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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Sep 16. 2020

 소비기한 도입에 앞서

유통기한 대신

    우리가 먹어야 할 음식이 상하지도 않아 먹어도 되는 것을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버리는 비용이 엄청나다. 2015년 환경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버려지는 음식 폐기물의 식량 가치는 20조 원 수준이며 연간 500만 톤에 해당한다고 한다. 작년에 일본 내에서만 폐기되는 음식물은 연간 약 640만 톤으로 세계 각국의 음식물 폐기 량이 엄청 많아 식량자원의 보호 차원에서 국제식품규격위원회 및 선진국에서는 유통기한이 소비자가 식품의 폐기 시점으로 오해할 수가 있어 섭취가 가능한 기한인 소비기한 표시제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유통기한의 설정은 식품에 따라 미생물의 번식과 맛의 변화에 역점을 두어 결정한다. 예를 들어 고기, 생선, 유제품 등은 미생물의 번식이 치명적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유통기한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살균공정과 무균포장 등의 방법으로 개봉하지 않은 경우 상당기간 연장될 수 있다. 그러나 커피, 라면, 과자 등의 경우는 수분 함량이 적어 미생물의 의한 증식은 염려할 필요가 없고 지방 산패에 따른 맛의 변화에 역점을 두어 산정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더라도 큰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실험을 통하여 유통기한이 100일이라고 산정을 하면 기업의 위생관리 정도에 따라 안전계수를 반영하는데 보통 60~80일 이내로 설정한다. 따라서 유통기한이 지나도 상당기간 먹어도 괜찮다. 이런 측면에서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제도를 표시하면 유통기한이 지나 리콜 처리에 따른 폐기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식품기업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며 국가적으로도 많은 식량을 절약할 수 있고 식품 폐기에 따른 비용을 절약함은 물론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소비기한을 도입함에 있어 꼭 지켜 주어야 하는 것은 냉동식품이나 냉장 식품의 경우도 유통과정이나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과정에서 온도 유지를 철저히 지켜 주어야 한다. 채소류의 냉동식품은 데치기 공정을 하지 않고 바로 냉동시킨 것은 영하 18도 이상에서도 지방분해효소에 의한 산패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효소뿐만 아니라 미생물의 증식이 염려되는 식품의 경우 온도 관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빵이나 과자와 같은 경우 제품 출하 후 소비기한이 짧아질수록 가격을 낮추어 파는 제도의 도입도 고려해 볼만하다. 품질면에서 다소 떨어진다고 할는지는 몰라도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니 말이다. 미국의 슈퍼마켓에서는 빵에 곰팡이 생긴 것도 값싸게 판매를 한다. 곰팡이가 생긴 부분만 제거를 하고 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가격은 1/2~1/4까지 저렴하게 판매를 한다. 유학생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이런 종류의 상품을 골라서 구입을 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크래거 회사에서는 채소류의 신선도에 따라 아침, 점심, 저녁때의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 조그만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수시로 가격이 변동되어 제시되는 장치를 달아 소비자층의 요구에 따라 구입 시기를 선택할 수 있게까지 배려를 한 것이다(그림 1).                  




                                  

신선한 것을 찾는 사람은 아침에 구입을 하지만 경제적으로 좀 어려운 사람이나 직장 때문에 

바빠서 저녁에 장을 보는 경우 싼 가격에 제품을 살 수가 있어 오히려 더 좋다. 아침에 비하면 다소 품질이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가격 변동은 며칠단위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을 잘 유혹하고 있으며 식품의 폐기물을 상당량 줄여 나갈 수 있어 한편으론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실온에 보관하는 제품의 소비기한이 1년 내내 똑같이 운영되기보다는 계절마다 달라야 할 것이다. 많은 회사들이 제품의 유통기한을 설정하는 실험을 통하여 결정하면 이를 일 년 내내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엄밀히 말하면 계절에 따라 달라야 하며 어따ᅠ간 경우는 지역에 따라서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과정은 많은 비용과 번거로움이 뒤따라 실제로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의 온도 변화를 고려하여 유통기한을 산출해보면 가을에 출시하는 제품과 봄철에 출하하는 제품의 유통기한이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4월 초에 제품을 출하하면 4개월간의 유통기한이지만 8월 말에 출하하면 유통기한이 5.5~6개월이나 된다가을의 경우 겨울로 들어서며 낮은 온도가 지속되나 봄철의 경우 점차 주변 온도가 높아지는 시기라, 제품에 따라서는 한 달에서 두 달 가까이 차이가 나타난다.(그림 2) 

      
    많은 식품산업체에서는 유통기한을 예측함에 있어 냉장식품이나 냉동식품처럼 일정한 온도에서 저장 유통하다고 가정을 하기 때문에 온도 변화에 따른 미세한 변화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즈음처럼 기후 변화가 심하다면 실제적으로는 더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변화에 따른 온도 추이를 관심을 가지고 10년 정도의 평균온도 변화 데이더를 가지고 매년 업데이트해 나가기만 한다면 매년 실험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인공신경망 프로그램이 발달되어 이를 잘 활용하면 어려움 없이 매년 제품의 유통기한이나 소비기한을 예측해 낼 수가 있다.  이런 점들까지도 고려하여 일 년 내내 같은 소비기한을 적용하기보다는 계절별로 각기 다른 소비기한을 적용하여 소비자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제도의 도입을 유도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식량자원 확보는 점차 더 어려운 환경여건에 놓일 것이다. 수백만 톤의 농산물을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어떻게 식량자원을 절약하여 유용하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가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유통기한이란 제도 대신에 소비기한이라는 제도를 도입함에 따른 문제점들을 잘 이해하고 이런 제도의 정착이 원만히 이루어지길 빌며 소비자와 식품기업체 간의 상호 이해와 협조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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