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독 같이 하실래요?
아빠의 노력이 있었기에 부모님이 이혼하고 엄마 없이 살게 된 것을 탓할 수 없었다. 싫어도 자식 때문에 억지로 살았다면 그것이 더 슬픔일지도 모른다(43페이지)
'엄마가 없어'란 문장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상대가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말이 된다. 이럴 때는 어쩐지 '엄마가 없다고 매일 슬프진 않아'라고 말하고 싶어진다(48페이지)
이혼에는 다들 나름의 이유가 있고 각자의 상황이 있다. 누구도 본인의 삶을 원하는 대로만 살 수 없다. 예기치 못한 사건이 나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그러니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힘든 일을 하나 겪었을 뿐이라 생각하고 세상에 좀 더 떳떳했으면 좋겠다(61페이지)
다만 너무 어린아이에게 이혼의 이유를 세세하게 들려주는 것은 가치관에 혼란이 올 수 있기에 조금은 천천히 들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직 자아가 성립되지 않은 아이는 본인이 특정 부모를 닮아 부족하거나 열등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 마음 편하자고, 자신들의 입장을 이해시키려고 아이를 너무 일찍 철들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62페이지)
어쩌면 교문 뒤에서 늘 나를 지켜보던 엄마가 우산과 함께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내가 어찌할 수 없을 만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엄마가 등장해도 이상할 것 없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보면 그랬따. 낳아 준 엄마는 교문 뒤에 몸을 숨기고 눈시울을 적시며 사랑하는 내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친구들과 별 탈 없이 잘 지내는지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다 아이가 '어?'하는 순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들키기도 했다. 나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그 자리에서 엄마에게 기회를 주는 마음으로 30분 정도 서 있었다. 그러다 기다림이 지루하고 다리가 아플 즈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던 내내 내리던 비는 집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그쳤다. 그래서 비가 싫었다. 빗속에 눈물을 감추고 걷던 기억도 싫고 끝내 오지 않은 엄마도 싫었다(64페이지)
서로 부족한 상태로 만나 이를 채우며 살아가는 것이 결혼인가 보다. 서로의 부족함과 못 가진 점에 대해 불안해 하지 않고 그것을 채우고 돕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결혼 생활은 그보다 더 이상적일 수 없을 것 같다(194페이지)
일단 결정을 내리고 부차적인 것들은 몸으로 부딪히며 해결하기로 했다. 놓치면 후회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결정을 내렸다. 가끔 두려운 결정을 할 때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결정을 내리면 고민했던 장애물이 자연 해소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204페이지)
"한 부모 가정의 아이를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여러 날의 고민 끝에 답을 내었습니다. 옆집에 사는 이웃과 이웃집 아이를 떠올리니 쉬웠습니다.
'학교 갔다 오니? 요새 키가 부쩍 크네?'와 같은 평범한 일상을 얘기하고 가볍게 지나쳤을 거예요. 제 생각엔 그거면 충분합니다. 다른 사회 구성원들과 다를 바 없이 대하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타인이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을 알아차렸을 때부터 저는 저를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마음이 아프더라도 최대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대해 주면 좋겠습니다(219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