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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린 삶 Sep 29. 2015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이에요."

- copyright 김작-



여기 비행기가 매일 지나가네.



이사 간 지  며칠 후,

나는 새벽에 잠을 자다 큰 소리에 눈을 뜨고는 창문을 닫고 다시 잠이 들었다.


처음엔 거슬린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천천히 적응해갔 시간.


"이런 날은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퇴근하는 길,

친구저녁을 먹고 나와,

반대편 건물 창문에 비친 달이 너무  예뻐

집에 가는 동안 달을 생각했던 .


매일 반복하는 일

오랫동안 열지 못한

가방에 들어있는 카메라를 꺼.


'비행기.'


달을 찍으러 나가면서,

나는 그렇게 둘을 함께 찍으려고

생각했다.


일이 끝나고 밤마다

음악 들으며 매일 뛰던 공원.


매번 머리 위로 커다란 비행기가 나타날 때,

통화를 하기라도 하면 손으로 마이크를 감싸던 불편.


하지만 공원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하늘을 쳐다보


'저기 타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 해준 소리.


잠시 기다리니,

커다란 소리와 함께 머리 위를 지나가 비행기.


그리고 결국 사진에는 그 흔적만 남.


"오늘 검사 결과 나왔어. 의사가 많이 나아졌데.

다행이지?"


오랫동안 고생하던 것이

나아져간다는 친구의 소식.


"이제 나를 좀 챙기려고."


그동안 얼마나 무언가에

얽매여있었는지 깨달았다는 친.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제 조금 휴식을 주어야겠다고 내게 말하는.


"덕분에 내가 소중하다는 걸 알았어."


 덕분에 조금 씩

자신을 알아가기 시작했다는 말.


"이럴 땐 쓸모가 있네요."


매일 새벽마다 시끄럽기만 하던 소


하지만 그날 밤만은 달빛 아래서

계속 하늘에 그것이 지나가길 기다렸 날.


"약한 분들이 오래 살수도 있어요."


"왜요?"


"경험이 있으니 너무 무리하지 않거든요."


그렇게 말하던 어떤 의사 선생님의 .


"이미 한 번 넘어봐서 알잖아."


오랜 시간 참고 노력해서

결국 본인이 원하는 길을

가게 된 후배와의 대.


그렇게 한 단계 씩

계속 나아가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그래서,


"여기 빛나는 선들은 뭐예요?"


어느 날 지인의 질문에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이에요."


그렇게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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