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독 같이 하실래요?
"Happy birthay to....me"
이 노래가 이렇게 긴 줄 몰랐다.
"축하해" 스물아홉 번째 생일, 이제 혼자만의 파티를 시작한다.
혼자인 건 괜찮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혼자였으니까.
그래, 괜찮다
(18페이지)
나는 스물아홉이다.
나는 뚱뚱하고 못생겼다.
나는 혼자다.
나는 취미도, 특기도 없다.
나는 매일 벌벌 떨면서 간신히 입에 풀칠할 만큼만 벌고 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
내가 이렇게 형편없는 인간이었나?
(21페이지)
< '하고 싶은게 없다'는 죄 >
나에게 죄가 있다면 그건 아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일 것이다
(28페이지)
'나란 인간, 과연 살 가치가 있는걸까?
아무에게도 도움되지 않고 누구한테도 필요하지 않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39페이지)
지금부터 여든까지 산다고 치면 앞으로 약50년, 그 숫자를 떠올리자 몸서리가 쳐졌다... '그래, 지금 죽으면 그래도 아직은 나를 위해 슬퍼해 줄 사람이 있을 거야. 내 죽음을 이해해 줄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나는 천천히 칼 쪽으로 손을 뻗었다. 엄마, 아빠, 오빠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41페이지)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다. 나란 인간...끝끝내 이도저도 아니구나'
초점을 잃어버린 나의 시선은 텔레비전 브라운관만 향해 있었따. 내레이션은 '일상에 지친 그대, 어서 떠나세요!'라고 말하지만,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풍경이었다. 언제나 볼수있는 흔해빠진 여행 프로그램이었지만, 화면 속 라스베이거스는 이상하리만치 전율로 다가왔다. 너무도 낯선 느낌, 너무도 생뚱맞은 느낌...그것은 난생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느낌, 가슴 떨리는 설렘이었다. 갑자기 내 속에서 너무도 낯선 욕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좋다. 단 한번이라도 저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의 미련도 남김없이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그래, 라스베이거스로 가자!'
어차피 죽을 거라면 서른이 되직 직전,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이보다 더 좋은순 없다'고 생각되는 그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거야. 카지노에서 전부를 잃어도 상관없다. 내 인생의 전부를 걸고 승부를 펼쳐보는거다(42페이지)
<기적을 바란다면 발가락부터 움직여 보자>
라스베이거스에 가기 위해서 내게 필요한 돈은 도대체 얼마쯤일까?
물론 수중엔 땡전 한 푼 없었다. 지금부터 내가 버는 돈은 오로지 라스베이거스에서의 마지막 하루를 위해 쓰이게 될 것이다(49페이지)
1년동안 죽기살기로 돈을 벌어보는거다. 죽을 각오로 말이다(53페이지)
"...꽤 재미있는 아가씨를 데려왔군"
그렇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아무래도 내 외모를 보고 곤란해 하는게 분명했다(57페이지)
"지금 몇 킬로그램이야"
"73킬로그램인데요"
"거기서 20킬로그램만 빼면 1만엔으로 올려줄게. 열심히 해"
"네"
(57페이지)
"첫째, 손님이 잔을 비우면 곧바로 술을 따른다. 둘째, 담뱃불은 호스티스가 켜고 재떨이에 꽁초 네 개비가 쌓이면 교체한다.셋째, 대화의 포인트에서는 약간 과장되게 손님을 치켜세운다"
"어때? 해볼만해?....아마리, 손님들이 왜 클럽에 와서 술을 마시는 것 같아?"
"...그건 아무래도 고급스러운 분위기, 서비스..."
"평생 이 일을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된게 있다면 그건 '사람은 결국 혼자'라는 거야. 낮동안에는 그걸 인식할 겨를이 없지만, 밤이 되면 절실히 와닿게 마련이지. 미녀들의 웃음이나 고급스러운 분위기, 값비싼 양주는 소품에 불과해. 정말 중요한 건 마음의 메아리인 것 같아"(72페이지)
"누드모델이야"
"누드모델...옷 벗는 그 누드모델?
"응, 미대생들 앞에서 나체로 포즈만 취하면 돼"
"너야 몸매도 늘씬하고 얼굴도 예쁘지만 난.."
"누드모델은 의외로 통통한 사람이 인기가 좋아"
"한번 해볼까...?
"해볼래?
긴자의 클럽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거의 매일같이 '생전 처음'이라는 말을 달고 살 만큼 낯선 경험들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그 어떤일도 누드모델만큼 두렵지는 않았다.
'부모님음 뭐라고 하실까?'
<변하고 싶다면 거울부터 봐라>
신기하게도 계속 모델 의뢰가 들어왔다. 통통한 모델이 의외로 인기 있다더니 정말 메구미 말이 맞다....나는 서거나 앉거나 누워서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보기도 하고, 장시간 멈춰 있어도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생생하고 아름다운 포즈를 연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따. 아름답건 어떻건 사람이 자기 몸을 자주 본다는 건 좋은일인것 같다. 자주 보면 볼수록 정이 들기 때문이다(101페이지)
<뜻밖의 변화를 불러오는 데드라인>
그저 바쁘기만 한 생활이었다면 일찌감치 나가떨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너무도 선명하고 절대적인 목표가 있었다. 그 목표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하면 할수록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힘이 솟았다.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위해 영어회화도 시작했고, 트럼프롤 갖고다니며 카지노 게임을 연습하느라 날밤을 새기도 했다(108페이지)
"세상에, 아마리. 언제 이렇게 예뻐졌어?"
몸무게도 20빌로그램이나 줄어 있었다. 아직 날씬한 정도는 아니지만 54킬로그램이면 그런대로 봐줄만 하지 않은가(112페이지)
길 위에 올라선 자는 계속 걸어야 할 것이다. 안주하는 순간 길을 잃을지도 모르니까(136페이지)
"너희들 몇살이라고 했지? 스물아홉? 서른?...닥치는 대로 부딪혀 봐. 무서워서, 안 해본일이라서 망설이게 되는 그런일일수록 내가 찾는 것일수도 있으니까"
(156페이지)
"라스베이거스에서 모든 걸 건단 말이지? 아주 독특한 발상이군. 아마리다워!"
"정말? 나답다고?"
"그래, 넌 용감한 도전자야"
정말 그럴까, 나는 용감한 도전자일까?
'남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나'가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알고 있는 나는 진짜 나일까? '나다운 나' 것은 뭘까?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뭐가 다를까? 이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뭐라 다를까?(163페이지)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현재의 안정적인 생활을 추구하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삶으로 끝나겠지. 그래서 오늘 이 만찬을 계기로 다시 나의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어"
(168페이지)
라스베이거스 행을 정하고부터 지금까지 1분1초도 헛도이 보낸적은 없었고, 뒤를 돌아볼 여유도, 고민도 없었따.
"예전에 카레이서를 취재하다가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미나코가 말했다.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순간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거야. 지금 너한테 딱 필요한 말 같지 않아?"
"난 브레이크가 있는지도 몰랐어"
"명심해. 너를 결승선까지 데려가 주는 건 네 몸뿐이야. 몸을 홀대하면 결국 몸이 너를 거부하게 될거야"
(186페이지)
오늘 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자,
나의 스물아홉 살이 끝나는 마지막 밤이다
(203페이지)
내가 500달러 칩을 추가하자 '와!'하는 탄성이 울려 퍼졌다
(21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