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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사이드B Nov 30. 2023

성공하기를 다짐했다.

세상에서 제일 게으른 백수는 어떻게 디지털노마드로 성공했나

백수가 된 지 어언 5개월이 되었다. 

그 시간 동안 정말이지 신나게 놀았다.

그래도 못난 성격에 사회생활을 당하느라 애쓴 나를 위해

이 정도는 놀아도 괜찮겠지 합리화하면서.


그렇게 놀다 보니

얼마 있지도 않은 돈은 당연히 거의 다 떨어지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이 나이에 정말로 추해질까 봐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하고 목표한 바를 성실히 이행하려 했다. 


사람은 생긴 대로 살아야 하고

변화를 원하는 것 같지만 변화가 주는 두려움을 더 크게 받아들인다.

실패했다는 말이다.


백수가 체질이라 일어나는 시간은 계속해서 늦어졌고

그렇게 오후부터 시작된 하루는 추워진 날씨덕에

침대 위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고

돈을 쓰면 그래도 공부를 할 것 같아 신청해 놓은 강의는

빨리 듣기로 들어 버린 후 강의를 들었다는 사실에 만족해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아 공백이 되었다.


그리고 다가오는 연말.

누구나 그러듯 나도 또 한 번 새해 계획을 세운다.

2024년엔 성공할 거다. 

그것도 이름도 간지 나는 디지털노마드로.


혹시나 소제목을 보고 들어온 사람은 의아스러울 수 있다.

분명 성공했다는 듯 과거형으로 썼기 때문이다.

눈치챘겠지만 주술이자 소망이자 내년 이맘때쯤 보면 분명 맞는 기록일 것이다.

일단 내뱉고 부딪혀보겠단 소리다.


궁금하지 않나 

이 오만방자하고 게으른 백수가 어떤 식으로 성공해 가는지.

아니면 어느 날 조용히 전체 글을 삭제하고 브런치에서 사라질지.


그럼 어떤 식으로 성공하겠다는 건지 풀어나 보자면,

남의 인생이 궁금하지도, 내 인생을 공유하고 싶지도 않은 사회적 아싸인 내가 

1) 인스타그램을 하기로 다짐했다.(참 거창하다 싶죠?)

2) 그리고, 디지털노마드답게 유튜브도 만들 계획이다. (한 3~4월쯤?)

3) 또, 애드센스를 열심히 공부해 월 천만 원의 매출을 찍을 것이다. (이쯤 되면 웃기겠다...)

4) 마지막으로 온라인상에 내 팬 1,000명을 만들 것이다. 


허언증이 있는지 스스로도 의심스럽다.

백수로 사느라 세상이 너무 만만해졌나 싶다.

삼십몇 년을 부정적으로 살아온 내가 나를 부인하고 있는 순간이다.


그래도 나에게 열심히 살 기회를 한번 주고 싶었다.

그동안 너무나도 평범한 인생을 너무나도 유별나게 살아온 나를 위해

이쯤 되면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들어 한번쯤은 스스로가 만족해하는 삶이 아닌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정말 막연한 생각이지만 슬며시 자신감이 차오른다.


그래서 여기 이곳에 시작을 남긴다.

혹시나 디지털노마드의 삶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거나

아니면 보기 좋게 실패하는 사람이 보고 싶거나

너무나도 게으르고 평범한 사람이 성공할지 안 할지 내기를 할 사람들은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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