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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라이연 Mar 12. 2022

할룽 '카오산로드'~ 이제부터가 진짜다!

방콕의 가로수길 '람부뜨리'와 '카오산'의 광란의 밤

양쪽 종아리가 다시 벌겋게 부어올랐으며 가려움증이 극에 달했다. 시원한 호텔 객실 안에 있으면 괜찮지만 무더운 밖에서 조금만 걸으면 다시 두 종아리의 딱딱해지고 가려움증이 극에 달했다. 약국에서 구입한 약을 발라봐도 별 소용이 없다. 그래서 다시 다른 약국에 가서 약사분께서 추천해주신 약(안티 히스타민)을 구입 후 두 다리에 덕지덕지 발랐는데 오호~ 하루가 지나니 효과가 있다.



그래도 낮에 걷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서 어쨌든 이틀이나 호캉스를 즐겨야만 했다. 그런데 호텔 안에서 지내야 할 시간들이 매우 답답할 거라 우려했던 나의 생각은 착각이었다. 이 강제적인  호캉스가 참으로 좋았다. 루프탑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썬베드에 누워 낮잠도 자고 호텔 내 헬스장에서 운동도 하고 꾀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더위를 피해 하루쯤은 이렇게 시원한 호텔 안에서  먹고 자고 운동하고..


그리고 선선한 밤이 되면 그제야 밖으로 나가 방콕 도심을 아주 휘젓고 다녔다. 걷다 지루하면 BTS를 타고 창밖의 방콕 야경을 구경하며 놀기도 했다. 이틀이 지난 후 세 번째 묶을 호텔이 있는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는데 택시기사분이 미리 호텔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호텔 직원이 로비에 있는 내 짐을 들어 택시 트렁크에 실어 주었고 매너 팁을 준 뒤 바로 출발했다.



 카오산로드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나는 마지막으로 그곳에서 불타는 하루 하루를 보내리라 비장한 다짐을 했다. 출발한 지 30여분이 지났을까... 어느덧 '람부뜨리 거리' 한복판에 있는 호텔 앞에 도착했다. 택시에서 내려 주변을 훑어보니 그간 내가 다녀온 외국의 호텔 주변 풍경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어쨌든 무척 마음에 들었다. 호텔 로비로 가서 친절한 호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체크인을 마친 후 객실 키를 받아 해당 층으로 올라갔다. 객실 문을 열기 전 역시나 또 셀레였다. 다른 두 곳의 호텔과는 또 다른 느낌의 매우 깔끔하고 아늑한 비즈니스호텔 스타일의 객실이었다. 일단 호텔 옆 편의점에서 사 가지고 온 시원한 캔맥주 하나 마시면서 앞으로 10일 동안 펼쳐질 날들에 대해 행복한 상상을 해봤다.


이것은 꿀인가 술인가... 달다 달아~
'카오산로드'는 전 세계 배낭여행자들의 성지라 불리는 매우 핫한 거리다. 끝에서 끝까지 일직선으로 약 300m 정도의 거리 양쪽에 무수히 많은 카페와 술집, 다양한 물품과 음식들을 파는 길거리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낮에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지만 어두운 밤이 되면 말 그대로 광란의 거리로 바뀐다.

또한 카오산로드에서 한 블록 떨어진 '람부뜨리'는 카오산로드와는 또 다른 느낌의 거리다. 이곳은 다양한 음식점과 세련된 카페들이 즐비하며, 우리나라의 신사동  가로수길과 비슷한 그런 느낌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이  두 거리에서 밤이 되면 수많은 여행객들로 가득 찬 거리를 걷다 보면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흥겨운 음악에 절로 어깨가 들썩거린다. 거리의 다양한 풍경을 구경하며 먹고 보고 즐기는 등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기엔 방콕 최고의 장소라 생각한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언제나 그랬듯이 호텔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규모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불편함은 전혀 없는 만족스러운 호텔이었다. 특히 이 호텔은 람부뜨리 거리의 정중앙에 위치했다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거리 자체가 참 아름다운 '람부뜨리거리'

1시간 정도의 휴식을 마치고 호텔 주변을 파악하기 위해 가볍게 2시간 정도를 걸어보았다. 람부뜨리에서 카오산로드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메인 거리 외에도 주변 도로 역시 수많은 상점들이 가득 차 있기에 구경하고 먹고 즐기기엔 전혀 부족함이 없는 그런 지역이었다.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의 성지 '카오산로드'

수많은 여행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보니 어디를 가든 주변에는 뚝뚝이(오토바이 택시)가 천지에 널려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에 매우 편리해 보였다.


태국 여행의 만만한 동반자 '뚝뚝이'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눕자마자 몸이 피로했는지 짧은 시간이었지만 꿀잠을 잤다. 해가 진 후 다시 거리로 나가 가볍게 팟타이와 망고로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너무 맛있는 팟타이와 정말 맛있는 망고


호텔을 나서자마자 주변은 온통 각양각색의 세련된 음식점들이 즐비했으며, 햄버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내게 호텔 1층에 맥도널드가 있는 것도 매우 만족스러웠으며, 아무튼 정말 위치적으로는 최고인 것 같았다. 식사를 마친 후 다시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시간을 때우다 보니 완전한 어둠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날 밤 11시에 피곤함 몸을 이끌고 나는 카오산로드로 향했다.


와~ 카오산 정말 미쳤네 미쳤어!


예상대로 카오산로드의 늦은 밤 풍경은...

 마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셀 수도 없이 많은 여행객들이 길 전체를 가득 메우고 광란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카오산로드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사람은 그 거리의 모습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해외여행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최고의 광란의 밤이라고나 할까... 그 열광적인 풍경과 극한의 자유로움, 해방감에 의해 느껴지는 강력한 카타르시스는 이러한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더 이상 남은 일정 동안 아무것도 안 해도 이번 여행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 말이다. 카오산으로 이사 온 첫날부터 이렇게 강력한 밤을 보냈으니 내일은 무리하지 말고 릴랙스 하게 보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밤 새벽 1시가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갔으며, 침대 위에서 바로 기절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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