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도 아니고?
“브런치? 그게 뭐야? 그런 게 다 있어?”
“유튜브도 아니고, 인스타그램도 아니고, 브런치?”
“하여튼 취향 참 독특하네.”
지인들이 말했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아주 작은 일상부터 노하우까지 글이 아닌 영상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읽고 쓰기’가 취미라니.
가끔은 내가 시대에 뒤처진 사람인가 싶다가도—
유튜브가 아닌 브런치를 읽는 나.
숏폼 영상 대신 짧은 시를 찾아 읽는 나.
사람보다 커피를 더 좋아하는 나.
겉으론 조용하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사유하는 나.
나는 이런 내가 좋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느리지만 깊은 사람.
말은 적지만 생각은 많은 사람.
시끌벅적한 모임에서 느끼는 즐거움보다
고요 속에서 느끼는 평안의 기쁨을 아는 사람.
오래된 취향을 가진 사람.
쉽게 변하는 취향과 마음의 유행 속에서도
오랫동안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
그래, 나는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촌스럽다 해도 어쩔 수 없지.
그래, 다들 반짝이는 걸 좇으라지.
나는 오래도록 스며드는 것을 좇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