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학벌과 업무능력의 관계

부자 되는 생각 기술 #4

by 서재의 사업가

[대한민국에서 학벌이 가져다주는 의미]


필자는 1990년대 후반 ~ 2000년대 초반까지 중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 손사탐(본명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이사)이라는 스타강사와 이만기, 한석원 같은 유능한 스타강사의 강의를 들으며 대학입시를 치른 경험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을 비롯해서 각 과목 선생님들이 하나 같이 하던 이야기가 있었다.


"좋은 대학만 가봐, 인생이 달라진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지만, 성공은 성적순이다."


바보 같았던 것인지, 순진했던 것인지, 필자는 홀로 외롭게 자란 탓에 믿을 만한 이야기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뿐이라 철석같이 믿었었다.

이쯤 서술하면, 짐작하겠지만 필자는 시간이 조금 지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들이 한 이야기들이 모두 들어맞지 않았다는 배신감과 회의감에 쌓였다.

지난 고등학생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처럼, 학업만이 성공의 방법이라고 착각했던 자신을 원망한 적도 있었다. 당시 시대적 분위기만 해도, 과거 우리나라가 급격히 변하는 경제상황 속에서 학벌이 어느 정도 수준 이상만 되면, 평생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된다는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기성세대들은 맹목적으로 학벌위주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이라고 해서 그 인식이나, 욕구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대치동 학원가는 지금도 밤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고, 대치동에서 먼 지방 학교들은 야간 자율학습, 방학 때는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하여 특강을 하기도 한다.

왜 대한민국의 기성세대, 아니 부모만 돼도 이런 마음이 생기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남들이 그렇게 하면 좋다고 하니까 나도, 내 자식도 그렇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적지 않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관광도시가 많지 않다. 지하자원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인구도 많지 않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수출주도형 국가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인데, 쉽게 말해 사람이 재산인 나라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것은 인력시장에 보다 고급인력이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이고, 고급인력이라 하면 다른 민족들보다 교육 수준이 높은 일꾼을 말할 것이다. 이런 자연섭리로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높은 교육열 속에 소위 학벌위주 사회를 만들어 온 것이라고 생각된다. 학벌은 곧 생존이었다.


[2020년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

필자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 학업에 큰 재주나 흥미는 없었지만, 오기로 나름 들어본 이름의 수도권 4년제 대학을 진학했다. 그렇게 어느 정도 평균 이상은 하면서 평생 살겠구나 생각했다. 짐작하겠지만, 많이 들어봤겠지만 그렇지 않다. 매우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대한민국은 매우 훌륭하고 똑똑한 인재들이 넘쳐나는 국가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미국, 캐나다, 인도, 브라질, 중국, 홍콩, 체코, 독일, 일본, 베트남 같은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어학연수 시절에는 유럽, 남미에서 온 급우들과 서로의 나라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가는 기회를 갖기도 했다. 항상 드는 생각이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똑똑하고 겸손한 민족이 없더라.

글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글의 주제는 학력, 학벌과 업무능력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앞서 말한 필자의 과거 경험을 비추어보면, 하나의 공식이 만들어진다.


학력, 학벌 ∝ 사회적 성공, 높은 위치

(학력과 학벌이 높을수록 사회적 지위와 성공은 따라온다.)


공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는 공감하지 않는다.

정말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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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20대에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소위 스펙(이력서에 기재되는 본인의 특기) 쌓기에 매진했다. 결과는 당시에는 불만족스러울 만큼 참패를 경험했다. 이력서는 넣는 족족 서류 탈락, 인적성검사와 면접까지 가는 곳은 몇 군데 되지 않았지만, 보는 회사마다 모두 탈락. 아무리 취업난이라고는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 지난날 필자가 잘못 살았었나라는 회의감과 우울감이 찾아온 적도 있었다. 비단 이 문제가 필자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공부 좀 했다 하는 대학 동기들도 기본적으로 1~2년은 취업 준비하기 일쑤였고,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시절 학업에 크게 관심 없던 동기 녀석들은 이름만 들어도 "와~"소리가 절로 나오는 회사에 취직을 했다.

그때 깨달았다.


취업에는 일정한 기준이 없는 거구나.

그냥 회사 마음에 안 들면 나는 백수가 되는 거구나.

자책하지 말아야겠다.


어찌어찌 필자도 나름 작은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시작으로 지금은 나름 전문가의 위치에 올라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하루하루 부담감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근데 막상 주위를 돌아보니, 학력과 학벌이 성공의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성공이라는 정의가 무엇인지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성공이라는 척도 또한 다를 것인데, 필자는 워낙 어린 시절부터 돈을 좋아했기 때문에 성공은 곧 돈이었다. 매우 편협하고,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개개인의 살아온 환경에 따라 최고로 치는 성공의 기준이 있지 않나. 필자 또한 그런 점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최고로 치는 성공의 척도는 돈이다. 자본주의 사회는 돈이 최고의 가치를 나타내 주니까.


[학벌이 좋으면 돈을 잘 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내심 필자는 절대적인 가치로 맞았으면 좋겠지만, 사회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TV나 각종 매체에서 유명인사들이 높은 학벌로 정계에 등장하고, 재계에 등장하는 사례를 자주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식처럼 느껴진다.

시끌시끌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티키타카 속에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보면 제일 먼저 나오는 이력은 학력이다. 유명 부동산 투자 강사라고 나오는 사람의 이력을 검색해보면, 가방끈이 매우 길다.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높은 학벌을 가지고 있다 보니, 우리는 자연스레 저들과 같이 되려면 저들이 밟은 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고 착각한다.


돈과 학벌은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동산학 박사보다, 복부인 아줌마들이 부동산 투자를 더 잘하는 경우도 있고, 월스트리트 주식 매니저들보다 큰 수익률로 주식부자로 여겨지는 일반 노동자들도 있다.
필자가 함께 업무로 만나는 작은 회사들의 대표들을 만나보면 학력 수준이 높아서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똑똑함과 똘똘함의 차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똘똘한 사람은 똑똑한 일꾼을 고용한다.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경제분야 스승이자 베스트셀러인 로버트 기요사키 님이 지은 책도 있다.

<왜 A학생은 C학생 밑에서 일하게 되는가 그리고 왜 B학생은 공무원이 되는가>

제목에서만 봐도 뼈 때리는 이야기 아닌가?

필자도 C학생 밑에서 일했었다.


절대적으로 학벌과 경제적 성공은 필수조건이 아니다. 절대적인 가치로 치부하면 그만큼 시야는 좁아지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며, 생각이 둔해진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 비즈니스다. 편협적인 생각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업무능력을 기르는 방법]

학벌이 높아야 업무능력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만,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 학벌이 높아야만 업무능력이 좋다는 의미이거나, 학벌이 낮으면 업무능력이 형편없다거나 하는 편협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군대 시절 연을 맺은 서울대 출신 몇몇 동생들이 있다. 그들의 학벌을 알기 전, 평소 생활태도를 보면서 매우 놀란적이 있다. 학습능력이라기보다, 어떤 새로운 것을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그 누구보다 강했다. 한번 봐서는 당연히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들보다 더 빠르게, 더 완벽히 이해하고 본인 것으로 만들겠다는 집념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필자는 그때 인연을 맺은 동생들을 보며 매우 심각하게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또 향후 살아가면서 공부해야 한다는 강한 명분이 생겼다.

높은 업무능력은 학벌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학벌이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학벌이 높지 않은 사람보다 어딘가 모르게 집념이 있을 터. 그 집념만 있다면 업무능력은 당연히 더 좋을 수밖에. 문제는 학벌이 아니라 집념이다. 높은 업무능력을 위해,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빨리, 얼마나 완벽히 노력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보고서가 10개라면 나에게는 최대치이자 한계일 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반나절이면 끝날 수 있는 그리 어렵지 않은 허드렛일에 불과할 수 있다. 심지어 더 높은 수준의 보고서 내용으로 말이다. 당신의 집념이 곧 높은 업무능력을 만든다.


[10대, 20대 달려 나가는 청춘들이 가져야 할 마인드]

필자는 30대 중반 사업하는 직장인으로 부장님 급 핵노잼, 먼 과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신들이 겪었던 취업난과 입시난에서 허우적 댔던 사람으로 전하는 말이니,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님을 인정해줬으면 한다.

앞선 이야기들을 쭉 읽어보면, 그럼 학업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인가? 일찍이 돈을 벌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여태껏 허투루 살았단 이야기인가? 학교를 그만둬야 한다는 이야기인가?

섣부른 오해는 금물이다. 분명한 것은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 훌륭하고 가치 있는 학문들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몇 가지 분야만 가지고 살아갈 수 없을 터. 다양한 사람들과 인맥, 경험을 축적한 사람들끼리 사회라는 울타리를 만들어 사는 것이 비즈니스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알바를 해도, 남의 가게 허드렛일만 하러 시간 때우는 자세로 하지 말자. 음식점에서 서빙을 해도 '내 장사'할 생각으로 서빙은 본인이 1등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일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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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도 마찬가지다. 당신이 메가스터디 같은 공룡기업을 운영하는 학원 원장이 될 줄 누가 아는가? 매 순간이 당신을 평가하는 지표가 된다. 안타깝고, 매정한 현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 비난 속에 아까운 시간은 지금도 간다.

필자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말한다. "실수가 가장 훌륭한 스승이고, 사람은 실수를 통해 배우게 된다. 실수를 해야 발전을 하고 실수가 곧 돈이 된다."

현재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수능 뽀개기, 취업뽀개기, 자격증 뽀개기...

목표로 한 것은 실패라는 결론을 짓더라도 끝맺음을 짓자. 실패인데 어떻게 해결했다는 마침표를 찍자. 그래야 본인 것이 된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실패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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