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 파티. 이래저래 대화하기.
장어를 먹었다. 시드니에서 장어라니. 한인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그런지 신토불이(?)로 먹는 것 같다.
오늘 간 곳은 리드컴. 지난 번에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 갔다. 친구와 함께 운전을 부지런히 하며 찾아간다. 스트라스필드에서 10여분 거리. 차가 좀 막혔지만 가기에는 어렵지 않았다. 스트라스필드는 조그마한 곳 같다. 리드컴은 배는 큰 듯. 여러 갈래로 나뉜 도로에 식당이 즐비하다. 한국인도 제법 많이 사는 편. 한국 간판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만 치안이 떨어져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좀 늦었다. 4시간을 겨우 잤다. 부랴부랴 차를 대고 약속 장소로 가니 한껏 뿔난 그녀가 보인다. 석고대죄를 하고 자리에 앉는다. 시식이다. 복분자를 시키고(난 마시지 못한다. 운전과 일이 있기 때문에.) 장어가 나오길 기다린다.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했다. 나는 욕망이 선명하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신뢰를 하지 않는 편이다. 좀 거창한데 다시 말하면 어떤 특별한 욕구나 목적을 뚜렷하게 가지지 않으면 신뢰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명확하다. 그리고 그 욕구는 나에게 있어 우호적이라 느껴진다. 그 느낌을 뭐라 형용할 수 없지만 최초로 사람을 신뢰하는데 있어서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흐릿하거나 삿된 것이라 느껴지는(여기서 삿된 것이란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나를 대하려는?) 사람은 그닥. 이곳에 오면 수단으로서 나를 대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무서울 정도로.
계급이 있기 때문인가. 학생비자와 워홀러비자는 이곳에서 불리한 위치이다. 아니 사실상 학생비자는 그러한 듯하다. 워홀러는 돌아가면 그만인 사람들이지만 학생비자는 대다수가 영주권을 노리고 있는게 확연하기 때문. 따라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된 항변을 못하는 것이 부지기수다. 457로 명칭되는 비자발급이 영주권을 가지려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 이 비자발급도 결국 영주권을 가진 사장들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그들과 이런 얘기를 나누다보면 씁쓸해진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오래 얘기했다. 다시 일을 갈 시간이다. 잠을 포기했지만 포기할만했다. 그만큼 즐거웠다.
※수정 전에는 진한 부분이 최하층민 이라 적시돼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자께서 해당 부분에 불쾌함을 표하셨습니다. 다소 거친 표현이었고 의도와는 달리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여 수정하였습니다. 불쾌하셨을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