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끝 .
귀국 아침이 밝았다. 별 다른 일은 없었다. 누구나 아는 시드니 날씨. 누구나 아는 하루. 누구나 겪는 시간. 그 시간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비행기표를 되도록 늦게 끊은 덕택에 시간이 꽤 남는다. 새벽부터 부리나케 가야할 일은 없었다. 때마침 셰어마스터도 휴가를 냈다.
"너 가는거 봐야지."
이래저래 고맙다.
가방을 챙긴다. 전 날에 미리 챙겨놓았다. 그러다 한 소리 들었다. 너무 대충 쑤셔넣었다고. 결국 세어마스터가 하나하나 개켜준다. 이래저래 짐을 정리하니 시간은 훌쩍 간다. 햄버거로 점심을 먹는다. 일명 '오지버거'
"난 여기서 이것만 먹거든."
계란과 토마토, 햄이 깔린 햄버거. 마지막 만찬이라 그런지 더 꼭꼭 씹힌다.
짐을 넣고 간단히 장을 봤다. 가기전에 필요한 물품 몇 가지를 사서 남겨놨다. 혹여나 쓸 일이 있다면 쓰라고. 같이 지내면서 빨래를 개켜주던 아버지를 위해 평소 즐겨 드시던 땅콩을 두 봉지 샀다. 샴푸가 떨어진 룸메이트를 위해 샴푸도 두 개. 나와 함께 잠도 자고 장난도 쳤던 고양이들을 위해 간식 2개. 세어마스터를 위해 먹을 것 몇개.
이제 갈 시간이다. 픽업택시를 타고 시드니 타운홀로 향한다. 룸메이트도 기다리고 있다. 세어마스터도 같이 따라 나선다. 저녁을 간단히 먹었다. 한식당에서 먹은 육회비빔밥. 22시간 이상 비행을 해야 한다며 밥을 꼭 먹으라고 강조한다. 복잡한 시드니 길 구석구석을 바라본다. 새벽마다 운전하며 지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좌충우돌 지냈던 시간들. 서러울 떄도 즐거울 때도 당황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시드니는 한번쯤 올만한 곳이다.
티케팅을 하면서 약간의 소란(수하물 무게가 넘어 짐을 빼는 헤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별 탈없이 들어왔다. 이제 마지막이다.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며 지난 일들이 스쳐간다. 이젠 한국으로 갈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