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78일 차

멍한 하루. 체력 한계가 오는 것 같다.

by 백윤호

손해를 봤다. 매니저를 기다리느라 1시간을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10시 넘어 집에 도착.

하루가 멍하다, 낮밤을 바꾼다는 것이 이렇게 괴롭다. 사람을 못본다는 것도 크다. 어디가서 스트레스를 날리는 것도 어렵다. 밤이 남긴 지독한 잠을 겨우 붙잡아둔다. 그래야 생활이란 걸 하니까. 그 모습이 멍해 보였나보다. 같이 밥을 먹는 동생이 말한다.

"좀 자요."

이 말을 얼마나 자주 들었는가. 주위에서 그럴 때 마다 허허롭게 넘겼는데. 이 말이 오늘따라 더 다가온다.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잠이 부족하다는 사실. 여유로운 집중과 마음이 서서히 시간과 피곤의 압박 속에서 사그라지고 있다. 긴 글을 읽는게 버거울 정도니. 지금도 최소한의 생활(식사, 운동, 글쓰기.)외에는 거의 못하고 있다. 취재를 다녀야 했던 것도 전부 미루는 상태. 사색만 늘어날 뿐.

하고 싶은 일을 해도 그랬을까? 아닐 것이다. 매일 그것만 생각하고 있다. 귀국 후 무언가를 할 목표. 스타트업이 됐든 매체로 들어가든. 나는 언제나 현장과 미디어의 언저리에 있을 것 같다. 그래야 행복할 것 같다. 육체노동의 고단함과 풍족함 속에서 내가 무언가 방향을 잃고 있는 건 아닌지 매일이 고민이다.

잠이 필요해서 그런가. 쓸데 없는 고민인 듯 하다. 이래저래 사람과 일과 피곤과 고민이 체력을 갉아먹는다.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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