이 모여 한 장의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화소가 크다는 것은 더 큰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미지에서 화소를 확인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얼마 전 촬영한 사진을 뷰어 프로그램으로 열어보았다. 열어보면 이렇게 사진의 정보를 볼 수 있다. 저기서 이미지 정보를 보면 1200x1800 (pixel)이라는 정보를 볼 수 있다. 이 말인즉슨 가로로 1,200개의 점, 세로로 1,800개의 점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이 사진의 화소는 1200x1800=2160,000. 즉 대략 200만 화소가 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모니터도 1920x1080 pixel 이므로 대략 200만 화소쯤 되고, 핸드폰의 경우는 더 작거나 비슷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다면 이 200 만화 소에다가 1억 800만 화소의 이미지를 넣어서 보면 사진의 퀄리티가 좋아질까?






화소와 화질은 조금 다른 개념



라베니체. gimpo. shinuan. 2020


대부분 높은 화소의 카메라를 사용하면 사진(이미지)의 퀄리티가 높아지기를 기대하면서 사용을 한다. 하지만 여기서 흔히 이야기하는 사진의 퀄리티라 함은 보통 화질을 의미한다. 그럼 사진에서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일까?



사진에서 화질을 의미하는 요소는 '이미지센서'와 '렌즈'이다. 즉 더 크고 좋은 이미지센서와 좋은 렌즈를 통해 빛을 더 잘 받아들여 상을 잘 맺히게 하는 것 혹은 수광량을 늘리는 것들이 화질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구매할 때 돈을 더 주고서라도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더 큰 풀프레임 (3.6x2.39cm) 바디를 구매하려고 한다. 렌즈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렌즈의 구경, 왜곡률, 색수차, 조리개 값 등등의 조건을 따져 비용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비싼 렌즈를 구매하려 한다. 이렇게 더 비용을 주고서라도 비싼 카메라 바디와 렌즈를 구매하려고 하는 이유는 바로 좋은 '화질'의 사진을 얻기 위함이다. 물론 화소가 높아지면 화질을 높여주는 한 가지 요소에 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화소가 높아진다고 해서 화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화질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화소보다는 이미지센서와 렌즈의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핸드폰 카메라의 경우에는 워낙 body의 크기가 작다 보니 이미지센서나 렌즈의 탑재에 있어서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부분은 특정한 상황에서 화질 저하나 왜곡률 상승, 색수차나 노이즈 등이 발생할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화소는 그리 쓸데가 없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화소의 장점


그렇다고 해서 높은 화소가 전혀 쓸모가 없을까? 그건 아니다라고 본다. 화소가 높아지면 사진 원판의 크기가 커진다. 이건 핸드폰 카메라 시스템에 있어 매우 유리하다. 바로 '망원' 기능 때문이다.


보통의 DSLR이나 미러리스의 경우에는 렌즈와 렌즈의 거리 및 초점 거리등에 따라 '망원' 혹은 '광각'의 효과가 발생되는 광학줌의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하지만 핸드폰 카메라의 경우에는 원판의 이미지가 그대로 있고, 이 이미지의 일부를 확대하여 이것을 다시 CPU가 처리하여 망원처럼 보여주는 디지털 줌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디지털 줌의 방식을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 원판의 이미지가 크다면 일부분을 잘라서(croping) 사용할 때 매우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핸드폰 광고에서도 '10배 줌'의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1억 800만화소면 전체 이미지의 1/10만 잘라서 사용하더라도 1,800만 화소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이 정도의 이미지라면 온라인 상 어디서도 활용할 수 있는 괜찮은 사진의 이미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상황에서 10배 줌을 사용할 수 있을까?

공연장에서 무대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 때나, 가까이서 촬영하기 힘든 장소를 촬영할 때 사진이나 영상 촬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10배 줌을 하면 핸드블러 현상은 당연히 발생할 것이다. 이럴 땐 삼각대나 짐벌을 활용해서 촬영을 진행한다면 화소의 기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에서 크로핑(croping: 사진을 촬영한 후 보정과정에서 사진을 잘라내 구도를 맞추는 행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크로핑을 선호하거나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작가들도 많다. 중요한 점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카메라의 1억 800만 화소는 꽤나 매력적 요소이다.






실생활에 과연 많이 사용될까?



현재 이 핸드폰 카메라를 비판하는 의견들의 대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될 것인가.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선 다양하게 의견이 나누어질 것이라고 본다. 과연 어떤 용도의 사진을 찍을 것인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공연사진용이나 먼 곳에 있는 것들을 촬영할 목적이라면 괜찮다. 또 프린터나 인화를 해야 한다면 화소가 높은 파일은 조금 더 크고 깨지지 않는 사진을 얻게 해 줄 것이다.


그리고 사용하다 보면 고화소의 파일들은 매우 쓸모가 많다. 내가 상업사진을 하면서 끊임없이 고화소의 카메라, 성능 좋은 카메라들을 원하는 이유는 바로 예비적 요소이다. 급박한 상황에서 촬영한 사진들의 경우 구도가 맞지 않을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고화소의 파일의 경우 크로핑을 통해 촬영 후 구도를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사진의 최종 결과물은 구도적으로 더 나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브이로그나 간단한 스냅용 사진만을 찍고 굳이 프린팅을 하지 않는다면 이만큼의 화소가 꼭 필요하진 않다





맺음말



기술은 끊임없이 개발되고, 새로운 기기들은 계속 발전되고 있다. 이렇게 기기가 발전된다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1억 800만 화소는 아마 추후 폰카 시장의 발전의 기틀이 될 것이다. 이런 고화소의 픽셀을 구현하기 위해, 다음에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이미지센서를 개발할 것이고, 더 나은 렌즈를 부착하는 방법을 연구할 것이다.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해나가는 시발점은 항상 이렇게 작은 기술 변화들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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