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223일 차

여유

by 백윤호

햇살이 좋다. 따뜻한 날씨. 전날 깊은 잠을 자뒀다. 하루가 개운하다.

저녁에 누군가 방을 보고 갔다. 다음에 들어와 살 사람이란다. 그런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여자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그래서 꿈인줄 알았다.

"전화해봐."

룸메이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하는 말. 그래. 전화를 해보는게 낫겠다.

"왔었어. 어제. 여자였어."

이런. 꿈이 아니었다. 내가 나간 이후에 들어오는 사람이란다. 룸메이트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새벽에 들어온 룸메이트를 깨워 밥을 먹으러 간다. 스트라스필드 주위에 사람들이 많다. 따뜻한 햇볕이 내리 쬐고 있다. 선선히 부는 바람. 하늘은 티하나 없이 맑다. 밥을 간단히 먹고 야외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한 모금을 들이켠다.

"우웅"

스마트폰은 쉴새없이 일한다. 한국 뉴스가 계속 흘러들어온다. 간간히 뉴스에 대해 말한다. 정치, 경제, 문화 등등. 개인적인 일부터 정치 전반에 이르기까지. 룸메이트와 나는 서로의 지식을 주고 받고 있다. 어쩔때는 내가 배우고 그가 배우고. 운이 좋다. 이런 사람 만나기 힘드니까.

간만에 여유를 즐긴다. 이래서 호주에 온다고 하던데. 얼마만인지 모른다. 귀국까지 3주가량 남았다. 그만큼 마음이 여유로워지는건가. 마음이 여유로우니 미뤄뒀던 것들이 생각난다. 독서, 글, 취재 등등.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 해야하는 것들이 생각난다. 이 여유를 온전히 즐기고 있다. 오랜만에 게으른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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