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말들: 언어로 보는 우리 시대

제1부: 청년편

by 셜리

우리는 왜 'ㅋㅋ'로 웃지 않는가: 밈 언어의 탄생과 소멸


Z세대는 유행어를 통해 집단 정체성을 형성하고 짧은 밈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거나 태도를 드러내고는 합니다. 그러나 이 언어들은 빠르게 뜨고 빠르게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짧은 유행 속에는 우리의 언어 생활을 위협하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최근 청년 세대 사이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밈 언어는 다음의 것들이 있습니다.

'~한 거 실화냐': 믿기 어려운 상황을 비꼴 때

'이게 맞냐?': 의심이나 풍자를 드러낼 때

'손절각': 관계를 끊어야겠다는 암시


이 언어들은 짧고 간결하게 상대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문장의 논리나 맥락보다는 코드 공유에 기반하기 때문에 이러한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밈 엄어의 파급력과 휘발성


밈 언어는 강한 몰입력과 확산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휘발성이 매우 큽니다. 한두달 사이에 유행어가 생기고 사라지며 이는 대화를 피상적인 유행어 따라잡기 게임처럼 인식하게 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언어적 맥락보다는 순간적인 반응과 웃음을 위한 수단으로 언어를 사용함으로서 깊이 있는 표현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됩니다.


풍부한 표현력은 줄고 순간적 반응만 남았다


짧은 밈 언어는 순간의 감정이나 의견을 쉽게 전달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깊게 풀어 말하는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감정을 한 문장 이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강의실에서 학습자로 앉아 있는 학생들이 전문적으로 쓰고 말하고 토론하는 기초 지식 활동 전반을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질문하지 않는 강의실 풍경, 소통이 사라져 가는 학습 공간


밈 언어의 특징이 '반응하기'에 집중되다 보면 결국 타인과의 소통 과정에서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형성하여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질문하기'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립니다. 교실과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질문하기를 점점 어려워하고 오히려 짧은 반응들('그건 좀...', '글쎄요....', '모르겠어요...', '아무튼...')을 통해 입장을 애매하게 표현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이러한 습관의 형성은 생각을 구체함으로써 자신의 고유한 어휘력을 발휘하는 능력 그리고 타인의 말을 정리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의문을 구조화하는 능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미래의 주역으로서 사회에 진출했을 때 필요한 전문 지식과 생각을 내면화함으로써 자신의 전문성을 확보해야 할 청년 세대의 언어적 취약성을 증폭시키게 되죠.


사라지는 말들 속에서 우리가 잃는 것


밈 언어는 시대를 반영하고 세대 정체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문화적 도구입니다. 그러나 밈의 언어가 쉽게 유통되고 쉽게 말의 전부가 되는 순간, 우리는 의사소통의 기본 능력과 깊이를 잃게 됩니다.

인공지능의 언어가 인간의 언어 능력을 넘어서고 있는 시대, 청년들의 밈 언어는 인간으로서의 고유성을 근본적으로 상실하게 만드는 매우 위험한 것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관계를 피하는 말투를 통해 청년들의 회피형 언어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