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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Feb 19. 2016

건강을 위해 대변 일기를 쓰라고!  

섭치보다도 배설을 통한 건강관리가 낫다


    내가 늘  찾아가는 한의원이 있다. 

허리가 아파서 찾아가도 이 친구   첫마디는 항상 이상한 질문부터 한다.

 대변은 잘 보고 있니? ”

“ 그런대로 잘 보는 것 같아.”

“ 굵기는? 묽거나 가늘지는 않고?  변의 색은?”

“ 아! 허리가 아픈데 변에 대해서는 왜 묻냐?”하고 물으면

“ 노교수! 자네 나이가 되면 이제는 건강에 대하여 많은 관심을 갖어야 돼! 

  그래서 내가 건강 체크를 한번 해 봤어.”

“ 아! 그리고 앞으로는 변 일기를 한번 써 보도록 해”

“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데”

“ 응. 지금 내가  물어본 내용들에 관한 답과 전날 함께 먹었던 음식들을 써 놓으면 돼”

“ 참! 별일 다 보겠네. 하여튼 충고로 해주니깐 내가 한번 시도해 볼게!”

“ 그리고 가끔 다른 색이나 형태를 보일 때 먹었던 음식과 비교를 해보아. 그러면 무엇을 먹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설 것이야.”

“ 자, 이제는 아픈 허리나 좀 치료해 주어!”      

   나의 변을 통하여 내 신체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또는 몸 안에서의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상은 없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였다. 다른 어떤 검사보다도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변이 되어 나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면에서는 잘 먹는 일보다도 배설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설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것은 우리 몸 안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려 주는 징표가 된다. 따라서 건강한지 여부는 일차로 변의 모양이나 색깔만으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다. 

    대변은 결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우리 몸의 건강지표이다. 건강한 사람의 변은 건강한 생활과도 관련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대변이나 소변을 그저 단순한 배설물로만 간주하지 말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바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본다. 

    ‘똥을 잘 싸는 사람이 건강하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잘 먹는 것 못지않게, 잘 싸야 건강하다는 간단한 평가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의사 친구 덕분에 나는 매일 변을 관찰하게 되었다. 매일 변의 모양이나 색깔, 냄새 등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 나 자신의 건강 상태를  곧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가르치는 과목 중에 ‘식품과 건강’이라는 과목이 있다. 마침 학생들에게도 변 일기를 써 보라는 과제물을  내준 적이 있다. 매일 자신의 대변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형태와 색깔을 기록한 다음 12시간 전에 자신이 먹었던 음식을 적어보고 자신의 건강상태와 비교하는데 이왕이면 디지털카메라로 사진도 찍어서 제출하라고 말이다. 



   처음에는 ‘왜 그렇게 더럽고 괴로운 일을 시키냐?’고 항의를 하던 학생들이 술을 많이 먹은 다음날, 자신의 변이 이전의 변의 모습과는 다른 형태를 띠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또, 주말에 집에서 계속적으로 식사를 하였을 때는 비교적 건강한 변의 모습을 보여 주었으나 주중에 밖에서 외식으로 또는 간편하게 식사를 하였을 때의 변의 모습은 건강한 변과는 현격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여지없이 건강치 못한 변을 보면서 자신의 건강상태, 자기가 먹은 음식에 따라 거짓말을 하지 않는 변의 모습에 너무들 놀라워들 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는 지속적으로 변을 관찰하는 생활 습관으로 바꾸겠다면서 학기말에 이루어진 강의 평가에서 후한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  


        가장 건강한 대변은 어떤 모양일까?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노란 빛깔을 띤 바나나 모양으로 한 번에 쑥 나오는 대변의 상태가 아닌가 싶다. 어른들이 보는 대변의 색깔이 검은 갈색인 반면 아기의 대변은 거의가 노란색을 띠고 있다. 수도 스님의 대변도  노란색을 띤다고 하는데, 육식보다는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물론 많이 걷고 바른 생각을 하는 삶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른들의 대변들은 이에 반하여 육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며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정신적으로 안정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검은 갈색을 띠게 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반면, 매일 토끼 똥을 누는 사람은 장이 흥분해서 경련을 일으킨 결과로 변이 아래로 잘 밀려 내려오지 못하기 때문에 토끼 똥 같은 대변을 보게 되는 것이다. 경련성은 배에 가스가 차면서 아프고 두통이 뒤따르기도 하며 힘을 주어도 대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변의 모양이나 굵기는 섬유소의 섭취량에 많이 좌우된다. 난소화성 식이섬유는 변의 크기와 양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서 채소류를 많이 먹는 동양 사람들의 변의 굵기는 서양 사람들에 비하여 굵은 편이다. 대변은 어느 정도 굵기를 유지해야 장이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싱크대와 연결되어 있는 호스 관을 보면 알 수 있다. 오래 동안 청소하지 않고 방치하면 많은 찌꺼기들이 끼어서 관의 내경이 좁아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만일 호스완 내벽을 말끔히 청소해주면 하수도로 물이 잘 빠지는 것과 같이 사람의 장도 굵은 대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장이 청결한 상태를 유지할 수가 없어 영양소의 흡수가 원활하지 못하여 각 조직에 영양성분을 제대로 공급하여 주지 못하니 건강을 유지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 내시경을 통한 나의 대장 --

    마른 체격의 소유자들은 장이 건강하지 못한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바로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대변의 굵기와 더불어 크기(양)가 어느 정도를 유지될 수 있도록 음식을 선택해야 장의 청소가 원활해지고 또 영양소의 섭취도 잘 이루어진다.








  


    

우리의 입은 정직한 말보다도 거짓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그래서 열 길이나 되는 수심의 깊이는 알 수 있어도 한길 마음속을 알 수가 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나 대변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먹은 음식대로, 

속이 좋은 상태인지, 안 좋은 상태인지, 

그대로 나 자신에게  이야기해 준다. 

어떤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겠다. 

어떤 음식을 지속적으로 먹는 것이 좋겠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면서 말이다.     


    주변에서 어떤 음식이 몸에 좋으니 많이 먹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나 자신에게도 적용되는 진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내 몸의 체질, 유전자적 특성, 면역체계 시스템, 컨디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남들에게 좋다는 음식도 나에게는 건강한 음식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고통을 안겨줄 수도 있다

    우리들의 조상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음식 재료를 자연 속에서 선택하면서 직접 먹어 보고 독인지 아닌지를 판단하여 안전한 식품으로 받아들여 오늘에 이르렀던 것처럼 우리 자신의 대변을 보고 나에게 맞는 음식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며 그렇다면 이것은 바로 내가 친구 한의사를 만나는 일이나 다름없다.     

     자!  오늘부터 대변 일기를 당장 써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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