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안하고 정치적 이득만 취한다

by 배상근

감염관리가 되려면 급성기 유행 시기에 사람들 앞에서 코로나나 백일해는 감기라고 얘기하면서 지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이는 공동으로 경험하게 되는 질병에 대해 자연스럽게 나올만한 행동으로 어떠한 법도 재정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나오는 행동이고 지식이 많은 전문가가 반드시 더 잘하는 일도 아니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사회가 결속하는 계기가 되고, 공동체가 형성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포심이 높을 때, 국가기관이나 전문가 집단이 이를 설명하기보다는 피해가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였다. 오미크론 이후에 대부분이 공포심이 없는 상황이 되니, 자신들이 위험성에 따라 감염병을 관리하였다는 듯이 넘어가려 했고, 언론을 통해 엉터리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이제는 노골적으로 제약회사의 이익에 봉사하는지 백일해 감염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의대정원 관련 정책에서도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병상 통제나 진료권별 재정 관리나 의사결정 권한의 분산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고,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상황에서 의대정원으로 논쟁을 만들어 집단별로 단결을 강조하고 상대방에게 절대 지지 않으려 한다. 감염병에서 공포심을 낮추려는 일을 하지 않고, 세부적인 문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나, 수도권 환자 쏠림과 과다한 의료 이용 문제를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이야기하지 않은 체 자극적인 논쟁으로 집단 싸움만 벌이는 것이나 다를 것이 조금도 없다.

코로나 이후에 아무리 언론에서 안전을 강조해봐야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 뻔한데, 안전은 기본에서 보장되는 것이지, 권력이나 자본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에 인기가 많은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서 중대재해 처벌법을 적용한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언론에 나오는 내용은 기계설비 미비, 외국인 근로자 문제, 규정 위반 등 단순하게 확인할 수 있고, 집단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문제만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고는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태도나 역량, 회사 내부 동료들 간의 협력 등이 기본이고 여기에 전문 지식이 더해지고 적절한 규정이 만들어지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가 감기라는 얘기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화려한 지식을 말하고, 복잡한 규정을 만들어봐야 감염 유행이 관리되지 않듯이, 기본적인 업무와 관련된 내용부터 내부 역량을 만들어가지 않고서는 아무리 재정을 투입하고 규정을 강화해봐야 안전은 보장될 수 없고, 중대재해 처벌법과 같이 불분명한 법으로 대표자 의무를 강화해도 책임소재만 불확실해지고 아무것도 달라질 것이 없다. 전반적인 안전은 개인이나 조직 전체의 기본적인 역량에 달린 일이고, 제도적 노력, 기술 발전이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보이는 일들로 결정될 수가 없다.

중대재해 처벌법 같은 처벌 강화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과 같이, 위험이 있다고 해서 새로운 시도나 행동을 막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화재와 같은 사고가 의도적으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시설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지식 교육을 충실히 하더라도 우발적으로 생기는 일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 요즘 폭염 관련해서 근로자 휴식에 대한 기사도 있던데, 매뉴얼은 참고용이고 근로자들이 인지하고 방법을 익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조직에서 맞추어 사용하기 나름이다. 고위험군이 폭염에 취약할 수는 있으나 노인이나 취약계층이나 가능하면 일하는 것이 건강에 훨씬 더 좋다.

안전이나 보건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로 정치 싸움을 지속하는 것은 불안만 조장하면서 사회 변화를 가로막는 행동이 될 수 있다. 정치경제적 이권이 있는 곳에 여러 집단이 뛰어들게 마련이지만, 방역장사, 공포장사를 정당화시켜 준다고 해서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저런 행동을 잘하는 사람들이 이권에 의해 집단으로 뭉치게 되면, 기본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가로막아 건강과 안전도 위협하고, 사회에 막대한 피해만 남긴다.

우리나라의 집단 문화를 어설프게 써먹을 경우에 어떻게 되는지를 최근의 정치적 사건들에서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행동이 현실의 변화나 움직임을 일으키지 못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한 인식과 생각과 행동은 분리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사회 수준이 떨어진 것이 정치적 사건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 현실 문제의 해결과 동떨어진 방식으로 자원이나 에너지를 다 써먹으면, 이후에 현실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고 사회적 신뢰가 약해지면서 공동체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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