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시 플릭시아의 조각들 ] 2권

7. 모든 손목은 시계를 잃는다

by FortelinaAurea Lee레아

7. 모든 손목은 시계를 잃는다


어느 날부터인가

모든 손목에서 시계가 사라졌다.

기계적 고장도, 도난도 아니었다.

그저 어느 순간, 아무도 시계를 차지 않게 된 것.


“시간은 어차피 정확하지 않아.”

누군가 말했지만

정확함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계는 우리 손목에 묶여

우리의 삶을 재촉하고,

심장을 억지로 박동에 맞췄다.

그러나 시계를 잃자

사람들은 걷는 속도로 말했고,

침묵의 길이를 느낄 수 있었다.


플릭시아의 한 기록 보관인은

사라진 시계들을 수집했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놓아버린 것들이라고 믿으며.


그는 벽 한가득

멈춘 시계들을 걸어놓고

그 앞에서 글을 썼다.


“이 시간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이 시계가 멈춘 순간, 무엇이 끝났을까?”

“시계가 없는 손목은, 더 가벼운가?”


그리고 마침내,

그도 시계를 찼다.

그러나 유리판 안엔

바늘도 숫자도 없었다.

오직 반사된 자기 얼굴만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이제야, 내가 시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