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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트리 May 04. 2024

나이 많고 직급있는 회사 아저씨들의 착각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

10년의 회사생활 기간동안 참 다양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나이 많은 아저씨들의 착각'이다. 

누군가에겐 참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20대의 여회사원이 겪었던 40대 나이의 과/차장급 아저씨들의 오류를 적어본다. 


20대 중반을 갓 넘은 나의 사수는 이쁘장한 외모로 또래 직장 남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녀의 관심을 이끌기 위한 자극적인 행동들 , 친분을 쌓기 위해 다가오는 섬세한 작업들.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지만 난 그런 남자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어떤 목적이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관심은 또래 남자들뿐만이 아니었다. 

퇴근 후 종종 그녀와 술 한잔 기울이던 유부남 40대 후반의 직장상사가, 그녀에게 흑심을 품고 있다는걸 알게된 건 오래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녀는 직장상사인 그에게 사회생활과 업무의 힘든 점을, 퇴근 후 술의 힘을 빌려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 회포를 풀곤 했다. 직장 상사임에도 자신의 고충을 들어주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그에게,  그녀는 존경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작은 선물을 하기도 했다. 

난 직급과 나이를 떠나 살갑고 친근한 그들의 관계가 때론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그녀의 살가운 행동과 선물의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인듯했다. 

덥수룩하던 수염을 말끔하게 밀고, 외모와 옷차림새를 깔끔하게 가꾸며, 시대에 동떨어진 악세사리를 착용하고 회사에 오는 그의 모습은 과거와 확실히 달랐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건 나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 또한 상사의 행동이 과거와는 달라졌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미묘한 감정으로 다가오는 남자상사의 행동에, 그녀 또한 이상함을 느낀지 몇 주 되었다고 한다. 요즘엔 술자리를 피하고 업무적인 이야기로 딱딱하게 답변하고 있는중이라고 내게 귀띔했다. 

자신도 설마 했지만, 순수했던 본인의 의도를 착각한거라면 정말 혈압오르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다.


종종 내게 남자상사는 젊었을적 인기 많았던 사나이 시절을 언급하곤 했다.

(늙수구리한 외모는 그렇다고 쳐도) 말주변이 좋고 능글맞은 성격 덕에 그럴 수 있겠다며 믿어주는 척 했던 나도 그의 자신감에 일조해버린걸까..

그는 단체 술자리 후 술에 잔뜩 취한 채 , 화장실에 가는 그녀에게 성적인 접촉을 시도하다가 사단이 나고 말았다.  


과거 술에 취해 이상한 농담을 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손을 보며 , 아슬아슬했던 상황이 몇 번 있었다.

직원들도 그의 행동을 못본체 할 수 밖에 없었던건 그보다 나이도 직급도 어린 후배였기 때문일것이다.


착각과 알 수 없는 자신감에 가득으로 회사생활을 지속했던 그는 한 달 후 해고되었다. 


다른 대기업에서 이런 일들로 신문 1면을 뜨겁게 달구었던 시절, 

당시 사장님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런 말씀을 했다.

"4-50대 남자 상사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거울을 보세요. 자기 객관화가 되어야합니다.

어리고 아리따운 여자 후배들의 호의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착각을 범하지 맙시다.

당신들에게는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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