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만 하고 있을게 아니다
청룡영화제 박진영의 축하공연이 논란이 됐다. 축하공연을 보던 배우들의 표정을 교차편집하며 박진영을 까내려갔다. 나이 먹고 왜 계속 나오냐는 인신공격부터, 실력이 떨어지면 나오질 말아야지, 소속 가수들은 놔두고 왜 자기가 나와서 설치냐 등등. 여러 비난이 쏟아졌다.
개인적으로 박진영의 이번 행동을 보며 많은 인사이트를 발견했다.
첫째 나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한다
박진영은 처음 가수로 데뷔했다. 시간이 지나고 기획사의 대표가 되었다. 이제 수천억을 운영해야 하는 운영자와 기획자의 위치에 있게 됐다. 그럼에도 그는 방송에 나와 항상 말한다.
"저는 공연할 때가 가장 긴장되고 떨려요. 그래서 좋은 공연을 올리기 위해 하루 한 끼를 먹으며 몸을 관리합니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모든 것은 내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지키며 살아가느냐의 문제이다. 박진영은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근본 아이덴티티는 '가수'로서의 포지션을 지키고 싶은 것이다. 그것은 초심일 수도 있고,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일일 수도 있다.
우리는 사업을 하다가 돈을 벌게 되면 빠지는 함정이 있다. 처음 내가 하고 싶었던 일, 하려 했던 일을 망각하고 돈에 매몰된다. 돈을 따라가며 사업구조를 맞춘다. 나중에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 정도 위치까지 왔는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해야 돼?'
예를 들어 나는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항상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에 대해 고민한다. 어떻게 해야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까? 작가들을 고용하고 시스템을 만들고, 스튜디오를 기계식으로 돌리면 될까? 이런 고민을 안 해본 건 아니다. 그러다가 문득 나는 누구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사업가인가? 포토그래퍼인가?
나는 이 부분에 대해 여전히 많은 고민을 한다. 하지만 박진영을 보며 많은 부분이 정리되었다. 사업을 하고 사업가로서 살 수 있지만, 사진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고유의 영역은 언제나 만들어 놓는다. 그것은 내가 도피하거나 나의 아이덴티티를 지킬 수 있는 영역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내 기준을 세워줄 '초심'이 될 것이다.
둘째 실수나 실패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만회할 것이냐
이번 사태를 보면서 실패가 발생했을 때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해 볼 수 있었다. 박진영은 청룡영화제 날 감기 때문에 목상태가 너무나 안 좋았다. 하지만 그 역시도 프로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불평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그 결과 무대는 실패.
하지만 그 이후 다른 프로그램(악뮤의 오날오밤)에 나와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더 완벽한 무대를 보여줄 수 있다 선언했다. 그리고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
나는 이 부분에서 박진영의 저력을 보았다. 역시 나아가는 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만회할 기회를 만든다. 만약 청룡영화제의 실패를 그냥 넘겼으면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부정적으로 회자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본 실력을 보여준 이 무대에서 사람들은 박진영을 응원하게 됐다.
틀린음을 연주했다면 다음연주를 통해 바로 잡아라
-joe pass
위 말은 속사에 가까운 화려한 테크닉으로 유명했던 미국 재즈 기타리스트 조패스(1929~1994)의 말이다. 박진영의 행동과 일맥상통하지 않는가?
반대로, 살면서 성공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분들이 회피성향을 가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슬쩍 회피한다. 지금 비난받지 않기 위해 피해버린다. 이런 경우를 주변에서 너무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고 있다. 전혀 나아지지 않는 삶을 불평불만 가지며 살고 있는데, 옆에서 보면 그 이유가 너무나 명확하다. 본인만 모를 뿐이다.
실패자들이 가장 잘하는 일은 일이 발생했을 때, 책임질 사람을 찾는 것이다.
'이건 너 때문이야'
실패자들이 가장 잘하는 말이다. 그리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왜냐하면 일어나는 모든 일이 타인의 잘못이기 때문에, 나는 항상 고칠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고치지 않으면 우리는 변할 수 없다. 변화가 없는 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셋째 끊임없이 도전하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이번 공연 때 많은 사람들이 나이 먹었는데 꼴불견이다라는 말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말이야 말로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방구석워리어들의 아우성일 뿐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박진영을 보면 끊임없이 본인이 2~30대인 것처럼 기획하고 움직인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꼴불견으로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계속 그렇게 움직일수록 박진영은 2~30대의 심장으로 지금을 사는 것이다. 같은 나이에서 심장이 더 젊은 이들이 있다면 누가 더 앞서나갈 수 있겠는가. 그것은 뻔하고도 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지 않는 것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발전하길 바라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그것은 지구를 멈추는 일과 같다. 자연현상의 역행하는 일이라는 뜻이다.
박진영의 이번 공연은 또 한걸음 나아간 스스로의 발자취였을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하든 그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누군가는 키보드로 세상을 욕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나아갈 사람은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아가는 사람은 비난할 시간이 없다. 배울 시간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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