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모든 손목은 시계를 잃는다
7. 모든 손목은 시계를 잃는다
어느 날부터인가
모든 손목에서 시계가 사라졌다.
기계적 고장도, 도난도 아니었다.
그저 어느 순간, 아무도 시계를 차지 않게 된 것.
“시간은 어차피 정확하지 않아.”
누군가 말했지만
정확함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계는 우리 손목에 묶여
우리의 삶을 재촉하고,
심장을 억지로 박동에 맞췄다.
그러나 시계를 잃자
사람들은 걷는 속도로 말했고,
침묵의 길이를 느낄 수 있었다.
플릭시아의 한 기록 보관인은
사라진 시계들을 수집했다.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놓아버린 것들이라고 믿으며.
그는 벽 한가득
멈춘 시계들을 걸어놓고
그 앞에서 글을 썼다.
“이 시간은 누구의 것이었을까?”
“이 시계가 멈춘 순간, 무엇이 끝났을까?”
“시계가 없는 손목은, 더 가벼운가?”
그리고 마침내,
그도 시계를 찼다.
그러나 유리판 안엔
바늘도 숫자도 없었다.
오직 반사된 자기 얼굴만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이제야, 내가 시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