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냉철한 눈으로 객관화하기 / 소크라테스의 죽음(1787, 다비드)
워렌 버핏과 식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인들이라면 한 번쯤 꿈꿔볼 이야기다. 형편이 그렇지 않아서 그렇지 기회가 된다면 무엇을 마다하겠는가? 자리가 허용된다면 서서도 들을 이야기다.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의 한 마디가 인생을 바꿔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워렌 버핏의 말이라 하더라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정도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야기를 듣고 안 듣고 가 문제가 아니라, 버핏의 이야기를 듣고 자칫하면 현명한 질문에 어리석게 대답하는 ‘현문우답(賢問愚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나는 버핏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할 준비가 되었는가?”
버핏은 분명 뛰어난 투자자이고, 경영자이고, 경제를 잘 아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듣는 사람이 자신의 상황, 성향, 가능성을 제대로 모르면 그 말은 아무 소용없다. 자기 계발서 한 권 읽고, 유튜브에서 명언 하나 듣고, 마치 인생이 바뀐 듯이 행동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흐지부지해진다. 왜? '자신의 상태’를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라고 말한 것은 기원전 5세기 이야기지만, 그러나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아직도 유효한 말이 된다.
글로벌 자기 계발 전문기관인 BetterUp의 2021년 조사에 따르면, “자기 인식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업무 효율성이 21% 높고, 대인 관계 만족도는 33% 이상 향상된다”라고 한다.
미국의 방송인으로 〈타임〉 선정 ‘20세기의 위대한 인물’,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는 10대 시절까지 극심한 가난과 학대를 겪었지만, 자신에게 어떤 힘이 있는지를 일찍 깨달았다.
그녀는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능하다.”는 자신을 발견하고 방송이라는 영역에서 성장했다. 그녀는 자신이 쓴 책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에서 아주 짧게 이렇게 말했다.
“진짜 변화는 내 안의 진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시작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진짜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세상과 연결되는지를 고민했고, 그것이 그녀를 수십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토크 여왕’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테슬라와 스페이스 X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회사를 창업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가 정말 내가 믿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기대를 따르고 있는 것인가?”
그는 우주로 발사했던 로켓을 다시 회수해서 재사용하는 일에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의 그런 성과는 자신을 알고, 자신을 믿는 신념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자신을 믿었고,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의 동기와 감정을 명확히 알고, 점검하고, 조율하는 습관이 그를 위기에서 구해내었다. 자신을 몰랐으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에 대한 가치를 ‘평가절상(評價切上)’한다. 회사가 평가하는 본인의 모습과 자신이 바라보는 모습이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
회사에 자기 평가를 하는 ‘개인별 사업부제(個人別事業部制)’라는 게 있다. 자기가 자기를 평가하는 것이다.
1차적으로 자기 평가를 본인 스스로 하기 때문에 자기 평가를 좋게 한다. 평가 점수는 대부분 평균 이상이다. 평균 이하로 내려가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 항목 중에 평균 이하 점수가 한, 두 개 있어도 전체 점수는 평균을 넘는다. 이대로 하면 모두 우등생이다. 모두 A플러스 점수다.
그런 평가표를 보고 과장이나 부장이 뭐라고 말하면 기분 나빠한다. 심지어는 정량적 평가 점수도 낮게 주지 않는다. “이건 고쳐야지”라고 말하면 웃으면서 마지못해 슬그머니 고친다. 그러면, 그 줄어든 점수만큼 정성적 점수에 더한다. 끝까지 점수를 맞추는 것이다. 탓하지는 않는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자기를 사랑하겠는가?
조직심리학자 타샤 유리크(Tasha Eurich)는 ‘어떻게 원하는 내가 될 것인가’를 부제로 한, 《자기 통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자신을 알고 남들이 자기를 어떻게 보는지 아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그들은 현명한 결정을 한다. 개인적 인간관계나 직업상 인간관계도 좋다. 그들은 자녀를 성숙한 사람으로 키워낸다. 그들은 똑똑하고 우수한 학생이며 진로 선택도 더 잘한다. 그들은 창의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며 소통도 잘한다. 그들은 공격적 행동, 거짓말, 부정행위, 도둑질을 할 가능성이 낮다. 그들은 직장에서 많은 실적을 올리고 높은 직급까지 승진한다. 그들은 유능한 지도자로 직원들을 열성적으로 만든다. 그들은 회사의 수익까지 올려놓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회사에도 ‘현황판’이라는 게 있다. 목표가 있고 실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게 만약 없다고 한다면, 지금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건 부서의 현재 모습이자 상태를 보여준다. 그래야만 부족한 것을 보완할 수 있고, 채울 수 있다.
회사라는 곳은 일을 배우고 경제활동을 하는 공간이다. 스스로 노력만 한다면 일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하다. 본인의 열정과 노력에 따라서 자신의 성장 폭이 달라질 수 있다.
편안하게 안주하려고 하면 그런 생활도 가능하다. 특히 직원들이 많아 업무가 세분화되어 있으면 자기 일만 하고 편하게 쉴 수도 있다. 무엇을 하든지 한 달만 되면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기 때문이다. 심하게 말해 ‘월급 루팡’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회사 안에서의 가치는 직책으로 표시된다. 직책은 자신의 성과를 회사가 인정해서 회사가 부여한 자리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살펴보는 눈을 ‘객관화’ 해야 한다. 주관적인 생각이 더해지면 엄청난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스티븐 코비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대부분 반응하면서 살지만, 자기 인식을 가진 사람은 선택하면서 산다.”
자신이 직장에서 간부로 성장하려고 하면 자신의 역할과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자신을 냉철하게 객관화해서 살펴야 한다. 그래야만 문제가 보이고 답을 찾을 수 있다. 물음표가 없으면 느낌표도 없다. 일기를 쓰는 사람이라면 일기를 쓰는 의미를 알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하루를 살았는지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반성하고, 그렇게 성장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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