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부산대병원 장례식장과, 동아대병원 장례식장을 가봤니?"
갑자기 장례식장 후기를 묻는 전화를 부산 출신인 전 직장 선배로 부터 받았다.
"아니요..(빠른 예감이 들었다. ) 언니, 부모님 편찮으세요?"
아니나 다를까...
"응 지금 부산 내려가는 중인데, 장례식장을 미리 잡아야 한다는데,
부산에 장례식장이 어디가 어떤지 알아야지...
위치상 저 두 곳 중에 하나를 하긴 해야 할것 같은데..."
이 선배와는 늘 어디 아파트가 좋은지, 어디 맛집 좋은지 정보나 나눴지,
장례식장 어디가 더 편의가 좋은지 정보를 나누게 될 줄이야...
"장례식장 안에는 안 들어가봤지만, 주차나 규모는 동아대가 좋을 것 같고,
대중교통 접근성은 부산대가 좋을 것 같아요. 부산대가 옛날 우리 생각에는 큰 병원이였지만,
양산으로 많이 옮겨갔고, 지금 토성동에 있는 병원은 서울에 중형 종합병원 사이즈에요.
장례식장도 작을 것 같아요. 아버님 지금은 어느 병원에 계세요?"
"지금은 메리놀에 계신데, 거기는 너무 작아서 손님 모시기 어려울 것 같아."
"네, 언니.. 아이고... 저 근처사니까 필요한 일 있으면 또 연락주세요."
라고 내가 아는 정보만 알려주고, 곧 상주가 될 선배와 마른 전화를 끊었다.
30대 초반엔 한달에 몇번씩 결혼식에 다니며, 어느 예식장의 밥이 맛있었는지,
주차가 편했는지, 빠삭했는데, 관혼상제중 혼이 지나고 상의 시절이 왔다.
내가 내 주변의 나이 들어감을 새삼 깨닫게 되는 통화였다.
외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추어탕을 먹으며
이 장례식장 밥은 참 맛있구나 느끼며, 이제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는데,
부산으로 오는 길, 아버지가 누워 계신 병원으로 향하는 딸의 마음이 어떨지
알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그 마음을 알아가며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은 참 애잔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