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란 없고 전진만 있다
저의 꿈은 중학생 때부터 늘 한결같았습니다.
언젠가 유엔에 들어가서 국제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인데요.
그 꿈 때문에 프랑스에 온 지도 어느덧 10년이 되어가네요.
왜 나의 길은 이렇게 길까.. 이런 생각도 많이 했고 진로결정을 잘못한 걸까 자책도 많이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jpo에 합격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좋은 인생경험을 한 것 같아 블로그에 몇 자 적어봅니다,
저는 프랑스에서 채용담당자 겸 학교 및 협회들 파트너십 담당자로 일한 지 1년 3개월이 되었습니다
jpo는 경력 2년부터 지원 가능한데, 저는 그래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궁금해서 연습 겸 지원했습니다.
제가 지원한 곳은 1 지망은 wmo 세계 기상기구, 그리고 unesco인데요.
스위스나 프랑스에 계속 남고 싶어서 뉴욕에 있는 HR포지션은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최종면접까지 총 4개월, 서류 준비 시간까지 총 8개월이라는 장정의 시간을 걸쳐 아주 값진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저가 하는 일에 대해 되돌아보게 되고, 프로젝트를 일부러 추진해보기도 하고, 최종면접을 기다리는 동안 내가 어쩌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솔직히 많이 있었습니다.
선택이 되지 않았다고 해서 자책하고 스스로를 탓하기보단 이제는 저를 좀 더 아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어느 한 곳에 목숨 걸듯 하고 싶지 않아 졌고, 어쨌든 도전 자체가 의미 있고 제 청춘의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은 것 같아 오히려 저 자신을 칭찬하고 싶어 졌습니다.
저는 이제 내년이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인데요.
내년에 도전할 때는 딱 2년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2년 경력으로 채용되기 어렵다는 것 잘 알지만 제가 가진 언어능력, 그리고 12월부터 준비할 여러 가지 자격증들로 기적을 일으켜보고 싶습니다!
마침 딱 한국에 휴가를 2주 와서 슬플 때 가족이 함께 있어주었습니다.
저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늘 찾아갈 곳은 성당뿐이어서, 하느님에 의지를 많이 했고 우울감을 늘 갖고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탈락한 것을 알게되고 자다가 새벽에 시차적응 때문에 깼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만하지 마, 너 아직 초짜야.'
그 생각이 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너무 높은 위치의 직장을 나의 것이라 여겼구나. 최종면접 봤다고 해서 다 가진것처럼 굴었구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머니와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밖에 놀러 다니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기운이 솟아납니다. 슬픈 것을 공유하는 걸 싫어하는 저인데,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누구하고 공유해 본 기억이 별로 없고 남까지 슬프게 하는 게 민폐 같아서 싫었는데, 누구와 공유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UN careers 사이트도 자주 뒤적여보고 단기 컨설턴트직도 찾아보고 적극적으로 원서를 내보려 합니다. 이제 반년이면 석사도 끝이니까요! 얼른 다 끝내고, 1년 더 경력을 쌓다가 공부가 그리워질 때쯤 박사학위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아직 이렇게 도전할 수 있는 나이라 행복합니다. 저는 저에게 잘하고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습니다. 저는 제가 제일 잘 알고 저부터 저를 이해해 줘야 남들도 저를 이해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또 한 층 성장하는 제 자신이 기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