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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윤호 Jul 03. 2017

백세 번째 언어 - 이장희 <하일소경>

조각난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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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의 게시도 낭독도, 최대한 1920년대의 원문을 살려보고자 했습니다. 하일소경. 여름날의 작은 풍경이라는 뜻이죠. 그 시절에도 역시나 여름날은 덥기 마련이었는지, 여기 한 명의 새악시가 딸기에 얼음, 설탕, 우유를 곁들여 먹고 있습니다. 요즘으로 치면 딸기 빙수라고 할까요. 어찌 보면 딸기 빙수를 먹는다는 별것도 아닌 일이 시인의 눈 앞에서는 너무나 생생하고 감각적으로 되살아납니다. 운모처럼 빛나는 테이블, 얼음, 설탕, 우유, 은사실. 그리고 이 차갑디 차가운 백색에 대조되는 것은 피보다 무르녹은 딸기, 앵두보다도 곱게 물든 새악시의 고요한 입술이 이루는 담홍색의 물결이죠. 백과 홍의 대비, 이 풍경으로부터 시인은 연꽃의 이슬을 삼키는 백조를 떠올립니다. 그의 감각이 이 홍진 세상을 살아나가기에는 너무나 기민하고 예민했던 까닭일까요? 이장희는 총독부에 취직하라는 자신의 아버지와 불화했고, 결국 1929년 11월, 자택에서 음독 자살합니다. 연후 김소월이 아편을 삼키고 그를 뒤따르고 말죠. 
팟빵: http://www.podbbang.com/ch/13556?e=2231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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