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식업이 가야할 길은 어디인가?
후쿠오카 벤치마킹 겸 여행을 왔다.
오래 전의 선약이기도 했고 내년을 고민할게 있어서 만사 제치고 왔다.
외식하시는 분들은 일독하시길 바란다.
내년을 앞두고 외식업은 초유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소비심리의 절벽이니 저성장의 장기화라든가 하는 눈에 불보듯 뻔한 단어보다 더 우리들의 폐부를 찌르는 인건비문제와 이것이 야기할 제반의 상황도 별무소음에 지나지 않을만큼 나의 마음을 굳어버리게 하는 것은 다름아닌 외식의 미래다.
1. 외식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갈 길이 있기는 한 것일까?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한 진행형인가?
2. 한식의 경쟁상대은 누구인가?
편의점과 쇼핑몰인가?
아니면 피자와 짜장면인가?
필요불가결한 임금인상과 구인난에 이은 세계적인 식재료의 증가, 여기에 소비심리의 침체로 한국 소비는 끝을 알 수 없는 절벽사태에 부딪치고 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희망은 커녕 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어디 그렇게만 돌아갈까 싶기도 하지만.. 마음은 희망을 심어보지만.. 현실은 냉정하게 힘듦을 직시하게 만든다.
그래도 다시금 희망에 앞서 도전을 조심스럽게 말해야 한다.
그것마저 없다면 이 암울한 하루하루를 이겨낼 용기조차 사라지니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한식의 출구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작년 도쿄와 올 봄 오사카에서 그리고 이번 후쿠오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얄밉지만 일본은 1985년 이후 잃어버렸던 30년을 되찾아오는 모습에서 우리 외식업의 활로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소비절벽은 자연스레 가성비높은 외식상품을 만들게 할 것이고, 삶의 행복은 한끼의 사치를 꿈꾸는 맛집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게 만들거라 믿고 싶다.
아니 믿는다.
그래서 빈익빈 부익부의 극단적 상황까지 예상되는 한국의 외식시장의 전망을 우리 외식인들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간절함의 시작은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 외식업의 재발견으로부터 찾고 싶다.
이런 말 누가 모르냐고?
지금 한국도 그렇게 해서 잘되는 식당들 많다고?
나도 이럴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누군가 한식의 미래를 우리 내부에서 찾아내기 위해 필요한 쏘시개 불이 사람의 이기적 욕망과 그것의 정반대의 개념인 나눔의 배려라는 양 극단의 감정에서 고민해야 할 줄은 내가 발딛고 사는 한국이 아니라 별로 인정하고 싶지 않는 일본땅에서 느낄줄 몰랐다.
가끔 강의 말미에 잘 써먹는 성공 뒤에는 성공을 향한 탐욕이 있다고 하면서 탐욕의 필수조건으로 경쟁에 대한 시기와 질투 그리고 배아파함의 정당성을 얘기하고 한다.
얼마 전 페북에 던졌던 외식업의 욕망은 정당한가? 라는 의제의 연속선상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소들이 끊임없이 모방하게 하고 배우게 하고 연습하게 하고 익히게 한다고 강조한다.
배타적 소유욕과 이기심 역시 이러한 성공에의 탐욕과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일 수 있겠으나 자본주의의 물질적 생산력을 극대화하는 경쟁력과 창의성의 바탕을 이루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이 지점에서 또 다른 성공의 이타적 배려가 만들어 질 것이다.
외식업계 역시 개인적 부의 축적 과정의 일환에 지극히 일희일비하며 부딪치겠지만 전체 외식시장의 성장과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나눌 것이라 믿는다.
개인적 소비진작을 옹호하기 위해 이글을 쓰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어렵고 힘든 외식의 활로를 위해 중언부언 떠들고 있음을 양해해 주시길.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집밥도 좋지만 당장의 외식인들은 오늘 당장의 주머니가 고프다.
돈 쓸 일을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돈을 쓰야 하기에 오늘 한 명의 손님이 더 필요한 사람들이 외식인들인 것이다.
그것이 핑계든 사실이든지간에 경기가 어렵고 힘든 상황에 관계없이 우리네 외식업에 주어진 숙명과도 같다.
다수의 외식전문가들은 앞으론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년대비 10% 이상 원가가 올라가고 또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그러니 지금보다 비용을 20% 이상 절감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단다.
간단하게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람줄이는 거다.
쉽다.
5명 직원중에 한 명만 줄이고 나머지 네 명이 다섯명 몫을 하면 된다.
간단하네.
과연 그럴까?
이게 돈을 부리는 경영비법인 것인가?
아니면 불황에 대비하는 꼼수는 아닌가?
스타벅스에 갈 때마다 손님이 많은 이유에 놀란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커피매니아들도 아니면서 맥커피나 스벅커피나 그게 그건데.. 왜 여기만 손님이 이렇게 많은거야.
후쿠오카에도 스타벅스는 언제나 만원이다.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의 말이 아니어도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최고의 품질, 최상의 상품을 판매하려고 기를 쓰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되는 곳만 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솔직한 느낌인데 가성비와 상품력은 이미 트렌드가 되어버린 것 같다.
굳이 커피업계를 말하지 않아도 대박식당과 쪽박식당의 사례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의 품질은 장기불황이 지속되는 한 버릴 수 없는 외식성공의 핵심요소다.
그만큼 고객들의 소비행태가 까다로워졌다.
경쟁이 심한만큼 맛집, 수준높은 음식에 대한 정보도 많이 오픈되었다.
자연히 손님들도 영악해지지 않겠는가.
내 돈 내고 내가 사먹는데 당연히 맛있고 싸고 잘주는 곳에 가고싶은 마음이야 당연하다.
손님을 알아야 돈이 보이는 법이다.
아래 인용한 글을 눈여겨 보시길 권한다.
"가격이나 품질은 좋은데 왜 사라지고 말까? 대부분의 경우, 소비자에게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언젠가 진실을 알아주려니 생각하며 내놓고 기다린다면, 실패는 불 보듯빤하다. 어떤 제품은 오래 가는데 어떤 제품은 쉽게 잊히는 이유는, 실제적인 차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소비자에게 각별한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 가격, 가성비, 기능, 품질, 명성 등의 실제적인 차이가 없어서도 안 되지만, 언젠가는 따라 잡힌다. 경쟁자가 조금 더 싼 가격이나 가성비, 색다른 기능이나 좀 더 향상된 제품을 들고 나오는 순간, 또는 더 명성이 있는 기업이 유사한 제품을 내놓은 순간, 자기만의 자리를 잃고 말기 때문이다.
우리 브랜드만의 진정한 차별화는 인식상의 차별화로 달성해야 한다. 더 비싼 값을 기꺼이 치르게 하며, 안 살 것을 사게 만들고, 관련 제품을 사게 만들고, 사고 또 사게 만드는 것은 인식상의 차별화가 달성됐을 때만 가능하다. 인식상 차별화의 핵심은 남들이 갖지 못한 독특함을 가는 것이고, 그러한 독특함을 어필하는 데는 최초(First)이거나 유일(Only)하거나 최고(Best)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 나음보다 다름에서 인용. 홍성태 저 -
돌아가면 할게 많다.
우리 외식도 니네들보다 잘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