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중심을 잡아주는 '무심'

다정함과 무심함의 간격

by 변송자

겉보기에 무심한 사람의 이면에는

상대의 불편을 먼저 헤아리는

조용한 배려가 숨어 있다.


다 보여도

다 알고 있어도

불편하지 않을 만큼의 모른 척.


관심이 있어도

궁금해도

묻지 않음으로써

너와 나의 경계를 지켜 주려는 마음.


챙겨주고 싶고

함께하고 싶어도

상대가 느낄 부담을 먼저 이해하고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볼 줄 아는 여유.

그 태도가 때로는

무심으로 보이기도 한다.


요즘은 다정함이

관계의 중요한 조건이 되었다.

다정함이 능력이고

지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 흐름 속에서

나는 문득 묻게 된다.


무심은

다정함의 반대편에 있는 말일까.


어쩌면 더 깊은 다정함의 형태,

다정함이 넘치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힘이

무심일지도 모른다.


무심은

무관심도 아니고

애정 없음도 아니다.

과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관계의 근력이다.


관계는

서로의 불편이 적을수록 오래간다.


지나친 친밀함과 다정함은

경계를 흐리게 하고

어느 순간

간섭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때 사람은

자신의 독립성과 주체성이

침해당한다고 느낀다.


장미의 가시처럼

우리가 갈망하는 다정함에도

감당해야 할 이면이 있다.


그래서 때로는

무심의 고요가

그리워진다.

살아보니

삶도 관계도 결국은

균형의 문제였다.


완벽한 균형은

잠시뿐이다.

우리는 늘 흔들린다.

쓰러지지 않기 위해

계속 중심을 찾는다.


그 몸부림이

어쩌면 삶의 방식이다.

상대의 무심함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길 때,

우리는 비로소

무심의 가치를

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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