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클라우드의 만화 이론서, 만화의 지금을 돌아보고 미래를 내다보다
'만화의 미래'는 '만화의 이해'에 이은 스콧 맥클라우드의 두 번째 만화 이론서다. 전작이 만화 자체의 형식을 탐구해가며 소개했다면 이번에는 만화의 사회적·산업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다. 스콧 맥클라우드는 만화를 통해, 만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디지털 시대 만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책이 처음 출간된 때는 2000년이다. 당시에 내다본 디지털 시대라는 미래에 대한 예상은 지금과 비교해가며 읽어보면 재미있는 내용이다. 상당수가 들어맞았고 훨씬 더 발달했으며, 한편으로는 여전히 종이 지면을 옮겨 놓은 것에 불과한 부분도 있다.
만화에 대한 검열과 편견, 다양성의 포용과 같은 부분들은 만화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 전반에도 적용되는 내용이다. 이점들은 그때에 비해 훨씬 더 나아졌지만, 안타깝게도 여전히 나아가야 할 길이 남아 있기도 하다. 책에서 다루는 '미래'라는 개념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다.
책이 나오고 10년이 넘게 지났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광고를 대가로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는 곳이 생겨났고,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중소규모 인터넷 만화 플랫폼의 등장으로 웹툰을 구입한다는 개념이 일반화되었다. 포스타입과 같이 인터넷을 통해 만화와 같은 창작물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곳도 생겨났다. 만화는 창작자와 독자 모두에게 가까워졌고, 이에 따라 산업구조와 인식의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다양성 또한 확보되었다. 만화라는 문이 보다 활짝 열린 것이다.
이제는 문을 더 열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발을 들여놓아야 할 때다. 만화와 사람들을 가르던 문짝은 떼어버리고,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을 만들어가야 한다. 사람들이 문을 비집고 들어가다 보면, 별 쓸모도 없던 문짝은 흔적도 없이 떨어져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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