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영화들이 있다.
어떤 역경이 있어도 다시 감동적인 사건으로
모든 것을 이겨내는.
가난한 소년에서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내고 골프 선수가 되거나
로켓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단순한 코미디나
그 어떤 화려한 장면들 보다도
마음 안의 울컥임을 건드리는.
하지만 그때는
내 생각처럼 길이 잘 열리지 않았다.
어려운 시도를 했고
마지막 관문에서 좌절하자
나도 더 이상 길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세상 모든 것에는 분명 의미가 있을 텐데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렇게 그 어떤 힘든 상황들 속에서도
의미를 찾아내던 내가
앞이 깜깜해지자 덩그러니 멈춰 버린 느낌.
마음을 비우려고
선물 받은 여행 에세이 한 권을 들고
그렇게 다시 바다로 떠난.
그저 먼 곳을 가지도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유명한 곳을 가지도 않고
그저 생각 없이 책을 읽고 걸을 수 있는 곳,
그런 곳이면 나에게 족했으니까.
하루 종일 바다에 앉아 책을 읽다가,
어두운 저녁쯤
사람들이 없는 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배낭을 메고
밤길을 따라
깊은 바다 절벽에 도착했다.
사람 없는 그 곳에는
그 날따라 저 멀리 바다 위에는
달이 보이지 않았던.
다른 날보다 너무 어두웠기에,
"오늘 밤은 바다 위에 있는 달을 못 보겠구나."
하며 그저 몇 분을 바위에 걸터앉아
어두운 바다를 바라보다가
신기하게도
내 머리 바로 위 하늘에서
무언가가 조금 씩 보이기 시작한.
조금은 흐리지만 나무 위에 걸터앉은 달과
작게 빛나는 별들.
추억 속의 달을 보기 위해
멀리 바다로 왔지만
그 대신 작게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다
다시 문득 드는 생각,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거니까.'
모두가 끝없이 앞을 향해 나아가지만
결국 우리가 찾은 곳에
의외에 어둠이 기다릴 때
어둠 속에서
순간 순간마다 나를 기다리던 그 작은 별들이
결국 작은 우연이 만나듯 하나로 이어져
그렇게,
'인생을 만들어내는 건 아닐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