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미국 이민자의 편린 시리즈 73
최근 현대 마케팅에서 혁신제품에 대한 모방 및 정보 공유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비자는 경쟁 제품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동일한 제품군 안에 있는 다양한 제품들 간의 우열을 분별하기에 점점 어려워져 드디어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 상표를 찾는다는 것을 포기]하기에 이릅니다.
이른바 진리(truth)가 아닌 인식(perception)의 시대가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현대 마케팅은 선택이 너무나 많아서 헤매는 소비자의 마음을 어떻게 한숨에 잡는가 하는 것에 점점 몰두하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인지심리학의 많은 이론들이 마케팅에 채용되고 있습니다.
종합예술품인 영화도 마케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많은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는 사람들이 가장 몰입을 하는 영화 초반부에 제작사의 명예를 걸고 끊임없이 인지 마케팅을 합니다.
그래서 제작사의 로고나 이름이 영화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참으로 크죠. 최근 한국영화도 쇼박스같이 로고와 CG 등을 내보내면서 마케팅을 하지만 앞으로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런 제작사의 이미지를 담은 마케팅에 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먼저 할리우드의 영화제작사 이름은 어떻게 태어났을까 한번 살펴보면서 한국영화도 마케팅 전에 제작사 작명을 다시 한번 해보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영화[파고]로 아카데미상을 휩쓴 코헨 형제의 제작사 MIKE ZOSS는 자신들이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간 MIKE ZOSS약방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형제들이 그곳에서 잡지를 뒤적여도 그 약방 주인은 한 번도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고...
그의 친절에 감사해서 그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제작사 이름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행오버 HANGOVER] 시리즈로 유명한 GREEN HAT 영화사는 코미디언 배우 Will Ferrell이 Old School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술에 취해 나체로 소동을 부리는 것을 말리다가 영감을 얻어서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이름은 중국에서는 인기가 없을 것인데... 중국에서는 남자들이 녹색모자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중국어로 녹색모자를 쓰다 戴绿帽子 는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가수 부르스 스프링스틴의 곡 'Thunder Road'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제작사 이름도 그대로 했다고...
2005년에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The 40 Years Old Virgin]이라는 끔찍스러운 이름의 영화의 주연으로 이름을 날린 코미디언이자 배우인 스티브 카렐이 세운 이 영화사는 원래 자신의 조상의 성 Caroeslli에서 따온 이름으로 제작사 이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Dickhouse는 어떻게 하면 멍청한 이름을 제작사 이름을 갖다 부칠까 절차부심 끝에 탄생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영화제작사의 이름은 이태리에서 영화를 찍을 당시 고대 로마군이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행진했던 Appian Way라는 이름의 거리를 발견하고 자신의 제작사도 승승장구하는 마음에서 거리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고 합니다..
워너브라더스 영화사 길 건너편 조지 클루니가 자주 미팅을 하던 스모크하우스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배우 매튜 맥커너히는 자신의 첫 영화 속 애드리브이었던 "Just Keep living"이라는 대사가 그의 평생 생활 속 만트라[주문]가 되어 버렸는데 영화제작사도 똑같이 그렇게 붙였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와일드우드라는 제작사 이름은 유타주의 한 캐년의 연결 지역에서 따왔는데 이 유타주 선댄스 지역 속에 가면 아직도 많은 영감과 에너지를 얻는다고 합니다.
1983년 아카데미상 수상작인 영화 [킬링필드] 속에서 존 말코비치의 타일랜드인 개인운전사의 이름을 딴 Mr Mudd 영화제작사. 이 제작사는 후에 영화 [Juno]를 만든 Mandate 영화사와 협력 계약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BAD ROBOT라는 제작사의 마스코트는 LOST로 유명한 JJ ABRAMS가 항상 시나리오로 쓰고 싶어 하는 아동도서에 나오는 캐릭터이다. 심플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유머감각 넘치는 로봇 캐릭터가 그의 제작 취향과 맞아떨어지는 듯합니다.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을 탄생시킨 스탠리의 영화제작사 이름은 POW!입니다. 놀라운 것을 가져다주는 제공자들 [Purveyors of Wonder]의 약자인데 온세계 사람들의 상상력을 충동하는 하이콘셉트 스토리와 리얼 같은 환타스틱 영화를 추구하는 그의 제작방향을 잘 나타내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데니 보일 감독의 영화제작사 데시벨은 [세게 두들겨라. 온 세상이 들리도록]이라는 초현실주의 예술가의 모토에서 차용된 이름이라고 합니다.
"게리 산체스는 파라과이의 흔한 이름 중에 하나입니다. 8년 동안 축구를 실컷 하다가 하루는 꿈을 이루게 되는데 그건 바로 영화라는 예술입니다."
뭔 소리인지??
아담 샌들러의 해피 매디슨 영화제작사 이름은 그의 초창기 영화 제목[해피 길모어와 빌리 매드슨]에서 따온 이름이라나
니콜 키드먼은 참으로 힘든 돌봄이 필요한 벚꽃 같은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Blossom이라고 자신의 영화제작사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한국인들에게는 이름이 생소한 타일러 페리는 2011년도 스티븐 스필버그를 제치고 할리우드 수입 1위의 영화 제작자겸 배우로 이름을 날린 흑인 엔터테이너이다. 그는 자신이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상기하면서 제작사 이름을 [34번가의 기적]이라고 지었다
1975년 조지 루카스는 캘리포니아주의 밴나이스 시에서 자그마한 영화특수효과팀에서 일을 했었는데 하루는 인더스트리얼 Industrial이라는 공원에서 있다가 자신이 조명 빛을 이용하여 환상적 마술을 창조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후에 자신의 제작사 이름도 인더스티리얼 , 라이트 앤 매직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호러무비를 지향하는 감독들이 만들 제작사 이름은 당연히 유령의 집이 되겠죠.
배우 케빈 스테이시의 고향인 캘리포니아 챠스워드시의 한 거리 이름에서 따왔다고.....
러셀 크로우의 영화 [글레디 에이더]를 제작한 레드 웨곤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창립한 Doug Wick이 어릴 적 자기보다 어린 조카를 레드 웨곤에 태우고 집 마당에서 놀던 때의 모험을 떠올리면서 지은 제작사 이름이라고 합니다.
한국에는 익숙한 짐 캐리 주연의 영화 [덤 앤 더머]를 제작한 파렐리 형제의 코미디 영화 전문 제작사의 코 눈 드럼 엔터테인트먼트 이름의 배경은 아무도 모른다. 지은 사람도 왜 그렇게 만들 줄 모르니.....
뉴올린즈와 와이오밍을 잇는 61번 하이웨이는 많은 블루스 가수들의 영감을 가져다주었는데 영화[Crash]로 아카데미상을 거머쥔 폴 하기스가 가담한 이 영화사도 그런 영감을 차용하여 영화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하이웨이 61이라고 지은 것 같습니다.
충격 반전의 거작 [유주얼 서스 팩스]를 제작 감독하고 X-맨 시리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제작사 배드 햇 해리는 그가 좋아하던 영화 죠스의 한 대사 속에서 가져왔다고 합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게이라는 소문이 할리우드에서 무성한데.... 헤이 유갓 배드 햇 브라이언!!
말 그대로 전설의 영화를 제작하겠다는 야멸찬 작명 의도....
자... 의역을 해보겠습니다.
'Something better is just around the corner, so don't decide until you have to' 함부로 속단하지 말라 최고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주변에 있는 법
...... 그러니까 미치게 일하자는 뜻이 숨겨진 이름으로 Working Title로 하신 듯합니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라는 야단스러운 영화를 제작한 이 제작사는 데이비드 고든 그린의 영화학교 시절 만든 영화의 제목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신시티, 마세티, 황혼에서 새벽까지 등과 같은 B급 영화의 신화적 인물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영화사 트러블메이커는 자신 처음 산 카우보이 모자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라틴어에서 Ad Hominem은 인신공격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래 의미는 단순한 비난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논리를 더욱더 확고하게 만드는 후광효과를 말합니다. 예를 들면 매력적인 사람을 인신공격을 통해 더욱더 똑똑하고 현명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본질이 현대에는 무조건 상대방을 깍아내리려는 것이라고 변질되어 버렸죠. 이 제작사는 그 본질에 입각해서 이름을 작명한 것 같습니다.
고대 헬라어의 라이프 zoe와 돈다는 trope를 붙여 만들었던 과거의 영화 기기에서 이름을 본떠서 만든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제작사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제작한 이 영화사는 시카고의 한 마을의 거리와 극장 이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많은 미국 영화제작자들은 옛 추억을 그리는 마음들을 많이 담아 제작사 이름을 짓는 듯합니다..
탐 행크스의 영화 [In That Thing You Do!] 속 음악 레코드 제작사의 이름이 바로 [Playtone]이라서 자신의 제작사도 똑같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예전에 미주 한인을 상대로 하는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하루는 미국 경찰이 한인이 교통 위반 운전하는 차를 세우고
교통딱지를 떼려고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한인이 이름을 말하자 경찰 모욕죄로 체포되었다고 합니다.
그 한인은 미국에 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이름을 한국식으로 불렀다가 그런 낭패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 한인의 이름은.... 바로
박 규....
였다고...^^;;
이제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 영화 제작사들도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영화 기업으로 발 돌음 잘하려면 여러 나라들이 공감할 만한 좋은 이름을 짓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