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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스타일의 현대 희곡 ]

가면 뒤의 왕국 (3막 1장 / 3막 2장)

by FortelinaAurea Lee레아

3막 1장 – 진실과 반격


(무대가 밝아지면, 고급 호텔 스위트룸. 넓은 창으로 보이는 밤하늘은 어둡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간간이 번개가 번쩍이며 폭풍의 전조를 알린다. 방 안은 은은한 조명에 비친 고급스러운 가구들로 채워져 있지만, 그 분위기는 무겁다. 테이블 위에는 여러 장의 서류와 노트북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올리비아 하퍼는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뒤적이며 노트북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줄리엣은 초조한 얼굴로 방을 서성이다가 창가에 멈춰 선다.)


올리비아: (서류 한 장을 들어 보이며)

"찾았어. 리처드 킹스턴이 과거에 불법 자금 세탁을 했던 기록.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거야."


(그녀는 또 다른 서류를 줄리엣에게 내민다.)


줄리엣: (급히 다가가 서류를 받아 들며)

"마크가 킹스턴 그룹을 차지하려고 우리 가족을 이용했던 증거?"


올리비아: (고개를 끄덕이며)

"그는 단순한 야심가가 아니야.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웠어. 리처드가 비리를 저질렀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걸 이용해 회사를 차지하려고 한 거야. 증거를 보면, 마크는 몇 년 전부터 킹스턴 그룹 내부의 고위 임원들을 매수했고, 언론과 검찰에도 손을 써 둔 것 같아."


줄리엣: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리고 아버지는 그 덫에 걸려버렸지. 마크의 계략대로 움직였고, 이제는 회사를 잃을 위기에 처했어."


올리비아: (심각한 표정으로)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순 없어. 주주총회에서 모든 걸 폭로해야 해. 이 서류들이 있으면 마크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어."


줄리엣: (서류를 손에 꼭 쥐며, 깊이 숨을 들이마신다. 그녀의 눈빛이 결연해진다.)

"두려워하지 않을 거야. 마크가 어떤 수를 쓰든, 난 끝까지 싸울 거야."


(줄리엣이 한 발짝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호텔 방 전화기가 울린다. 둘은 흠칫하며 서로를 바라본다. 올리비아가 먼저 손을 뻗어 전화를 받는다.)


올리비아: (신중한 목소리로)

"네, 누구시죠?"


(잠시 침묵. 올리비아의 표정이 굳어진다.)


올리비아: (줄리엣을 바라보며, 낮고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줄리엣, 마크야."


(줄리엣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한다. 그녀는 손을 내밀고 올리비아에게서 전화를 받아 든다.)


줄리엣: (단호한 목소리로)

"무슨 일이지, 마크?"


마크: (전화기 너머에서 느긋한 목소리로)

"내가 전화를 안 할 거라고 생각했나? 올리비아 하퍼와 함께 있겠지. 그녀가 어떤 자료를 찾았는지도 알고 있고."


(줄리엣은 순간 당황하지만, 애써 감정을 숨긴다.)


줄리엣: (태연한 척하며)

"그렇다면 넌 지금 초조하겠네."


마크: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초조? 아니, 재미있다고 해야겠지. 네가 내 약점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꽤 흥미로워."


줄리엣: (단호하게)

"이제 곧 주주총회가 열릴 거야. 그리고 네 정체도 모두에게 밝혀지겠지."


마크: (잠시 침묵. 이윽고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넌 너무 순진해, 줄리엣. 킹스턴 그룹은 네 것이 아니야. 그리고 넌 나를 상대로 이길 수 없어."


줄리엣: (조소하며)

"이기고 지는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어."


마크: (한숨을 쉬듯이)

"좋아.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지. 네가 원한다면 내게서 멀어질 수도 있어. 하지만 그 대가는 클 거야."


줄리엣: (눈을 가늘게 뜨며)

"협박하는 거야?"


마크: (느릿한 목소리로)

"경고하는 거지. 네가 내 앞을 막으면, 내가 가진 모든 걸 이용해 네 소중한 것들을 부숴버릴 거야. 킹스턴 그룹, 네 아버지, 그리고… 너."


(줄리엣은 턱을 굳게 다물며 더는 말을 잇지 않는다.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지만, 결코 두려움을 드러내지 않는다.)


줄리엣: (차갑게)

"그럼 보자고, 마크. 누가 끝까지 남을지."


(그녀는 전화를 끊어버린다. 올리비아가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잡는다.)


올리비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괜찮아?"


줄리엣: (깊이 숨을 내쉬며)

"괜찮아. 하지만 이제 시간이 없어. 마크가 우리를 막기 전에 움직여야 해."


올리비아: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주주총회에서 그를 끝장내자."


(번개가 번쩍이며, 창밖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진다. 폭풍이 다가오고 있다. 줄리엣과 올리비아는 단호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결전의 순간을 준비한다. 무대가 어둠 속으로 서서히 사라진다.)


(암전.)


--- ---


3막 2장 – 마크의 최후통첩


(무대가 전환되며, 킹스턴 그룹 본사 최상층 사무실. 방 안은 어둡고, 유리창 너머로 도시의 불빛이 아련하게 반짝인다. 빌딩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며 불길한 기운을 자아낸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마크 레스터가 창가에 서 있다. 그의 실루엣이 도시 야경과 대비되며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 손에 위스키 잔을 들고, 다른 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여유로운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싸늘하다. 문이 열리고, 줄리엣이 단호한 발걸음으로 들어선다.)


마크: (비웃으며 뒤를 돌아본다.)

"네가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군. 대담해졌어, 줄리엣."


줄리엣: (문을 닫고 천천히 다가오며)

"네 게임은 끝났어, 마크. 우리가 모든 걸 밝혀냈어."


마크: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손가락을 튕기며)

"그래? 그렇다면 축하해야겠군. 하지만 말해 보자고. ‘모든 것’이 정확히 뭘 뜻하는지."


줄리엣: (책상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서며,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진다.)

"이거면 충분할 거야. 네가 킹스턴 그룹의 주요 주주들과 정치인들을 매수한 증거. 그리고 네가 리처드 킹스턴을 몰아내기 위해 어떻게 언론과 검찰을 이용했는지도 밝혀냈지."


(마크는 서류를 한 장 집어 들고 힐끗 바라보더니, 다시 던져버린다. 그는 여전히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지만, 손끝이 살짝 경직된다.)


마크: (작게 웃으며)

"그럼? 네 아버지의 비리도 함께 공개할 생각이야? 킹스턴 그룹이 무너지면, 너도 함께 사라질 텐데."


줄리엣: (눈빛을 빛내며)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거야. 그는 최소한 자기 죄를 회피하지 않아. 하지만 넌 다르지. 넌 권력을 위해 모든 걸 짓밟았어. 나, 아버지, 그리고 이 회사를."


마크: (한숨을 쉬며, 마치 안타깝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줄리엣, 넌 아직도 날 오해하고 있어. 난 단순히 권력을 원한 게 아니야. 난 더 강한 기업을 만들고 싶었어. 리처드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었고, 난 킹스턴 그룹을 미래로 이끌 준비가 돼 있었지."


줄리엣: (비웃으며)

"그래? 그럼 왜 불법적인 방법을 써야 했을까? 강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사람들을 배신하고 조작하는 게 필수 요소라고 생각해?"


마크: (자리에서 일어나 줄리엣에게 천천히 다가가며)

"세상은 그렇게 돌아가, 줄리엣. 순진한 이상주의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넌 이 모든 걸 너무 감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줄리엣: (눈을 가늘게 뜨며)

"감정적? 네가 내 가족을 파멸시키려 했는데, 내가 감정적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마크: (작게 웃으며, 가까이 다가간다.)

"안타깝군. 난 널 아껴줬는데 말이야."


줄리엣: (조소하며, 그의 시선을 똑바로 바라본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소유욕이었어. 그리고 난 네 것이 아니야."


(마크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그는 줄리엣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가, 씁쓸하게 웃는다.)


마크: (목소리를 낮추며)

"그렇다면 내 방식대로 끝을 보겠어."


줄리엣: (조금도 물러서지 않으며)

"네 방식이라면 또 무슨 더러운 수를 쓸 건데?"


마크: (한쪽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네가 주주총회에서 날 공격하려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나도 마지막 패를 준비해 뒀지."


줄리엣: (경계하며)

"어떤 패지?"


마크: (웃으며 속삭이듯)

"네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무너뜨리는 것."


(순간 줄리엣의 눈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녀는 곧 표정을 굳히고, 강한 태도를 유지한다.)


줄리엣: (단호하게)

"협박인가?"


마크: (어깨를 으쓱이며)

"그건 네가 결정할 문제지."


줄리엣: (조소하며)

"넌 이미 끝났어, 마크. 아무리 몸부림쳐도, 모든 진실이 밝혀질 거야."


마크: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유리창 앞에 서서 도시를 내려다본다.)

"넌 날 너무 과소평가해. 주주총회에서 네가 기대하는 결과가 나올 거라고 확신하나? 난 언제나 두세 수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야, 줄리엣."


(줄리엣은 주먹을 꽉 쥐며 마크를 노려본다. 그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지만, 두려움 없이 맞선다.)


줄리엣: (단호하게)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해보자. 이 싸움에서 누가 끝까지 서 있을지 보자고."


(줄리엣이 돌아서서 사무실 문을 향해 걸어간다. 마크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여유롭지만, 눈빛 속에는 무언가 어두운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그녀가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마크가 마지막으로 한마디 던진다.)


마크: (조용히, 그러나 의미심장하게)

"줄리엣, 넌 너무 깨끗한 결말을 기대하는 것 같군.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줄리엣은 잠시 멈칫하지만, 곧 굳은 표정으로 나간다. 문이 닫히고, 마크는 어둠 속에서 혼자 남는다. 그는 창밖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위스키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그 순간, 창문에 번개가 번쩍이며 마크의 얼굴이 희미하게 비친다. 그의 입가에는 불길한 미소가 서려 있다.)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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